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차 공판 참관기] 사건제보 의혹 증인 내세우고도 ‘9억’을 못 맞추는 검찰 (노무현재단 강기석)

[한사람.]

[21차공판 참관기] 사건제보 의혹 증인 내세우고도 ‘9억’을 못 맞추는 검찰

조회수 : 1787 등록일 : 2011.08.23 16:12

사건제보 의혹 증인 내세우고도 ‘9억’을 못 맞추는 검찰
 - [21차 공판 참관기] 몰수 편지 속에 숨어 있던 ‘한만호의 전쟁’ 결의

강기석 /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편집위원장

▲ 얼마 전 봉하에서 열린 해외회원 캠프에 강연을 위해 참석한 한명숙 전 총리. 2011.8.15

보고 싶었던 얼굴이 22일 열린 21차 공판에 드디어 나타났다. 한만호 전 한신건영 사장이 “나는 한명숙 전 총리께 돈을 드린 적이 없다. 한 총리께서는 누명을 쓰고 계신거다”라고 양심선언을 하면서, 이 ‘조작된 사건’의 제보자로 지목한 남 아무개(46)라는 인물이다. 한 사장의 폭로에 따르면, 사건 수사 초기 검찰에서 한 사장을 만나 ‘서울시장선거’ 운운하면서 “이 건은 아주 윗선에서 계획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당신이 협조하지 않으면 무척 힘들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는 바로 그 사람이다. 수사관들에게 소리를 지르기까지 해 ‘아주 센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도 했다.

연수원 포함 서너 개의 법인을 거느린 사업가인데 보수보다는 지분을 받거나 이해당사자들과 의기투합해서 부도난 회사의 뒤처리도 하고, 법정에 증인을 선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도 하는 ‘도깨비’같은 인물인 모양이다. 그런 사업들이 잘되는지 최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말도 있다.

이 증인은 한신건영이 부도난 직후인 2008년 3월 채권정리를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정 아무개 경리부장에게 ‘한 사장의 지시’라면서 ‘채권회수목록’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목록에 적혀 있는 ‘의원 5억원’이란 단 두 줄의 메모가 한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라는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사건의 그늘진 곳에 가장 짙은 음영으로 어른거렸던 인물이다. 당연히 변호인단으로서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건실한 사업가? 부도회사 정리 전문가? 법조브로커?

대여섯 번의 증인출석요구를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하던 이 사람이, “이젠 영 안 나타나겠구나”고 포기하려는 순간 정말 ‘영화배우’처럼 등장한 것이다. 증인석에 나서기에는 여전히 마뜩치 않지만, 이 사건의 ‘윗선 기획설’을 토설한 장본인으로 지목된 마당에 나름 그런 의혹들을 털고 가야 할 필요성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찾아간 것이든, 불러서 간 것이든, 그가 증인출석을 앞두고 지난 주 목요일 검찰에 갔었다는 사실은 오히려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이해를 해야만 한다.

그가 검찰에서 한만호 사장에게 했다는 소리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그런 소리 한 일이) 절대 없다”고 처음부터 부인하고 드는 것 역시 충분히 예상한 일이다. 그것을 제외하고라도 그가 어떻게 검찰과 접촉하게 됐는지, 채권회수목록의 작성경위와 신빙성 등을 묻고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의문에 대해 검찰신문과 변호인신문에 따라 답변들이 약간씩 다르다. 어떤 경우에는 아주 크게 다르다.

