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 베드로 신부님 강론_2022년 10월28일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 복음 6,12-19
감염병이 심각하게 대두되어 미사가 중지되었던 때에
가끔 텅 비어 있는 성당을 둘러보곤 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더더욱 강한 확신이 들었던 것이 바로 그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교회의 본질은 ‘사람’이라는 것.
건물을 세우고 일을 하는 것도 중하지만 결국 사람이 있어야 그것도 가능하다.
주께서 밤을 새워 기도하시며 사도들을 뽑으신 것도 바로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그들 가운데는 각계각층의 사람이 있었고,
종국에는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을 따라나선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주께서 가장 마음을 쓰신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기초를 놓는 일.
오늘날의 교회도 그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어떤 사람이 되었든 사람을 중심에 놓는 마음.
사람의 가치를 귀히 여기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때,
교회는 두려운 존재가 사는 음산한 건물이 아니라 비로소 은총과 감사가 자리하는 곳이 된다.
그렇게 이루어진 공동체의 기초는 독서의 말씀처럼 사도들과 예언자들.
책임과 권한을 가진 이들이 자신을 낮추는 겸손으로 사람들 가운데 서신 주님의 애덕을 닮아갈 때,
그 단단한 기초 위에 무너지지 않는 건물이 세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