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야마 총장 북경방문… 사무소 세우고 홍보활동
교토·와세다·게이오대학도 적극 나서 …학생·교수 교환 협정으로 '입도선매'
'중국 인재 구미에 뺏긴다' 위기감 반영
도쿄(東京)대와 교토(京都)대, 와세다(早稻田)대 등 일본 명문 대학들이 중국의 젊은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인재들을 확보해 대학교육의 국제화와 내실화를 꾀하는 동시에, 21세기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미래 지도층과 인적(人的)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다목적 카드’이다.
도쿄대의 경우, 지난달 27일 고미야마 히로시(小宮山宏) 총장이 4명의 부총장들을 이끌고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국 유학생 스카우트를 목표로 하는 사무소를 세우고 기리노 유타카(桐野豊) 부총장을 소장으로 임명했다.
고미야마 총장은 “중국 대학들과 학술교류 진행의 거점이 되기 위해 중국의 정예 영재(英才)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대 외에 중국에 연락사무소를 세운 일본 대학은 교토대, 와세다대, 고베대, 히토쓰바시대 등 13개나 되며, 다른 10여개 대학도 곧 사무소를 낼 계획이라고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이 보도했다.
일부 대학들은 총장이 직접 유학 세일즈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학생·교수 교환 협정을 통해 ‘입도선매’식으로 유학생 유치 노력을 벌이고 있다.
무타 다이조(牟田泰三) 히로시마(廣島) 대학 총장은 지난 3월 하순 80명의 교수·교직원들과 함께 베이징수도사범대학을 찾아가 유학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와세다대는 2003년 말부터 베이징대학과 합작으로 세운 ‘와세다-베이징대 공동교육연구 운영기구’를 통해 유학생 교환을 하고 있다.
게이오(慶應)대는 베이징대·칭화(淸華)대 등과 협정을 맺고 지난해부터 학생·교수 교류를 하고 있으며, 리쓰메이칸(立命館)아시아태평양대학은 재학생 총원의 3분의 1을 중국 유학생으로 채운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일본 대학들이 중국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선 것은 일본 출생률이 전후(戰後)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적정 학생 모집이 어려워진데다, 지난해부터 국·공립대 법인화 개혁으로 정부 재정지원이 줄어 자구(自救)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 또 일본 기업의 중국진출이 늘어나면서 일본경제계에서는 중국 현지 인재 등용 필요성이 높아져, 대학측에 ‘중국 대학의 우수 인재확보’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인재들은 반일감정을 가진 데다 일본어에도 익숙하지 않아, 구미(歐美) 회사로 흘러가고 만다는 것이 일본기업들의 위기감이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도쿄공업대학과 칭화대의 제휴다. 두 대학은 2004년 9월에 양 대학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원 합동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대상은 나노테크분야와 바이오 분야이지만, 도쿄공업대학측은 최대의 목적을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중국어·일어·영어 3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전문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의 스미토모 화학은 베이징대학과 플라스틱·의약품 등의 생산에 사용하는 새로운 촉매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장소는 홋카이도(北海道)대학의 촉매화학연구센터가 베이징대학 구내에 설치한 공동실험실이다. 일본 기업과 양국 대학이 삼각연구체제를 갖춘 셈이다.
최근 일본 내 중국 유학생은 12만명(어학연수생 등 포함)을 돌파, 한국·대만 유학생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도쿄대는 전체 외국 유학생의 절반이 이미 중국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