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전기료를 내지 못해 전기 공급이 끊기며 멀티플렉스 등이 입점한 상가가 영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일을 빚은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조은플러스 사태' 파장이 일대 상가로 확산하고 있다.
주민들은 문제가 불거진 건설사가 분양한 또 다른 상가의 잔금을 건설사 대표 개인계좌로 넣었다가 잔금을 떼일 처지에 놓였다며 군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기료 미납, 입점 상가 영업 중단
기장 '조은플러스 사태' 일파만파
같은 건설사 '조은 D&C'가 분양한
'조은클래스' 투자자 300여 명 집회
"잔금 미리 내면 연 30% 수익" 약속
재투자 이어졌지만 피해로 돌아와
"투자 강요 받아" 전 직원 폭로도
대표 "회생 방안 모색·설명회 할 것"
준공을 앞둔 정관신도시 내 '조은클래스' 상가 피분양자와 투자자 등 300여 명은 12일 오후 1시 기장군청 앞에 모였다. 이들은 부산지역 건설업체 조은D&C 조 모(44) 대표와 임원진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를 막기 위해 군청에 해당 상가의 준공 후 사용검사와 사용승인을 거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은D&C 상가를 둘러싼 문제는 이달 초, 조은D&C가 정관신도시 내 '조은플러스' 상가의 4개월 치 전기료 2억 1000만 원을 내지 못하면서 상가가 통째로 단전 위기에 몰린 사실이 알려지며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조은D&C가 분양한 대형 상가 건물은 모두 8개이며, 이 중 4개가 정관신도시에 몰려 있다. 조은클래스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사업시행사이지만 실질적인 분양 사업 등 업무는 조은D&C 측이 맡아 왔다. 전체 250세대 중 70%가 분양이 완료됐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조은D&C 대표는 올해 초 조은클래스 피분양자들에게 "건물 분양 잔금을 미리 납부하면 연 30% 수익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잔금을 치를 돈으로 재투자를 권유했고, 이를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 애초 올 8월 준공 예정이던 이 상가는 준공 시점이 차츰 미뤄졌고, 설상가상으로 시행사 측이 피분양자들에게 "잔금을 내라"고 요구하면서 투자자들이 뒤늦게 투자 피해 사실을 깨닫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투자 피해자들이 개설한 SNS 가입자 수만 1000명을 훌쩍 넘었다.
이들 대부분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노후자금을 넣어 투자했다. 투자 규모도 최소 1억 원대에서 많게는 인당 5억 원 이상에 이른다. 울산에 사는 피해자 남 모(68) 씨는 "노후자금을 털어 지난해 5월 상가를 분양받았고, 영업사원이 잔금으로 재투자를 요구해 1억 5000만 원을 투자했다"면서 "'이자 6000만 원이 발생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지급된 이자는 단 한 푼도 없었다. 아무나 붙잡고 살려 달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대표단 측은 "조은클래스가 준공될 경우 조은D&C가 해당 상가를 담보로 또 대출받아 제2, 제3의 피해자 발생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분양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은D&C의 전직 영업사원들도 집회 현장에 나와 "재직 시절 회사로부터 '자금 사정이 어렵다'며 가족과 친척까지 투자를 강요받아 대출금 등 수억 원을 넣었다"고 폭로했다. 영업부 전 직원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직원 4대 보험이 납부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부모님도 그해 4월 투자하는 바람에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았지만 거부했고, 결국 해고됐다.
조은D&C 상가 투자자들의 경찰 고소도 이어지고 있다. 기장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9일까지 19명이 고소장을 제출했고, 현재도 고소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50억 원 상당"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은D&C 조 대표는 "최근 회사 자금 상황이 나빠진 것은 맞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도 많다"면서 "현재 회생 방안을 모색 중이며 오는 16일 기장군청에서 투자자들에게 해결책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댓글 음...이런 일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