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 김* 환 신부님)
3만 촛불 "오늘은 부정선거 1주년"
<현장> 영하 10도 혹한에도 노동자와 시민 운집
2013. 12. 19
대선 1주년을 맞은 19일, 국가기관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관권부정선거 1년,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회'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넘는 혹한에도 불구하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민주노총과 철도노조의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이어 열린 시국회의의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3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촛불을 들었다.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는 시국강연을 통해 "지난 대선은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관권 불법 선거로 그 자체로 당선은 무효"라며 "관권 불법 선거에는 시효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신부는 이어 "현 정권은 종북몰이로 국민갈등을 부추기고, 천박한 역사관으로 민족공동체의 역사를 모독하고 있다"며 "불의한 정권과 언론이 마약처럼 남용하는 종북 오물을 하수구에 버리고 남북의 화해와 아름다운 통일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시국강연자로 나선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라고 할 때 하고, 진상조사 요구할 때 했으면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움 받은 게 없어 사과 못한다는데 대통령이라면 국기문란 사태인 대선개입이 있었다면 그것과 상관없이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게 지도자의 도리고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특검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특검을 하게되면 국정원과 새누리당,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야 하는데 그러면 워낙 뒤가 구린 자들이로 뭐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또 "박 대통령은 특검을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게 하면 되는데 왜 저리 행복하게 놔두는 지 궁금하다"며 "선거 100일전 두 사람이 배석자 없이 1시간을 독대하며 무슨 비밀 약속이라도 한 것이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 전국철도노조 총파업 열하루째인 1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투쟁 승리! 총력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시국강연회에 이어 5대 종단 등 종교계를 비롯해 노동, 청년, 청소년, 빈민, 교육, 농민, 여성, 학계 등 각계 각층의 시국선언도 봇물 터졌다. 30여개 청년단체들은 '민주수호청년선언문'을 통해 국가기관 총체적 개입 선거와 국가권력 사유화, 종북몰이 마녀사냥 중단을 촉구했다. 이도흠 민교협 상임의장은 "40년전 유신시대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시켰는데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분노하지 못한다면 40년전으로 되돌아가도 마찬가지"라며 "이 정권은 반역사적이고 반민주적인 파시스트 정권이다. 우리가 대항하는 길은 촛불을 늘려 오늘 3만이 모였다면 다음에 6만이 모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기독교 공동 대책위원회의 방인성 목사는 "우리는 21세기에 유신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증거가 박근혜 후보가 불법으로 청와대 주인이 됐다는 사실"이라며 "이대론 이 땅에 평화도 서민들의 행복도 오지 않는다. 시민, 종교계, 모든 시민단체가 모여 유신독재를 청산하고 새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박근혜를 반드시 사퇴시키자"고 주장했다. 원불교 박대성 교무는 "원불교도 이 싸움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웬만하면 나서지 않는 원불교가 나섰다는 것 이 싸움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고, 천도교 한울연대 김용휘 공동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해야 하는 7가지 이유를 열거한 뒤 "박근혜 대통령은 조용히 물러나주기 바란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갑오년인 내년 제2의 동학농민 혁명처럼 민중의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회의를 대표해 단상에 오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제 특검으로 진상규명하는 수밖에 없지만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직을 걸고 관철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6개월, 1년이 걸리더라도 촛불을 계속 들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집회 현장 주변에는 78개 중대 5천여명의 경찰이 투입됐으나 충돌은 없었다. 같은 시간,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0여명이 대한문 앞에서 '종북세력 척결 집회'를 열었으나 촛불집회와는 규모가 비교 되지 않았다. 시국회의는 오는 21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25차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2만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의 전방위적 탄압에 대한 파업 투쟁 강화를 선언했다. 체포영장 발부로 참석하지 못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수십 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수백명을 해고시키고 약 8천명을 직위해제와 징계로 위협해도 파업과 철도민영화 저지 투쟁을 막아설 수 없다"며 "국토교통부의 수서KTX 자회사 면허권발급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더 강고히 전개하자"는 투쟁 지침 4호를 하달했다.그는 이와 함께 21일 오후 5시 민주노총이 제안한 대자보 번개 집화와 국정원시국회의의 촛불집회, 23일 민주노총의 확대간부 파업 투쟁과 평화대행진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