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왜 서둘렀나?
- 박근혜정권의 묘약, ‘종북몰이’를 위해 권력의 시녀가 된 헌법재판소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선고가 결정됩니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해산을
결정한다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은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
사법부 역사에 엄청난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은 물론이고 언론도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아마 오늘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나오면 그
이후에나 기사가 될 듯합니다.
우리 역사에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이 갖는 의미와 그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6월 항쟁으로 태어난 헌법재판소’
오늘 정당해산심판 선고를 내리는 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계속 있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제헌국회는 헌법위원회 제도를 채택했습니다. 지금 말하는 헌법재판소와 비슷한 기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은 자유당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1952년부터 헌법위원회의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켰습니다.
1960년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물러나자 제3차 개헌에 따라 헌법재판소법이 제정됐습니다. 그러나 박정희의 5.16쿠데타로 헌법재판소는 구성도 되지
못했습니다.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법원의 위헌심판권과 탄핵심판위원회를 폐지하고 헌법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의 헌법위원회는 대법원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위헌 심판을 제청하는 규정이나 위헌판결을
내렸던 판사들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권력 횡포로 있으나마나 한 기관으로 전락했습니다.
1987년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6월 항쟁을 통해 본격적인 민주화 시대를 열게 됩니다. 6월 항쟁으로 제9차
헌법개정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헌법재판소가 태어납니다.
헌법재판소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 헌법은 1987년 만들어진 헌법을 기초로 한 최고 기본법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기본권과 의무,국가 통치조직 등을 규정한 헌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헌법재판소의 역할은 대한민국의 기본
통치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꼼꼼한 판결문 등으로 최대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별거 아닌 위헌 신청이라도
받아들여 판결하는 헌법재판소의 모습은 비록 업무량이 많다고 해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역할로 본다면 반드시 필요합니다.
‘느려터진 헌법재판소, 왜 이번에는 초스피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말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역사를 말했던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는 통합진보당을 지지하거나 그들의 주장에 찬성하지는 않습니다.1 그러나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정당해산
신청 결정이 너무 빠르다는 점에서 부실 판결 내지는 권력의 시녀로 성급하게 마무리하려는 점으로 헌재의 모습에 비판적입니다.
통상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2년이 넘도록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특히, 독일은 이와 유사한 사건에 5년이나 걸렸는데, 불과 1년 만에
헌재에서 결정한다는 자체가 의심스럽습니다.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이 대법원에 있는 상황에서 헌재가 판결을 내리는 것
자체가 무리수입니다.
16만7000여 쪽에 달하는 사건기록과 3,815개의 제출 증거, 준비기일을 포함한 20번의 재판 기일만 봐도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은 박근혜 정권이 끝나도 결정되기 어려운 방대하고도 법정 공방이 치열한 사건입니다.
지금 국민들 대부분은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헌재는 무리하면서 빨라도 너무
빠르게 이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박근혜정권의 묘약 ‘종북몰이’를 위해 권력의 시녀가 된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가 이토록 무리하면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을 결정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해산 결정을 통해
‘종북몰이’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의 청구인은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그런데 사건 진행 정보에 나온 탄원서 제출 단체는
‘종북좌익척결단’,’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 등입니다.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이 결정된다면 ‘종북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극우단체의 정당성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로 남을
것입니다. 즉 ‘종북몰이’가 정당해져서 앞으로 ‘종북몰이’와 관련한 고소, 고발이 급증할 것입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흔들리고 있는 시기, 좌우익의 대립을 통해 공안정국을 형성할 수 있으며,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는 묘약이 될 것입니다.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골든크로스가 시작됐던 시기였습니다.
만약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가 발표되지 않았다면 백무현 화백의 서울만평처럼 통합진보당 수사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2012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판결이 나옵니다. 두 가지 공통점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호재라는 사실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아직 모르겠지만,3 대략 6:3으로 해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들의 땀과 노력, 고통으로 만든 6월 항쟁의 결과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모습을 본다면 너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집니다. 오늘은 제2의 유신이 공식적으로 재차 확인되는 날일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