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땅한 글 소재가 없어서,
그냥 요즘 제가 하고 있는 그림 작업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서요.
요즘, 제가 모처럼 그림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화가'니 당연히 이럴 때가 있어야 하는 거고,
또 어느 한 순간엔... 멈추기도 할 테고... 그렇게 삶을 이어갈 겁니다만,
어차피 지금 하고 있는 '남미 방랑기'는, 이미 밑그림도 다 돼 있고 또 오랫동안 생각도 해왔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
일손만 잡히면 이 연작이 끝날 때까지 죽 이어서 하게 될 것 같은데요,
벌써 그저께네요.
그저께는 또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제목은 '무심(無心)'인데,(정정합니다. '먼 곳'입니다. '무심'은 그 왼 쪽에 있는 그림이고, 오른쪽은 '먼 곳'이네요.)
아래 사진의 맨 오른 쪽 위에 있는 두 개의 연결된 드로잉을, 큰 유화로 옮기는 작업이랍니다.
이 작품 역시, 상당히 오랫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쳤는데요,
옆으로 긴 그림이 될 터라, 캔버스도 약간 변형된 긴 캔버스를 준비했는데요,
이 동네 'S여대 화방'이 그만 두기 전에, 어느 날 화방에 들렀더니 옆으로 긴 캔버스가 보이기에,
가격을 물었더니,
"그건, 어떤 교수님이 특별히 주문을 해서 가져온 '변형'인데요, 한 개가 남아서..." 하더니, "그냥 가져다 쓰세요."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펄쩍 뛰었지요.
"내가 공짜로 갖다 쓰겠습니까? 가격이나 말하세요." 하면서, "더구나, 그 하나만 필요한 게 아니고... 똑 같은 크기로 하나가 더 있어야겠는데요." 했고,
결과적으론 두 개를(쌍으로) 한꺼번에 구입했던 캔버스랍니다.
이 '무심'이란 그림을 그릴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그 캔버스를 구입해 갖다놓은 뒤, 근 1년을... 그냥 내팽개쳐 놓고 있다가,
최근에야 '남미 방랑기' '부활절 섬'편을 하게 되어,
이제야 써먹게 된 건데요,(그래서 길답니다. 변형 캔버스)
그 날이 그저께였고,
그 날은 또 맘먹고(?), 아침부터(새벽)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근데요, 캔버스가 길다(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 방이 작아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불거졌는데,
어쨌거나 일을 진행시키긴 했거든요?
근데요,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큰 캔버스에 작은 붓으로 채색을 하다 보니) 시간이 언제 갔는지 오전이 훌쩍 지나버렸고,
겨우 점심을 챙겨 먹고, 또 바로 이어서 작업을 하다가,
몸에서 열이 나기에, 창을 열었더니,
아!
눈이 내리고 있지 않았겠습니까?
사실은 아침부터 날이 우중충해서(실내가 어두워서), 전기를 켜고 일을 했는데,
점심이 지나도록 환해지지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러고 있는 사이에 밖에는 눈이 내렸던 거지요.
그러니, 제가 그냥 말 수가 없어서,
핸드폰으로 몇 컷의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아래)
눈은 내렸지만, 날은 푹해서... 눈이 상당히 내렸는데도 쌓이지는 않더라구요.
그리고 아무리 눈이 온다지만, 저에겐 그림 작업이 우선이어서...
그렇게 얼추 캔버스의 상단 부분의 채색을 끝내게 되었는데,
어느덧 저녁 때가 되었는데요,
종일 일도 했고, 밖엔 눈도 내렸으니(이젠 멈췄드라구요.),
자꾸만 뭔가가(?)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때마침, 냉장고엔 막걸리 한 병이 있었고, 김치 부침개 반죽도 있어서,
(다만, 뭔가를 만들고 준비하는 게 귀찮고 힘에 부쳤지만.(저는 몹시 피곤한 상태였답니다.))
막걸리 한 잔을 하기로 했답니다.
근데요, 왜 그런 재료가 있었느냐면요,
월요일인가 화요일인가, 오전 중에 전화가 왔는데,
바로 그 '구 화방 사장' 아니었겠습니까?
"선생님, 뭐 하세요?" 해서,
"점심 먹으려고 하는데요." 했더니,
"아, 그래요? 그렇잖아도...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전화드렸는데요." 하기에,
"그럼, 오세요. 막걸리나 한 잔 하십시다." 하게 되었는데,
"예, 알았습니다. 곧 가죠." 하고 끊더니,
한 10분 쯤 지났나?
다시 전화가 왔는데,
"혹시, 제 친구와 함께 가도 되나요?" 하고 묻기에,
"그러세요!" 하게 되었고,
그렇게 두 사람이 와서,
그 날은 '낮술'로 시작해, 저녁 8시쯤 돌아갔거든요.
그 때 그들이 사왔던 막걸리가 한 병 남아 있었고,
그 날 해먹었던 (만만한)김치부침개 반죽도 남아 있었던 겁니다.
아무튼 그렇게 준비를 해놓고,
혼자서 한 잔 했는데요,
제가 요즘, 디카가 먹통이 돼서... 제 개인 사진을 잘 못 찍고 있잖습니까?
그저 핸드폰으로 밖에 찍을 수가 없어서,
그 전날 손님들이 왔을 때도, 다른 때 같았다면 최소한 그 기록으로나마 두어 장 사진으로 남겼을 텐데도, 디카가 없다 보니 못 찍고 말았는데(기록 전무),
제 모니터가 먹통이 된 디카가요,
이따금... 지가 마음이 내키면, 한 장씩 사진이 찍히기도 하거든요? 지금도요.
다만, 모니터가 먹통이라 구도를 잡을 수도 없고, 또 찍히긴 해도 '재생'이 됐다가 안 됐다가 해서... 또 그걸 가지고 한참을 씨름을 하면,
그 또한 디카가 내키면 컴퓨터 상으로 이미지를 재생이 되기도 해서,
위에 올렸던 제가 그림 그리는 사진도, 그저 짐작으로 맞춰놓고 찍은 게... 그렇게 나와준 것이고(상당히 잘 나와주었네요.),
이 날도, 디카를 믿을 수가 없으니,
그래도 '상차림' 사진이라도 찍어두기로 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밑져봐야 본전이다.' 하고,
제가 술 먹는 사진도, 디카를 설치한 뒤 짐작으로 찍어둔 건데,(아래)
의외로 잘 나와줘서(재생까지 성공해서),
여기에 실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억지로 가끔씩 디카를 이용하고 있답니다.)
아무튼 일한 뒤,
혼자서 막걸리 한 잔을 했는데요,
밖엔 눈이 쌓인 저녁이었답니다.
(물론 저는 나가지 않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