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촉진방안에도 반응 미지근
건산연, ‘민자 6대 유인책’ 제안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조성사업에 필요한 50조원의 사업비를 민간에서 끌어오려면 특례 적용을 받는 최소 사업지 규모를 1만㎡로 완화하고, 현금예치금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2016년 국토교통부가 검토했던 민영공원제도 부활과 도시·군계획시설 및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재지정 시 사업자 동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상호)은 13일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참여 확대방안’ 보고서를 통해 특례사업에 필요한 민간자본 유치를 위한 6가지 유인책을 제안했다.
도시공원으로 지정됐으나 20년간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부지는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며, 일몰시점은 2020년 7월이다.
이에 정부는 일몰 위기에 놓인 도시공원 부지를 보존하기 위해 2009년 전체 면적의 30% 이하 한도에서 민간자본으로 공동주택 등 비공원시설을 짓고, 나머지 70% 부지는 도시공원으로 조성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특례사업은 진행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이를 의식한 지자체는 법에 규정된 수준보다 과다한 공공성 담보를 요구하며 건설사를 포함한 민간사업자들이 공원조성 사업에서 발을 빼는 현상이 빚어졌다.
그 결과 2020년 총 396.7㎢에 해당하는 도시공원 부지가 도시공원에서 해제될 위기에 놓인 채 방치 상태다.
도심지 허파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한 정부는 지난 5월 민간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촉진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민간 사업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사업성 확보가 담보되지 않고, 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자체 및 시민단체의 ‘공공성 확보’ 공격에 피로감을 느낀 탓이다.
이에 건산연이 일몰제에 대비한 6가지 민간자본 유인책을 제시했다. △사업대상지 규모 완화(5만㎡→1만㎡) △사업지 인근 토지 매입 및 통합 가능 △현재 80% 수준인 사업자의 현금예치금 비율 하향 조정 및 예치금 납부 방법 다양화 △현금 예치금 반환채권 관련 규정 명확화 △공원용지 실효 시점 이후 도시ㆍ군계획시설 재지정 시 사업자 동반 △민간 제안 공급촉진지구 지정 등이다.
이 중 사업대상지 규모를 1만㎡로 완화하는 안은 일본의 ‘민설공원제’를 참조한 안으로, 이미 2016년 국토부도 고려한 적이 있는 내용이다.
현행 ‘민간공원조성 특례’ 기준 적용을 받는 최소 규모는 5만㎡인데, 도심지역에 5만㎡를 초과하는 대형공원이 많지 않으며, 이 경우 주거지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소규모 근린공원 조성이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다.
실제로 일본은 사업의 최소 단위를 1만㎡ 이상으로 지정해, 일본 도쿄 한가운데에 하기야마 공원을 조성했다. 일본 히가시무라야마시(市)는 도시공원으로 결정되어 있던 세이부철도 소유의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려 했지만, 재정 문제로 추진이 어렵자 민간에 부지를 매각했다. 민간 사업자는 총 부지면적의 30%에 해당하는 4470㎡에 지상 11층ㆍ184가구 규모 아파트를 건설했고, 나머지 부지에는 ‘히가야마 사계절 숲 공원’을 조성했다. 2009년 분양광고 시 건설사는 ‘민설공원 내 특례사업으로 조성된 아파트’임을 광고해 입주자들에게 공원관리 부담 등을 명시하기도 했다.
국내에 총면적 1만∼5만㎡ 사이의 장기 미집행 공원시설은 모두 1007곳. 이 중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21개)과 경기도(204개)에만 225곳이 포진한 상황이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일몰제에 대비한 공원조성 대책은 공공임대주택 등 공공성 확보에는 유리하겠지만, 재정의 한계로 일몰을 저지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위의 6가지 대책을 도입해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걸림돌이 되는 문제들을 개선하면 민간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지역별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49조7400억원에 달한다. 서울에서만 9조4800억원, 경기도에서 8조47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최지희기자 jh606@
첫댓글 대한민국에서 데모없이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