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하경 칼럼] ‘이재명 리스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2.10.31 00:50
이하경 주필·부사장
이재명 대표 ‘피의자’ 신분이지만
경제·안보 위기 극복 위해서라면
‘당당하게 수사받겠다’ 약속하고
대통령은 야당 대표로 손잡아야
인류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77년간 누리고 있는 긴 평화(Long Peace)는 끝나가고 있는가.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는 8년 전 저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인류 역사에서 폭력은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는 갈수록 세계대전 사이의 불안했던 전간기(戰間期·1919~1939)를 닮아가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났던 한 세기 전 각국은 전쟁을 위해 풀었던 통화를 거둬들였다. 기업이 줄줄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거리를 메웠다. 국제 금융질서가 무너졌고 1929년 대공황이 덮쳤다. 너도나도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했다. 막대한 배상금에 신음하던 패전국 독일 국민은 파시즘의 괴물 히틀러를 불러냈다.
영국 대표였던 케인스가 베르사유조약을 비판하면서 예언한 대로 결국 2차 세계대전이 현실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패권국가 미국이 흔들리면서 국제정치가 무정부 상태가 됐고, 보호무역주의와 전체주의·과잉민족주의가 춤추고 있는 지금과 흡사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정세가 1930년대와 닮은 점이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했다.
우리를 둘러싼 네 강대국과 북한은 한결같이 까다로운 상대들이다. 동맹국 미국은 우리의 가치를 저울질하면서 거리를 뒀던 전력(前歷)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한국전쟁 개전(開戰)을 승인했고, 중국은 북한과 한패가 돼 우리와 싸운 적(敵)이었다.
일본은 식민지배가 끝나자 한반도 분단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한국전쟁의 불씨를 마련한 원죄가 있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패색이 짙어지자 소련을 한반도에 끌어들여 전후(戰後) 중국과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파트너가 되려는 목표를 세웠고, 성공했다. 이를 위해 한반도 방어체제까지 변경했다. 중국에 주둔한 100만 명의 대병력을 만주로 이동시키지 않았다. 소련의 한반도 침공이 쉬워졌다. 일본군은 “소련군이 1리(里) 전진하면 2리 퇴각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았다.
소련군은 총 한 방 쏘지 않고 한반도에 진군했다. 미국은 소련 단독으로 한반도 전체를 점령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서둘러 38선 분할안을 소련에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귀족원 의장과 총리를 지낸 고노에 후미마로는 “소련 참전은 신(神)이 준 선물”이라고 했고,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1차 세계대전 승자였던 일본보다 2차 세계대전 패자였던 일본이 더 낫다”고 토로했다.
일본의 ‘패전 전략’은 미국의 지정학자 니컬러스 스파이크먼 예일대 교수의 전후 구상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1942년 저서 『세계 정치에서 미국의 전략』에서 미·일 동맹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진주만 기습을 감행한 직후였다.(『지정학의 힘』, 김동기) 강대국은 이렇게 감정을 배제하고 냉혹한 실리적 계산으로 한국을 요리해 왔다.
푸틴은 지금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한·러 관계는 파탄”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시진핑이 공언한 대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중의 군사적 대결은 피하기 어렵다. 주한미군이 대만 전선에 투입되면 한국은 미군의 후방기지로 간주되고, 중국의 공격 대상이 된다. 김정은은 여차하면 선제 핵공격을 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남북 간에는 핫라인도 없다. 마이클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한반도는)북·미가 전쟁 직전까지 갔던 2017년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이렇게 버거운 주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남남갈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놓고 신구(新舊) 정권은 서로를 물어뜯고 있다. 월북 사실을 조작한 혐의로 문재인 정권의 국방부 장관이 구속됐다. 그러자 문 정권 안보실장·비서실장·국정원장은 “선택적 짜맞추기”라며 반격했다.
