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이른 봄, 아직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기 전에, 곱디고운 매화가 봄의 희망을 전하기 시작한다.
고고한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는 선비들이 곁에 두고 싶어 했던 사군자 중 하나로, 다른 꽃들보다 먼저 은은한 향과 화려함으로 봄을 알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매화를 보기 위한 여행지는 많지만, 화엄사의 홍매화, 선암사의 선암매, 백양사의 고불매와 같이 단 하나의 매화만으로도 모든 풍경을 압도하는 명품 여행지가 있다.
홍매화의 매혹, 화엄사의 봄
지리산 서쪽 대찰인 화엄사에는 아침 햇빛에 검붉게 빛나며 '흑매화'라는 별명을 가진 홍매화가 있다.
이 홍매화는 매년 개화 시기가 되면 전국에서 사진 애호가들을 비롯한 많은 방문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화엄사를 봄의 명소로 만들고 있다.
화엄사의 홍매화는 약 300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국보 제67호인 각황전 중건 기념으로 심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매화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50년 수령의 야생 매화보다도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침에 지리산 능선을 넘어 비치는 햇빛에 더욱 도드라지는 그것의 화려함과 기품 때문이다.
매년 3월 25일경이면 화엄사의 홍매화가 절정에 이르며, 이 시기에는 화엄사 경내의 오래된 벚나무에서 피어나는 벚꽃과 함께 홍매화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
장성 백양사에 위치한 고불매는 약 4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매화 성지 중 한곳이다.
이 고불매는 은은한 분홍색의 꽃잎과 진한 향기가 특징으로, 화엄사 홍매화보다 약 3~4일 늦게 만개하는데, 그 아름다움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 중에서 홍매화로 유일하게 지정된 백양사의 고불매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특별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는 화엄사 들매화, 선암사의 선암매, 백양사의 고불매 등 단 세 점뿐이며, 그 중에서도 고불매의 기품과 향기는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백양사 대웅전 뜰에서 이 매화를 바라보면, 새들이 꽃의 꿀을 섭취하는 평화로운 모습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이는 방문객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하고 있다.
매화꽃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싶다면, 백양사의 고불매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