검찰조사를 받게 된 경위와 검찰에서 한만호 사장을 만나 대화한 정황에 대한 검찰신문에서 증인은 “지난해 4월 2일 골프를 치다가 검찰로부터 여러 번 검찰에 나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왜냐고 물었더니 ‘한명숙 총리건 때문’이라고 해서 검찰청에는 안 가고 모 호텔커피숍에서 검사와 수사관을 만나 얘기했다. 얘기하던 중 한 사장이 검찰에 와 있다고 해서 한번 만나보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해 검찰까지 간 것이다. 한 사장에게 ‘검사가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검찰조사 도우면 선처해 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사장이 나보고 빠지라고 하더라. 내가 ‘사실이면 빨리 얘기하라’고 했더니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요약)”고 했다. “검찰에 채권회수목록을 전하지도 않았고 얘기를 꺼낸 적도 없다”고 덧붙인다. 요컨대 자신은 검찰에 사건을 제보하거나 한 사장을 겁박하기는커녕 이 사건의 검찰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었으며 다만 한 사장에 대한 호의로 몇 가지 충고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날 검찰신문과정에서 주임검사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검사에게 사건이 떨어진 건 4월 1일이었다. 그런데 검사가 사건을 맡자마자 가장 먼저 부른 참고인이,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검찰이 주장하는 시기(2007년 상반기)에 한신건영에 근무했던 수많은 임직원들을 제치고 하필이면 그 1년이 지난 시점(2008년 3월)에 입사한 사람이 되는 셈이다.

이 상식 밖의 지점을 파고 든 변호인단의 질문에 대해 남씨는 "모르겠다"며 비켜 나간다. 남씨가 오래 전에 아무도 몰래 검사 귓전에 속삭인 것이 진실이라면 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요, 모른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검찰의 새 수사기법이기 때문에 정말 남씨가 알 턱이 없을 터다.

변호인단이 계속 묻는다.

-4월 2일 이전에는 검찰이 어떤 다른 증인도 소환한 흔적이 없다. 왜 오라고 하느냐고 묻지 않았나.

“묻지 않았다. (꼭) 물어야 하나?”(조금 전 검사신문 때는 분명 물었다고 했는데…)

-아니다. 사실확인일 뿐이다. 소환되기 전에 누구하고 얘기한 적 있나.

“여러 사람한테 한 것 같다. 한 아무개 상무에게 ‘왜 날 오라하지?’ 하고 물었다.”

4월 2일 골프를 치다가 그날에만 여러 번 소환전화를 받았다는 인물이 주변 사람들하고 의논할 여유가 있었다는 증언에 재판관도 의아했던 모양이다. 의논했다는 이 한 상무는 남씨가 검찰에 있을 때 전화를 걸어 “내가 한 총리건 다 얘기해서 한만호 빨리 나올 것 같다. 협조하라”고 했다는 그 한 상무와 동일인이다.

-검찰소환 요구에 여러 번 거부하다가 커피숍에서 만났다는 건데 언제부터 소환요구 받았나.

“몇 번 받은 것 같다.”

-며칠에 걸쳐 받았나. 당일 여러 번 받았나.

“그 이전에 받은 것 같다.”

-커피숍 면담 후 한만호를 만나는 과정에 대한 증인의 증언에서 한만호를 설득하려던 뉘앙스가 있는데….

“검찰이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검찰 물을 때 다르고 변호인 물을 때 다르고…

사건의 본질상 이 증인이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사건제보 여부보다는 ‘채권회수목록’ 작성과정에서 그가 맡은 역할일 것이다. 1억원짜리 수표 외에 검찰이 제시하는 몇 가지 안 되는 물적 증거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남씨는 2008년 8월 경 한신건영 경리부장이었던 정 아무개씨를 찾아 가 “채권회수목록을 만들어주면 너도 못 받는 돈을 어느 정도 찾아 주겠다” 며 목록작성을 요구했다고 한다. 정 부장은 총괄장부를 참고해서 목록을 만들었고 남씨는 그 목록을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또 로비자금 등 개인별로도 다 뽑도록 했다. 그것만 있으면 누가, 언제, 어떻게 돈이 오갔는지 다 알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그는 목록을 들고 구속 상태에 있던 한 사장을 찾아가 채권회수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이 물었다.

-목록에 ‘의원 3억, 2억(이 부분은 볼펜으로 쓴 것임)’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 5억이 달러냐, 수표냐, 현금이냐를 정 부장에게 안 물어 봤나.

“안 물어봤다.”

