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복제인간
생명체란 일반적으로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에너지를 이용해 성장, 대사, 반응, 번식 같은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존재를 뜻한다. 이런 생명체 중에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생명체에 비해 적응적 사고와 학습을 통해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지적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일 테다.
만물의 영장이라니 한번 태어나 영생할 수는 없는가? 그럴 순 없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육신도 정신작용도 노쇠해 가기 때문이다. 인간의 수명은 의식이 살아있는 동안만이며, 의식이 살아있다 한 들 육신이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과학의 힘을 빌려 의식과 육신을 영생화할 수는 없을까? 이건 신의 섭리에 반하는 것이지만 이런 저린 시도를 해보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사이보그가 나오는가 하면 휴먼로봇이 나오고, 전자칩을 머리에 이식해 지능을 높이는 연구도 하고 있다 한다. 육신의 일부가 손상되었을 때 생체기계공학적 신체를 만들어 유기물 신체부위에 접합하기도 하는데, 이게 사이보그(syborg)이다. 사이보그는 cybernetic과 organism의 합성어로, 유기물 신체부위와 생체기계공학적 신체부위를 모두 갖춘 존재를 말한다. 바이오로봇과는 달리 원래 살아있던 생명체가 인공부위를 이식받아 신체기능이 복원 또는 향상된 '개조생명'을 의미하는데, 영화 6백만 불의 사나이나 로보캅, 터미네이터 등에서 사이보그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인간이 살아있다는 건 의식이 있다는 걸 말하는데, 의식이란 무어며 영생화할 수 있는가? 의식이란 내부적, 외부적으로 알아차리는 걸 말한다. 그런데 그 기능은 신체부위 중 어디에서 하는 걸까? 쉽게는 머리 즉 뇌에서 담당한다고 말하는데 뇌의 어느 부분에서 담당하는 걸까?
뇌는 1,000억 개의 뉴런과 100조개의 시냅스로 구성되어있다 한다. 뇌의 진액세포 안에 미세소관(microtuble)이란 단백질체가 있는데, 이게 세포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한다(25 나노미터의 직경). 이게 알파와 베타의 튜불린 이합체로 이루어진 중합체로 극성을 나타내면서 세포의 형태 유지와 세포 내 물질 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미세소관에서 의식작용을 담당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다는 과학적 이론근거는 없다.
인간으로 태어났어도 인간적이지 않으면 인간도 아니라 하는데, 인간적이란 말은 무슨 뜻일까? 그건 지능이 높든 낮든 생명을 귀히 여겨 해치지 아니하면서 서로 보듬고 사랑하는 마음과 몸가짐이 있어야 함을 뜻하는 게 아닐까?
인공지능의 한 종류로 '챗지피티'가 있다. 이는 학습한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그 패턴을 알아내고, 그 패턴을 통해 묻는 질문에 답을 추론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전자적 속도 때문인데, 그래서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비밀번호가 사라진다 한다.
흔히 전자세계에서는 모든게 디지털의 데이터라 한다.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저장하고, 분류하고, 이리저리 조합하여 재생산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나 의식, 지능도 데이터일까? 뇌에 저장되어 있는 것들도 데이터일까? 그걸 복제할 수 있을까? 복제가 가능하다면 영생하는 복제인간도 만들 수 있을까?
불가(佛家)에선 모든게 공(空)이라 한다. 어떤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인연에 따라 모든 게 뭉쳤다 흩어지고, 흩어졌다 다시 뭉쳐 나타난다는 거다. 그래서 공즉시색이요 색즉시공이라 하는 것일 테지만, 일정하게 쌓이고 멈춰 오랫동안 존재하는 게 없다는 것이니 무얼 복제한단 말일까?
현대물리학에선 미시의 양자세계를 입자요 파동이라 규정한다. 모든 게 파동으로 존재하다가 사람이 의식하는 한 입자로 나타난다는 것인데 불가의 공사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불가의 공사상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더라도 인간의 뇌는 뉴런과 시냅스들이 이리저리 얽히고 떨어지는 과정에 의식하고 사고하고 그 결과를 불러내기를 간단없이 하는 것일 뿐, 디지털 식의 데이터가 정적으로 뇌에 축적되어 있다 나오는 건 아니라 하겠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도 인간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의 주체로 보았는데, 전의식이나 무의식은 어떤 완성된 형태로 축적된 게 아니라 어떤 자극이 있어야 의식으로 나타난다고 했으니, 이걸 복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생각에 이른다.
인간의 지능에 인공지능의 힘을 보태어 데이터를 모으고 추론하여 인식하고 사고하고 판단하는 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인간의 미묘한 감정이나 느낌을 어떻게 인공지능에 의해 구현할 수 있을까? 뇌세포의 뉴런과 시냅스를 작동하게 하는 미소세관의 단백질체를 복제해서 이식하면 인조인간으로 작동할까? 여전히 신비하기만 한 게 인체구조이며, 복제인간의 가능성은 여기에서 막히는 것 같다. 인간들이여! 신의 뜻에 따라 순응할지니, 스피노자는 자연이 신이라 했다.
첫댓글 이 글은 전문가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문학도의 입장에서 추론해본 거지만
비온뒤 님이 좋은 글을 올렸기에 생각을 보태본 겁니다.
네 좋아요
네에.
양자컴퓨터나 ASI 시대 진입이 불과 10년 내외로 본다 합니다.
ASI는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 백만명 지능에 맞먹고 전인류 70억 지능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일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이 비트코인이 아닌가 합니다.
코인의 겹겹의 암호화로 이루어져 있다합니다.
본문에 지적하신 것처럼 모든 비밀번호가 사라진다면 비트코인의 체계가 바로 붕괴되지 않을까요?
지금의 화폐제도가 문제가 많음 ( 예컨데 환률에 의해 사고 팔고 네고하는 절차가 길고 불편함 )이 사실입니다.
지금의 지폐가 옛날 옆전처럼 사장화 되고 새로운 국제 통일 지폐가 나오지 않을까 그런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터무니없다기보다 다양한 전망을 해보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그런시대를 대비해서 좋은 아이디어도 생각해보세요.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기능하는 메카니즘을 알아내어, 정신을 육체와 분리시켜 그걸 다른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느냐의 문제.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면 가능할 테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종교에서 말하는 신이 아니고 우주 만물의 모든 법칙을 관장하는 절대자)이 우주 만물을 만들고 감춰놓은 비밀을 인간이 조금씩 알아내어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인간이 게시글에서 언급된 문제와 같은 궁극의 비밀을 알아버리면 인간은 신으로 신분상승이 되겠지요. 이건 불가능하겠죠.
게시글은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시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반해, 저의 댓글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저의 상상입니다.
인간생명의 신비를 함께 생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인간으로서의 신비와 존엄이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만 과학의 앞날은 알수없기도 하지요.
두 분 글로 나누시는 말씀 잘 읽고 갑니다 석촌님 감사합니다.
네에, 고마워요.
잘 지내시남요?
의식을 단순한 데이터의 집합이 아니라,
찰나의 인연과 자극에 반응하는 실체로 바라보신 통찰 덕분에
복제할 수 없는 인간 존엄의 가치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기술이 흉내 낼 수 없는 미묘한 감정과 생명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신의 섭리에 순응하며 지켜야 할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비온뒤님이 저를 늘 생각하게 해줘서 고맙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