"달콤한 약과로 집이 그리운 將兵들 달래러 갑니다"
백령도 국군장병에 '한가위 통일약과' 6천상자 선물
['탈북 여성 1호 박사'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좋은 일 한다고 주변에 알리니 한 달 새 후원금 2500여만원 들어와
北에선 명절 때마다 군부대가 집집마다 들쑤시고 먹을 것 걷어가
쌀밥에 고깃국 먹는 게 소원이었지…
장병들, 추석에도 수고가 많지만 北주민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야
"온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송편을 빚으며 보내야 할 추석에도
우리 탈북자들은 그리운 고향에 갈 수 없습니다.
국군 장병들 역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겠지만 나라를 지키느라 갈 수 없죠.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요. 탈북 여성들이 만든 약과를 장병들에게 보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에서 탈북 여성 1호 박사인
이애란(49) 원장이 약과를 포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설 명절과 3월 26일 천안함 폭침 3주기 때도 해병대 장병들에게 약과를 위문품으로 보냈던 이 원장은
이번 추석을 맞아 서해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대 제6여단 장병들에게
약과 6000박스(시가 3000만원 상당)를 보내기로 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에서 이애란(왼쪽에서 둘째) 원장과 직원들이
해병대 장병들에게 보낼 약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약과 박스엔 ‘대한민국을 부탁합니다’란 글귀와 함께 후원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원장은 "북에선 명절 때면 군부대에서 집집마다 들쑤시고 다니며 달걀·닭·김치·고추장까지 걷어갔고
돼지를 바치면 '영웅' 칭호까지 줬다"면서
"명절 때 쌀밥에 고깃국 먹는 게 소원이었지만 공출 때문에 더 힘들고 배고팠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조부모가 6·25전쟁 중 월남한 지주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열 살 때 함경남도 삼수군으로 추방됐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두메산골에서 월남자 가족이란 이유로 차별과 멸시 속에서 생활했다.
양강도 혜산에서 살다가 1997년 붙잡히면 죽을 각오로 쥐약을 품은 채
4개월 된 아들을 안고 압록강을 건넜다.
남편에겐 미처 탈북 사실도 알리지 못했다.
중국과 베트남을 거쳐 그해 10월 한국에 들어왔다.
탈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지난해 초엔 서울 종로구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18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에 정착해선 청소부·보험설계사 등을 하다가 이화여대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열었고, 연구원 부설 '능라밥상'이란 북한 음식점과 식품회사를 차렸다.
12명의 탈북 여성과 함께 약과 등 북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지인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장병들에게 약과를 보낼 수 있도록 후원을 당부했다.
5000원을 후원해주면 후원자의 이름을 쓴 스티커를 약과 박스에 붙여 장병들에게 전달하고,
기부금 영수증도 발행하겠다고 했다.
한 달 새 용인외고·대원외고·배재고 학생들과 현역 군인, 탈북자, 종교 단체 등에서
2500여만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
탈북 여성 한희경씨는
"대한민국의 멋진 현재를 만들어 내시고 당신과 같은 자랑스러운 아들을 낳아주신 당신의 부모님께,
대한민국의 남아로서 조국 수호의 의무를 다하고 계시는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란 글과 함께
10만원을 보내왔다고 한다.
자신을 102기 해병대원이라고 밝힌 남궁창걸(73)씨도 후배 해병 장병들을 위해 10만원을 기증했다.
이 원장은
"장병들이 달콤한 약과를 먹으면서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야'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달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백령도를 직접 찾아가 장병들에게 약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인천 남구을) 국회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탈북자들이 장만한 '통일 약과' 6000상자를 백령도 해병대 6여단 장병에게 추석선물로 보내는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원장·이애란)·한반도통일연구원이 공동 주관했으며
무궁화리더스포럼과 인천순복음교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등이 후원했다.
윤 의원은 "옛날 임금에게 진상됐던 명품 약과에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붙여 '통일약과'라 했다"며
"그 의미가 백령도에서 백두산까지 닿고도 남을 듯 하다"고 행사관계자를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이애란 원장을 비롯해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담임목사와 김길자 경인여대 명예총장,
김일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 정명환 무궁화리더스포럼 상임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함께가자 해병대
작사 임대현, 작곡 이승호
첫댓글 백령도 후배님들 올 추석에 맛있는 약과 먹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