경제위기는 안보위기와 직결된다. 최악의 자금시장 경색은 전임자의 레고랜드 사업을 뒤집기 위한 김진태 강원지사의 채무불이행 결정이 촉발했다. 급한 불을 끄는 데도 야당의 협조가 필수다.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야당 의원도 참석해야 한다. 내부에서 싸우면 경제도, 안보도 지킬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1 야당 대표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장동’ 수사를 대비한 방탄이 절실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 중인 피의자를 만나는 것이 원칙에 어긋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2차대전 때 영국 총리 처칠이 노동당 대표 애틀리와 초당적 전시연립내각을 구성한 사실을 거론한 적이 있다. ‘제1 공복(公僕)’다운 절박한 상황인식이다. 야당의 협조는 절실한데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날 수 없는 딜레마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이 대표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응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피의자’가 아닌 ‘야당 대표’ 이재명을 만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 비극도 있었다.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도자답게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재명 리스크’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이하경 주필·부사장
sall****19분 전
尹정부는 제1전선은 경제ㆍ안보 제2전선은 야당대표인 개인 이재명과 전투에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지금은 제1전선이 급하지만 그렇다고 암 덩어리인 제2전선과 휴전을 할 때는 아니다. 제1전선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내부 암 덩어리인 제2전선을 송두리째 뽑지 않으면 두고두고 화근 덩어리가 된다! 이재명의 제2전선이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경제 안보위기의 제1전선과의 전투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지금은 내부의 적과 손잡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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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oh****54분 전
급한 불의 끄기 위해 야당과 협조? 말은 좋지만 이재명이 이끄는 야당이 그렇게 순진하게 국정의 파트너로서 협조할지에는 의문이 더 많다 오히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더 세게 국정을 혼란으로 몰아넣고 윤정부를 흔들어댈 것이다 그냥 정면으로 이재명과 맞서 그의 죄를 입증하여 처벌하고 좀 늦더라도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후 하나 하나 해결하는 것이 더 낳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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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qh****57분 전
거두절미 하고.친북 좌파들과는 절대 대화가 안된다.왜놈들의 소행은 잊지않으면서 6.25의 김일성의 살인만행은 잊어도 좋단 말입니까?친북 좌파는 절대 용납못합니다 이하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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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vho****1시간 전
석열이든 재명이든 누군가에겐 천사,누군가에겐 악마 이겠지만 ... 우리 모두에겐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의 승리와 생존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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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tm****1시간 전
아니.... 기승전 이죄명인가..... 도둑놈을 마을 안정을 위해 만나서 협치하자고?.... 노동자들 불법파업에는 철저히 배상해야 한다고 부르짖던 언론이 왜 더 큰 도둑에게는 꼬리를 내리는건가.... 이건 말도 아니고 방구도 아니다. 주필이란 타이틀을 걸지마라. 그냥 장사치처럼 부사장이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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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au****1시간 전
역대급 *소리~이런사람이 부사장이니 나라꼴이 이렇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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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so****1시간 전
리스크를 없애야 하는 자와 협치를 하라구? 공자와 도척이 협치해야 한다는 것 만큼 터무니 없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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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on****2시간 전
이태원 사고를 빌미로 문재명의 부정부패를 적당히 접자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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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hr****2시간 전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다.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이재명은 자신이 살겠다고 민주당을 볼모로 잡고 "나를 잡아가면 경제고 뭐고 협치하지 않겠다"고 국민들을 겁박하고 있다. 전과4범 양아치를 당대표로 뽑은 민주당이야 원래가 그런 인간들이 모인 정당이니 망하던 말건 상관이 없지만, 자유대한민국은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양아치 집단의 그저 "쪽수만 믿고 휘두르는 횡포"에 나라가 휘청거려서는 안된다. 지난 5년간 무너지고 상처난 법치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를 양아치들 때문에 잃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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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pa****3시간 전
천하의 사기꾼 재멍이의 관상을 보라. 나는 시기꾼이요 하고 얼굴에 쓰여있자나.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 똑똑하고 사리분별하는 사람들이라 생각되는데 어찌 이런 사기꾼에 홀려서 허덕이는지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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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4시간 전
범죄혐의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억지쓰는 집단들은 국민을위해서 우선 정심병원 치료부터 받아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능력부터 갖추는것이 국정에 참여할 자격이있다는것 깨달아주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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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g0****4시간 전
무슨말 하려는지 이재몀 인가 2차대전 이야기인가.간단 명료하게 이재명 범죄 자복하고 감방가라 이려면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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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t****6시간 전
2020년 총선에서 국민들이 오판해 민주당을 절대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원죄로 부터 모든 문제가 파생되었다. 그럼에도 무슨 설명이 필요하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국민 모두 자신들의 판단착오의 댓가를 치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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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a****7시간 전
워낙 말이 왔다 갔다 하고, 논리의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하지 않아보이는 외국 사람들의 책이 인용되어, 논지가 무척 산만해보이는군요. 이재명 잡아넣어라는 한 마디 쓰기 위해, 이렇게 길게 늘어놓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