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갈 때 수분 보충을 생각해서 오이를 종종 챙기게 되는데요, 중국 사람들은 한국인보다 훨씬 더 오이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등산은 물론 장거리 여행에도 오이를 잊지 않고 챙겨 과일처럼 즐긴다고 합니다. 기차나 버스 안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오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대요. 그렇게 오이를 생으로 즐기기도 하지만, 오이가 들어간 음식도 종류가 꽤 많습니다.
오이 철이 찾아왔습니다. 그만큼 날씨가 더워졌다는 뜻이고요. 여름 오이를 좀 더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어지네요. 가끔씩 중국집에서 보게 되는 오이 무침 리앙빤후왕꽈(凉拌?瓜)입니다. 황꽈(?瓜)는 오이를 뜻합니다. 리앙빤(凉拌)은 무친다는 표현이고요. 리앙빤후왕꽈는 파이황과(拍?瓜)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파이(拍)는 친다는 뜻인데요, 오이를 중국칼 '따도(大刀)'로 내려쳐서 만들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중국 호스트 장연 씨가 소개하는 리앙빤후왕꽈도 비슷한 방법으로 만듭니다. 일단 칼로 오이를 과감하게 때려 숨을 죽입니다. 오이를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동시에 오이 구석구석에 간이 잘 스며들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거창한 양념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마늘과 소금, 참기름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렇게만 해도 꽤 괜찮은 결과가 나올 만큼 오이는 매력적인 식재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소한 오이반찬 리앙빤후왕꽈는 중국식 식탁의 감초 같은 존재입니다. 시원하고 상큼한 맛 덕분에 매운 음식, 뜨거운 음식, 고기나 기름이 많이 들어간 음식 등 메인으로 준비하는 대부분의 요리와 훌륭한 궁합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재료도 간소하고 만들기도 쉬워요. 후딱 만들고 아삭하게 즐기며 식탁에 싱그러움을 더해보세요.
RECIPE by 장연
?= 레시피를 소개하는 장연(?燕) 씨는 중국 대련 출신입니다. 해변가에 위치한 대련은 자연이 아름답고 해산물이 풍부해 관광지로 발달한 지역인데요, 고향에 있던 시절 장연 씨는 관광 가이드로 일했습니다. 서울에 정착한 지금은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고요. 한국에 오자마자 제빵부터 반찬 수업에 이르기까지 음식부터 먼저 배웠다고 하는데요, 각종 다문화 음식 경연 대회에 출전해 수상한 기록이 있습니다. 고향 생각이 날 때면 만두를 빚어 가족과 함께 먹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