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2천 8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열전을 벌였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1980년 하계 올림픽에 이어 소치
동계올림픽을 치른 러시아는 프랑스, 미국, 일본 등에 이어 7번째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로 남게 됐다.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24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참가한 이석래 평창군수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으로부터 이양 받은 올림픽기를 흔들고 있다. ⓒ AFP=News1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밝혔던 성화가 꺼졌다. 대회기는 대한민국의 평창으로 이양됐다.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이 24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폐회식을 갖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뜨겁게, 쿨하게, 당신들의 것'(Hot, Cool, Yours)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88개국 28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 98개의 금메달을 놓고 17일 동안 감동과 환희를 선사하는 열전을
펼쳤다.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은 총연출을 맡은 콘스탄틴 에른스트가 이탈리아의 다니엘 핀지 파스카 감독과 협력해 '러시아의
반영'이라는 주제로 러시아 문화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개막식에 등장해 많은 화제가 됐던 러시아 소녀 '루보프'가 다시 출연,
폐막식을 이끌어 나갔다. 루보프가 공중에 매달린 배에 러시아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과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2명의 어린이와
함께 타고 이동했다.
스타디움에서는 세계적인 영화 음악가 드미트리 티옴킨의 음악에 맞춰 700명의 출연자가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형상화한 연기를 펼쳤다. 출연자들은 막판 올림픽의 상징 오륜기를 만들었다. 개막식에서 우측 상단 고리가 찌그러졌던 부분을 위트있게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이원회(IOC) 위원장이 스타디움에 입장했다.
이어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비롯한 러시아 메달리스트들이 중앙 무대에서 러시아 국기를 게양하고 발레리 게르기예프
마린스키 극장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1000명의 범러시아 어린이 합창단이 러시아 국가를 불렀다.
곧 스타디움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로 채워졌다. 88개 국가의 기수단을 시작으로 모든 국가의 선수들은 동시에 스타디움으로 입장했다. 한국 선수단의 기수로는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총 6번 올림픽 무대를 밟은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36·서울시청)이 나섰다. 안현수도 연인 우나리씨와 함께 러시아
선수단에 섞여 밝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본격적인 폐회식에서는 카지미르 말레비치, 바실리 칸딘스키, 마르크 샤갈 등 러시아의 유명
화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연주한 피아노 연출, 러시아의 볼쇼이와 마린스키 발레단, 레프 톨스토이를 비롯한 12명의 러시아 문학
작가들, 서커스단 등을 형상화한 웅장한 공연이 이어졌다.
폐막식의 백미는 대회기 이양이었다. 이양식은 올림픽의 기원국인 그리스의
국기 게양 및 국가 연주로 시작됐다. 올림픽 찬가와 함께 올림픽기가 내려갔다.
아나톨리 파호모프 소치 시장으로부터 올림픽기를 인수
받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은 이석래 평창군수에게 다시 대회기를 전달했다. 대회기는 25일 귀국하는 우리 선수단과 함께 전세기편으로 운반돼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평창군청에 보관된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 위원회가 준비한 공연이 펼쳐졌다. 동행(A Journey
Together)이라는 주제의 공연 테마 음악은 아리랑이었다.
가야금 연주자 이종길씨가 '평창의 깨어남'이란 주제로 아리랑을
연주하며 무대를 열었다. 연주가 끝나자 소프라노 조수미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다양하게 편곡한 아리랑을 불렀다. 무대가 펼쳐지는 경기장에
산수화가 펼쳐지고 학의 모습을 한 무용수들이 안무를 선보였다.
양방언 피아니스트 겸 음악감독을 포함한 연주자들의 공연과 어린이들이
등장해 공을 이용한 안무가 펼쳐졌다. 가수 이승철이 등장해 아리랑을 이어갔고 어린인들은 공을 이용해 눈사람 모양을 만들며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전통무용 강강술래를 선보였다. 김연아를 비롯한 한국 선수단은 무대 중앙에 등장해 이들과 함께 어우러지기도 했다.
공연은 '평창에서
만나요(See you in Pyeongchang)‘라는 메시지와 함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마무리됐다.
대회기 이양식이 진행된 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소치 동계올림픽의 폐막을 선언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인 북극곰, 설표, 토끼가 스타디움으로 들어왔다. 북극곰은 헤어짐의 아쉬움 속에 눈물을 흘리며 얼음위에 타던 불을 껐다. 이에 올림픽
파크에서 17일간 불타던 올림픽 성화도 사그러졌다.
스타디움에는 겨울이 가고 새로운 봄이 찾아왔다. 러시아 83개 지역 1000명의
아이들로 구성된 범러시아 합창단은 소치를 상징했던 노란색의 미모사 꽃을 들고 전세계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최국 러시아가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 등 총 3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
러시아는 대회
마지막날인 23일 크로스컨트리 남자 50km 단체출발에서 금·은·동메달을 석권하고,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2위 노르웨이(금 11, 은 5, 동 10)를 제치고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이후 20년 만에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크로스컨트리의 여제' 마리트
뵈르겐(노르웨이), '바이애슬론의 여왕' 다르야 돔라체바(벨라루스)가 3관왕에 올랐고 10개의 올림픽 신기록이 수립됐다.
한국은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를 파견했으나
목표였던 3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금2,
은2·종합 14위)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13위를 기록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한국 선수단은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올림픽 2연패,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따낸 2개의 금메달(1000m, 3000m 계주),
은메달을 획득한 '피겨여왕' 김연아(24)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 등으로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평창을
기약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