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직 도전할 것이 많다!!! 박태종 기수!!
1987년 정규13기 기수로 데뷔한 박태종 기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경마계의 전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쌓아온 모습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기수이기에 그의 전설(傳說)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Q-예년에 비해 올 한해는 기승횟수가 조금은 줄어든 듯 하다?
A-음... 나이를 먹어서 인가? (웃음) 올해는 큰 부상은 없었지만 잔부상들이 계속 따라다녔던 한해였다. 팔과 무릎이 좋지 못해 개인적으로도 출전횟수의 조절을 하려고 했었다.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뜻대로 된 듯 하다. 체력적으로 계속 밀어붙이기보다는, 기승횟수를 적당히 조절해 비축된 힘으로 기승하는 것이 꾸준한 성적을 기록해야 하는 기수에게는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올해 유독 많이 하고 지낸 것 같다.
Q-올 한해 우승횟수는 87승으로 최근 몇 해 중 가장 적은 승수를 기록했다?
A-아마도 시즌 초 기록한 아쉬운 준우승이 많아서였던 것 같다. 누구든 그렇겠지만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지우고 싶은데, 올 초 너무나 아쉬운 준우승이 많아 유독 기억 속에 계속해서 남아있었던 것 같다. 시즌 초만 잘 해냈더라면 평년치는 분명히 기록할 수 있었는데, 그 때의 아쉬운 기억들이 시즌을 정리하는 지금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올 한해 기록한 성적이 결코 적지는 않다는 사실에 만족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Q-올해는 큰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으며 그랑프리도 준우승을 기록해 아쉬움도 남을 듯 하다?
A-매년 많은 대상경주에 출전하며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운도 좀 있었는데…(웃음) 올해만큼은 그런 행운이 조금은 덜 했던 한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난주 그랑프리 경주는 사력을 다한 준우승을 기록했기에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정말 많은 기회와 도움으로 여러 대회의 우승컵을 소장하고 있지만, 대통령배 트로피만 지니고 있지 못하다. 내년에 도전해서 실패한다면, 내후년 그리고 그 다음해라도 도전해서 꼭 지니고 싶은 대통령배 우승컵이기에 개인적으로 도전하는 과제로 남아있다.
Q-소속조나 다름없는 38조의 성적이 올해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A-38조만 생각하면 너무 속이 상한다! 전적으로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데 나로 인해 올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 같아 책임감이 크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마방식구들 모두가 정성을 쏟은 것에 비해 결과는 부족하게 나타난 것 같아 안타까운 현 실정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를 거울삼아 분명하게 좋아질 것이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꼭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Q-잔 부상이외에는 체력적인 문제는 없는가?
A-예년에 비해 개인 운동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아직 없다. 다만 기승횟수가 많아지면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그리고 마필이 악벽이 조금만 있다고 말을 들으면 왠지 기승하기가... 아마도 나이를 먹어서 인 듯하다. (웃음) 작은 부상은 항상 짊어지고 생활하고 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여전히 없다.
Q-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 때도 예년에 비해 여러번 힘들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A-(웃음) 올해 찾아간 곳은 유난히 비탈길이 많지 않았는가? 그래서 그날 힘들다고 말한 것이지 정말 힘들다면 그런 표현을 웃으며 하겠는가? 그리고 올해는 유난히 연탄 수도 많았을 뿐.....(웃음)
Q-올해 역시 의미 있는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A-의미 있는 일이라면…. 아마도 내가 아닌 집사람이 한 일이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천오백승을 달성하고 심장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도운 사실이 보도가 나갔던 것으로 안다. 그런 취지처럼 올해 1600승 달성한 후 아내가 보육시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제의를 해 나 또한 흔쾌히 동참한 일이다.
Q-“검빛” 과 기수협회가 주관하는 소년소녀가장 돕기 행사에도 매년 참석을 하고 있다?
A-그런 자리에 참여하기까지가 힘들고, 누군가를 돕기 전엔 망설임도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그런 망설임을 떨쳐버리고 참여한다면, 그 이후의 시간들이 너무나 뿌듯하고 즐거운 생활로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와 나누는 일에서 얻어지는 즐거운 느낌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꼭 한번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일다. 또한 자녀들과 그런 자리에 함께 하는 것도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값진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나눔의 의미에 대해 알 수 있는 큰 교육이라고 믿는다.
Q-올 한해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
A-많은 기억 중에 나의 경우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동안 기승정지 없이 시즌 마감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남보다는 내가 먼저’ 라는 승부의 몸짓이 강했던 시즌이 계속 되어 온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진로방해 한번 없이 페어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일반팬들에게는 인정 받지 못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기수들의 세계에서는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해낸 것 같다. 오랜 시간 기수로서 생활해 오며 처음 해낸 개인적으로 너무나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조금은 조용히 지냈던 중견 기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해 였다고 생각된다. 특히 후반기 들어 (김)귀배 선배의 활약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나지만 아마도 최고령 우승기록을 경신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웃음) 많은 팬들이 즐거워하고 축하를 해줄 것 같다.
Q-내년 시즌 계획한 일들이 있다면?
A-크게 보면 내년도 상반기 동안에 1700승 달성을 했으면 좋겠다.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다른 기수들도 그래야겠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자 목표다.
Q-팬들에게 한마디.
A-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입니다. 올 한해 부족했다면 다가오는 내년에는 부족함이 채워지는 한해가 될 것이며, 넉넉했다면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이번주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새해에는 더욱 노력하는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검빛” 독자분들 또한 경인년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일들을 회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 되기를 바라며, 신묘년 새해에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정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김종철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