-왜 안 물어봤나.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서 그랬다”

-(그밖에) 9억이란 말 들어 봤나.

“못 들어 봤다”

-이 채권회수목록을 근거로 사실확인을 하거나 민사소송을 내거나 변호인의뢰를 한 적이 있나.

“한 적이 없다. 특별히 받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 정 부장이 만든 ‘채권회수목록’이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으며 그것을 로비자금 등 개인별로 뽑기만 하면 누가, 언제, 어떻게 돈이 오갔는지 다 알 수 있다던, 그래서 자신도 자필로 작성해 놓았고 지금도 자신의 사무실 어딘가에 그 목록이 있을 거라는 조금 전의 자신만만했던 장담을 180도 뒤집는 증언이다.

5억의 내용에 대해 남씨가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하고 ‘9억’이란 소리는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증언에 당황한 검찰은 “정 부장이 B장부(일종의 비자금 장부)를 보지 못한 채 채권회수목록을 만들었기 때문에 4억이 누락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다. 여기서 잠깐 지난 2월7일 열린 6차 공판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정 부장은 남 씨의 요청을 받고 자신의 USB에 저장한 액셀파일의 날짜순 백데이터를 이름별로 소팅해서 ‘채권회수목록’을 작성했는데 그 백데이터는 회사의 총괄장부와 B장부(일종의 비자금 장부)를 참고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채권회수목록을 작성하고 나서 USB를 잃어 버렸다.

총괄장부의 행방도 묘연하다. B장부에 있는 어떤 항목은 ‘채권회수목록’에 올라 있는데 어떤 항목은 누락이 됐다. 여기에 어떤 기준이 있느냐니까 없다고 했다. 검찰 주장대로 ‘한 의원’에게 9억이 전달됐으면 그것이 모두 채권회수목록에 적혀 있어야 할 텐데 5억밖에 적혀 있지 않았다. 4억이 어디로 갔느냐니까, 아마 백데이터에 ‘의원’이라 써 있지 않고 ‘이원’이나 ‘으원’으로 써 있어서 명칭별 소팅 때 누락된 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소리를 했다. 그런데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백데이터가 담겨 있는 USB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니….

세월이 얼마나 흘러갔다고 검찰이 딴 소리를 하는 것이다. 이날 남 씨도 자신은 B장부를 본 적이 없고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총괄장부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른다고 했다. 재판장이 “자신이 자필로 작성한 서류도 있다고 했는데 못 찾는가”하고 물었더니 “사무실 어딘가에 있을 텐데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재판장이 다시 “한신건영 처음 갔을 때 5억소리를 들었다고 했는데 (정확히) 언제 들었나”하고 묻자 “(한 전 총리 비서 김 아무개씨로부터) 2억을 다시 받아 월급 줬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중에 정 부장이 (김 비서에게) 5억이 갔다고 했을 때 그 2억원이 5억원 외의 돈인지 5억에 포함된 돈인지는 몰랐다”고 답변한다. 이제 검찰이 한 전 총리에게 전달됐다는 9억원을 끌어 대기는 완전히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점점 더 미궁 속에 빠지는 ‘총액 9억’

검찰은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나선 함 아무개 전 한신건영 임원을 상대로 그가 한 사장과 주고받은 수십 통의 편지내용을 근거로 밤 1시 넘어서까지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대부분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오갔던 편지들인데 그 중에서도 한 사장이 김 비서를 통해 한 전 총리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속내를 비치는 듯한 편지만 증거로 제출했다. 이 모든 편지들은 이 증인에 대한 압수수색은 물론 한 사장이 만기석방되기 전 자행했던 몰수로 확보된 문건들이다.

