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7-51
그때에 47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48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49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50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51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천사에 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 그들이 본디 주님을 모시는 이들이며, 주님의 뜻에 따라 우리를 지키고, 우리가 주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나열해 놓고 보니 참 작고도 초라한 지식이구나 싶지만, 그것만으로도 넉넉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들을 우리에게 파견하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그들이 우리에게 하느님의 뜻을 알려 주는 것도, 우리를 지키는 것도 하느님께서 그것을 바라셨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천사들의 존재는 우리를 동반하며 보호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마음, 우리와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노력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증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를 지키고 동반하는 큰 천사들을 기억하는 오늘, 이미 충만한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가 좀 더 느끼고 또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해 본다. 만나기 전부터 나타나엘을 이미 알고 계셨다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는 우리 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말씀일 터다. 아주 옛날부터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그 사랑이 오늘도 이루어지기를, 그래서 정말로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우리가 목격하고 또 증언할 수 있기를 기도하자. 우리의 정성스러운 기도를 천사들이 동반할 것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사람의 아들 위에서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은 베텔에서 꿈으로 하느님을 뵙게 된 야곱의 체험을 떠오르게 합니다(창세 28,12.16-17 참조). 거기서 야곱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28,17)라고 신앙 고백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야곱의 이 체험과 고백을 당신 자신에게 적용하시면서,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집과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 바로 당신이심을 나타나엘이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이 약속은, 예수님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요한 1,49)라고 한 나타나엘의 신앙 고백에 대한 응답으로 주어집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나타나엘보다 먼저 예수님을 체험하고 나서 그에게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1,45)라고 알리고 예수님을 만나도록 초대한 필립보가 없었다면, 이 신앙 고백은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필립보가 나타나엘의 인생을 완전히 바꿀 중요한 만남을 이끌어 낸 것입니다.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한 말은 하나의 선포였기에, 그는 나타나엘에게 천사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천사를 가리키는 그리스 말 ‘앙겔로스’의 본뜻은 ‘선포하는 사람, 전달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천사를 만납니다. 그 존재가 사람이든, 하늘의 존재이든 우리를 참된 선이신 주님께 이끌어 줍니다.
만일 나도 누군가를 주님께 이끄는 역할을 한다면 천사입니다. 오늘 하루 천사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해 봅니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