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것 하나도 소홀히 할 것이 없어라.
가끔은 한번씩 만행을 나가 볼 일이다.
절을 지은지 얼마 안되는 도반스님이 전번에 낙성식을 한다고 했는데
못가서 아쉬웠지요. 그런데,
마침 우리 사제스님이 2박 3일 우리절에 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그 스님 절에 갔습니다.
하루정도 있다가 왔지만 그래도 참 실감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이 세상 모든것 하나라도 소중히 해야한다는것.
그 스님은 정말 빠르게 절을 일구었다.
그 동네에 들어가서 3년동안 살면서 적응해서 지금 사는 절 터를 사서
2년만에 그리 빨리 절을 일군것에 대한 사연을 얘기 해 주었다.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신기 할뿐이었다.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보통 스님들이 절 하나 이렇게 당당하게 건립하는데는 수십년이 걸릴 수
있는데.....
저녁 공양을 하고 포행(일종의 산책)을 하는데 너무도 조용하다.
요즈음은 6시만 되어도 캄캄하다,
그 마을은 옛날엔 제법 큰 마을인데 다른 시골과 다름없이
다들 도시로 떠나고 거의 노인들만 사는 마을로 한적했다.
곳곳에 개소리만 들릴뿐.
얼마만큼 가다가 원래 집을 사서 암자를 했다는 그 곳을 가는데.
마침 그 암자에 도착하기 2.3분 걸리는 한 곳에 3사람이 안아도 모자랄
두께의 느티나무가 있었다.3백년정도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마을의 수호신(목신)이 이 느티나무에 있다고 한다.
그것도 여자목신이란다.
지금은 일년에 한번씩 대대적으로 목신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그 스님이 주체가 되어온 온네사람 거의 모두 참석할뿐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와서 많이 참석한다나?
이 도반스님이 맨처음 여기에 와서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니,
그 동네에는 거의 집집마다 불구자가 한사람씩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목신에게 재를 지냈었지만,
동네사람들이 거의 천주교인이라 (이 근방 가까운 곳이 천주교 성지라고 한다.)
차차로 다른 상에 예배하지마라는 천주님의 말을 따라 재를 안지내게되니
목신이 화가 나서 다들 불구자의 자식을 낳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도반스님이 온지 얼마 안되어
가끔 그 스님한테 꿈에 어느 할머니가 나타나서
여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당신은 왜 왔냐고 하더란다.
막 뭐라고 꾸짓듯이 하더란다.
그래저래 여기서 살아갈려면 목신에게 재를 한번씩 지내야겠다고
마음먹고 해마다 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절을 짓는데
어디선가 뭔가를 하려고만 하면 뜻 밖에
사람들이 자주자주 와서 도와 주더란다.
그리하여 일사천리로 이렇게 멋있는 절을 짓게 되었다고.
아마도 그 목신이 고맙다고 도와 주는가보다.
비록 목신이나 산신.토지신등등이 직접적인 불교와 관련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불법을 옹호하고 보호해 주는 신들은 다 화엄신장에 속하지 아니한가?
누구라도 자기를 도와주고 인정해주고. 사랑해 주면 감명을 받아서
어떻게든 도와 주려고 한다.
그 느티나무에 붙어서 2백년을 살던 목신이 자기를 무시하고
버렸으니 얼마나 화가 났겠는가?
그러던 와중에 이 도반스님이 이렇게 부처님 법문을 들려주고
맛있는 음식을 멋지게 베풀어주니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우리가 가끔 천도재를 지내서 집안에 좋지아니했던 것이 없어지고
이런 모든 것이 좋아지는것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