그런데 검찰의 의도와는 달리 자꾸 6억원이 한 총리에게가 아니라 교회 장로나 건설브로커에게 전달됐다는 정황이 튀어 나온다.(검찰은 한 사장이 3억씩 세 번에 걸쳐 한 총리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 사장은 양심선언 이후 문제의 돈 9억 중 3억은 개인용처로 총리의 비서 김 모 피고인에게 빌려 준 것이 맞지만 나머지 6억은 일산지역의 교회 신축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비용(처음에는 성과급이라 주장)으로 썼다고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2008년 11월 편지. “김 비서에게 내 처지 이야기해주고 면회 오게 해 주세요”라는 대목이 나오는 반면 “김 장로, 박 아무개(브로커)가 지원받은 게 얼마인데…”라고 섭섭함을 토로하는 대목이 나온다.

2010년 4월 편지. “박 아무개의 마귀행각. 교회 건설 수주 안 되는 줄 뻔히 알면서 김장로 뒤집어씌우고, 이번에 보니까 영업비, 카드비, 직원비용 등 비용이 6억이 넘어요”

2010년 5월 편지. “앞으로 선거 후 재판 증언에 가슴 조이는 긴장…, 김장로를 오해…, 접견 안 와서 그랬는데 이번에 보니 많이 도와 줬더라, 그밖에 채권회수목록에 있는 명단 중에 누구라고 할 수 없지만 돈을 받아간 것 같아서 확인해 보는 것…, 확실한 제보자를 알 수는 없지만 직원들이 진술을 적극적으로 잘 해 줘서 심적 부담을 덜었구요, 검찰에서 웃음거리가 됐구요”

그리고는 12월 20일 한 사장은 양심선언을 했고 지난 1월 11일 4차 공판에서 김 장로, 박 아무개 씨와의 대질신문을 통해, 두 번에 걸쳐 3억씩 6억원을 그들에게 전달했던 과정을 생생히 진술했던 것이다.

검찰이 무리수로 확보한 편지들, 한 사장의 결의도 숨어 있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해 놓고도 숨겼던, 올 3월 경 한 사장이 지인을 통해 함 아무개 증인에게 보낸 비밀서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변호인신문을 통해 밝혀진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저야 이미 어떤 고난이라도 제가 저지른 잘못의 ‘제몫’이라 사력을 다해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밖에서 제 진실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해요. 제 사건은 처음부터 시작이 현 서울시장당선을 돕고 ‘노무현 정신 지지세력 척살’을 목적으로 정권 핵심부에서 계획적으로 진행된 수사입니다. 때문에 관련 고위 검수사관과 방대한 법무부 조직을 움직여서 모두 그들 나름대로 관직 생명을 걸고 총력(사력)을 다하고 있어서 결과에 따라 (재판) 분명 그 대가가 치명적이라 믿고 저 역시 결연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어요. 제 ‘진실’ 믿어주시구요.

어느 분 서신에 해주신 말씀처럼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모가지가 비틀어져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꼭 새벽을 알리는 소리는 (그래서 누명쓰신 분들에 참회하는) 지르고 죽을 수 있는 닭 모가지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고난이 꼭 낭비한 시간이라 믿지 않아요. ‘진실’이 반드시 승리하지 않는다는 것에 그로 인해 극심한 ‘오한’을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남아있는 모든 사력을 다해서 이겨낼 것이니 성원해 주셨으면 해요. 하루하루 참회하며 ‘감언이설’과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묵인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다짐 속에서 ‘반드시’ 용서를 받지 못할 잘못을 속죄하며 ‘진실’이 승리하는 것 보여드릴 것입니다. 공개해도 아무 상관없으니 지인들에 전해주세요.”

[(지키자)386]

자신이 없으면 끝내던지.
칸총재를 담당한 미국의 검찰들을 보면 답이 나오는데

[다함]

불쌍한 우리 한명숙여사님 이 희생 의 세월 을 보내시고 계시는군요..!!

[가을황소]

한총리님 얼마남지 않았는데 힘내세요.....

[노한사랑]

휴 !! 힘내십시오 . 사랑 합니다

[이계석]

문한이도 올여름에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떡검들은 한명숙 전 총리님을 재판으로 몰고가는 정치검찰 이재는 얼마 안남았으니 총리님 심네새요,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