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방문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창 6:5) 내가 방문한 곳 중에서 폴란드 오시비엥침에 있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박물관만큼 불편한 곳도 드물다. 2004년 9월 1일, 나는 폴란드 목회자를 대상으로 성경 대회에서 강의했다. 그곳에서 붙임성 좋은 한 젊은 친구가 1940~45년에 운영된 끔찍한 수용소로 나를 데려갔다. 입구에는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Arbeit macht frei)’라고 독일어로 새긴 글씨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악마에게 홀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똑똑히 보며 깊은 슬픔이 몰려왔다. 아우슈비츠에 끌려온 수감자 대부분은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들의 시신은 즉시 화장됐고 그 재는 인근 들판에 비료로 뿌려졌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신원 확인을 위해 사진을 찍어 두었지만 갖가지 고문과 굶주림, 노역에 시달려 생김새가 몰라보게 바뀌었고 결국 문신으로 번호를 새겨 식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잔혹한 행위는 인간의 생식과 유전에 관한 생체 실험이었다 . 슬라브 여성은 불임으로 만들고 아리아 여성은 쌍둥이를 낳도록 하는 것이 연구 목적 중 하나였다. 문명의 발전을 이룩한 20세기 중반 유럽에서 어떻게 이러한 잔혹 행위가 벌어졌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끔찍한 일을 벌인 나치주의는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허무주의와 적자생존이라는 진화론을 적절히 조합한 결과물이다. 나치주의는 사탄의 통치 체제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사탄은 자신의 체제가 하나님의 체제보다 훨씬 좋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죄인이며 하나님 없이는 자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세상, 이런 사회, 이런 삶에 안정을 가져다줄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다. 그대의 계획에서 하나님을 빼 버리지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