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이란?
좋은 예술 작품은 그 수용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깊은 ‘울림’을 준다. 예술이 감상자의 내면에 남기는 파문은 호기심의 만족이나 정서적 감동일 수도 있고, 미적 감흥이나 도덕적 충격일 수도 있다. 또는 이 모든 것이 뒤섞인,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복합적인 것일 수도 있다. 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한 비평은 이러한 감상 경험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작품의 의미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일정한 기준에 의해 그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활동, 혹은 그러한 활동을 구현한 글쓰기를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비평의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비평은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인간이 생산해 낸 것들, 이를 테면 학문, 기술, 문화, 문명과 그 산물들 모두를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비평은 문학, 음악, 미술, 건축, 영화, 사진 등의 예술 작품을 위시하여 인간의 모든 문화적 산물의 의미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그 가치와 의의에 대해서 성찰하는 글쓰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정의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비평은 감상(appreciation), 해석(interpretation), 평가(evaluation) 등의 개념과 연결되어 있다. criticism의 그리스어 어원인 ‘Krinein’은 ‘가려내다’, ‘구분하다’, ‘평가하다’, ‘재판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라틴어 어원인 ‘criticus’는 ‘재판관’, ‘감정가(鑑定家)’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 어원에서부터 비평은 사물의 특징을 분별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작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비평의 주요한 목적이 대상에 대한 가치 판단이나 평가임은 틀림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비평은 대상에 풍부한 해석이나 깊이 있는 이해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꼼꼼한 분석을 통해 얻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작품의 가치를 자의적으로 재단한다든가 작품에 대한 창의적인 해석이 빈곤한 글은 바람직한 비평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비평을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흠잡기로 잘못 이해하는 것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비평은 대상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글이라기보다는 대상에 대한 풍부하고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고를 개진하는 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텍스트에 대한 충분한 이해, 즉 온전한 감상과 해석을 결여한 채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비평은 새로운 창조 작업에서 멀어져 소모적인 행위로 전락하기 쉽다.
문학 비평이란?
비평이 곧 문학 비평을 의미하는 말로 흔히 쓰일 만큼 문학 비평은 비평의 고전적인 분야에 속한다. 문학 비평은 시, 소설, 희곡, 수필, 문학 비평 등 모든 장르의 작품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문학 텍스트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기에 문학 비평은 담론에 대한 담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여타의 예술 비평과 문학 비평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이 문학 담론의 수사학적 구성 요소들, 즉 작가, 작품, 독자, 세계 가운데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비평의 관점을 나누어볼 수 있다. 작품의 창작자로서의 작가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의도나 사상, 상상력의 특징이 작품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에 따라 작품을 해석한다면 이것은 ‘의도론적 비평’에 해당한다. 또 작품이 외부 현실 세계나 사회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반영하고 있느냐라는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한다면 그것은 ‘모방론적 비평’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독자층에 의한 작품의 수용 과정이나 그것과 관련된 문학 텍스트의 전략 등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을 평가한다면 ‘효용론적 비평’, 작품 자체의 내적인 완결성이나 미학적 완성도의 평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내재적 비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은 서울대학교 글쓰기 센터에서의 글 일부를 가져온 것입니다.
첫댓글 많이 배웁니다. 감사드려요.
놀라운 많은 이론들!
여러번 숙지하며 詩作하는데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송샘 안녕하세요. 시조 쓰는데는 이론을 알 필요는 없습니다. 평론하시는 분들이 공부해야 할 내용이지요.
댓글로 응원해주시니 고맙습니다.
평론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시조도 잘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당!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