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큰오빠와 함께 나다극장의 조정림씨가 주신 초대권으로
동숭씨네마텍에서 <살인의 추억>를 같이 관람하다.
엄마, 아빠께서 결혼하신지 어느덧 34년이란 세월을 보내셨다고 한다.
아빠와는 사실 예전에 샵주들 시사회가 있음 가끔 모시고 가서 영화를
관람한적 있고 큰오빠랑도 가끔 같이 본적이 있으나... 엄마... 그리고
이렇게 다같이 관람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두분이서 결혼하시고 함께 처음으로 극장이란 곳을 온것이다.
조정림씨가 <살인의 추억>의 초대권을 8장 주셨을때... 4장은 우리샵을
이용하고 계신 손님들께 나눠주었고... 나머지 4개는 아빠의 외출에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알바생이 오전에 알바를 해줄수 있는 수요일날
그렇게 우린 영화관람을 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사실 처음에... 내가 같이 가자고 부모님과 오빠에게 말할때는...
그리 동조를 잘 안해주셨다... -.-;;;
"엄마... 딸 소원이예요~ 이거 엄마, 아빠께서도 좋아할 영화란 말이예요~"
그런 나의 간절한 이야기에... 다들 그렇게 수요일 하루를 나에게 맡기기로
하셨던 것이다.
큰오빠의 차를 내가 몰고...(큰오빠는 면허가 취소되어 운전을 할수 없다. -.-;;
운전할수 없는 차를 팔아버리려고 했지만... 간혹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위해
나가야 할때를 대비해 그냥 두기로 결정을 하고 그냥 주차장에서 모셔두고 있다.)
동숭씨네마텍까지 가기는 사실 그리 쉽지가 않았다.
아빠께서 원체 집에서만 계셨고, 운동을 많이 못해서 그런지 힘도 좀 딸리셨다.
거기다 아빠쪽 식구들이 다들 하체는 호리 호리~ 상체만 살이 찐 타입이라
(희야도 아빠 닮아서 하체보다 상체 비만이당.. -.-;;) 걸어다시는게
그리 쉽지 만은 않으셨고 아빠를 부축하고 걸어야 하는 큰오빠와 나도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었더랬다.
극장앞에 도착할때쯤... 둘째오빠가 왠일인지 나에게 전화를 했고 난
"우리 영화보러 왔다~ 부럽지?"라고 이야기 하자...
둘째오빠는 입나온 목소리로...
"모야 모야~ 나만 왕따당한거야??? 아~ 서러워~"라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극장에 도착하니 아직 상영하기 전 시간이라 상영관밖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 있게 했었는데 그곳에 지키고 있는 분이 우리 식구들을 보더니..
먼저 들어가도 된다고 배려를 해주셔서 다른분들보다 먼저 극장에 그냥 들어갈수 있었다.
같이 영화를 보러왔지만.. 엄마와 아빠의 첫 극장동반의 의미를 좀더
주기 위해 두분이서 같이 앉게 했고... 그 앞 자석에 큰오빠와 내가 앉았다.
조금뒤 영화는 시작되었고...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엄마, 아빠의
소근거림도 들리고 큰오빠의 탄성도 들렸었다...^^
<살인의 추억>은 사실 나는 두번째 본 영화인데....
두번째 본 영화는 더더욱... 첫번째 미쳐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는데... 첫번째 볼때... 그저 웃기만
했던 장면에서 조차 난 눈물이 나와 흠쳐야만 했다.
영화가 끝나고 뒤를 돌아 보며...
"영화 어땠어요? 좋으셨어요??"라는 나의 물음에...
엄마 아빠께서는 환한 웃음으로 그렇다 이야기 해 주셨다.
조정림씨가 준 선물은 그렇게 부모님께 소중한 선물로 변신하였고...
받은 선물을 다시 선물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새삼느꼈다.
예전에는 받은 선물은 나만이 갖고 고이 간직하면 좋은 줄 알았는데...
받은 선물이 또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전의될때의 그 선물의 가치는
무한대로 늘어간다는걸 요즘 정말 많이 느끼고 있다.
어째보면 조정림씨가 단순히 나에게 티켓8장을 준것이지만...
그것이... 내 손에 들어와 두장은 아는 동생에게 주었으며...
(그 동생은 필히 그 티켓으로 다른 한명을 보여 주며 같이 보았을것이고...)
또 다른 두장은 결혼하신 서울왕자님께 드렸는데 그분은 사모님과
이 영화를 보겠다고 했더랬다.
그렇다... 8장의 티켓은 조정림씨가... 나에게 선물하셨고, 나는
다른이들에게 선물했고... 그들은 또다른 사람과 선물하며 같이 보았을것이다.
와~ 그럼 도데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초대권으로 행복해 했을까?
잠시 상상해 보니... 가슴속에 찌릿 찌릿 감전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간혹 주변사람들을 볼때... 공짜로 얻은 시사회표등을 공짜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가볍게 여겨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로 그냥 버리게
되는 이들을 볼때가 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정말 여건이 안된다면... 그것을 좀더 가치 있게 쓸수 있는 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어떨지...? 오늘 이후 내 글을 읽은 이들중 이런
일들이 줄어든다면... 나는 내가 쓰는 이글에 보람을 느끼게 될것만 같다.
영화가 끝나고 의정부에 새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허대감이란
고기집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큰오빠가 의정부쪽에서 일을 하는데...
그곳에 물건 내려놓을것이 있어 잠시 들렸다 저녁을 먹으러 간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가 먹은 것은 다름아닌 갈비살... ^^
사실은 외각으로 나가서 먹을까? 도 생각했지만...
위치때문에 터무니 없이 비싸기만 한 음식들을 식구들은 모두 싫어하기
때문에 밥은 좀더 싸면서 맛있는곳에서 먹자는 의견에 모두 동의 한것이다.
5월 21일에 오픈했다는 이 음식점은 깔끔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친절했다.
온 가족이 이렇게 모여 식사를 하는것이 너무나 보기 좋았는지...
고기를 다 먹을때까지 직원분 한분이 옆에서 고기 굽는걸 계속 도와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좀더 편한 식사를 할수 있었고...
좀더 맛있게 고기를 즐길수 있었다.
아빠께선 머리를 다치고 나서는 음식을 허겁지것 마구 집어 드시려고
하셨기때문에... 음식 드실때 조금더 잘 보살펴 드려야 한다.
엄마께서도 배가 고프셨을텐데... 엄마는 엄마의 밥보다는 아빠를 먼저
챙겨드렸는데... 상추에 고기와 파김치를 하나 가득 싸서 아빠의 식사
패턴에 마쳐 입안 가득 넣어 주셨더랬다.
아빠는 그럴때마다 입안 가득 고기를 넣어 꼭꼭 씹어 밥을 드셨다.
그런 행복한 모습에 나는 자꾸만 고기는 뒷전이고 두분을 찍어 드리기 바뻤었다.
엄마께서 식사중에 이런 말씀을 내게 들려주었다.
지금은 아픈 아빠때문에 가끔 힘들때도 있지만...
아빠 돌아가시고 나면... 오늘이 무지 그릴울것 같다고 내게 말하셨다.
그말에 왜이리 가슴 언저리가 저려오던지...
그런 두분의 모습을 자꾸만 카메라 렌즈에 담고 담고 또 담았다. T.T
이 고기집에는 뚝배기에 개란찜이 공짜로 나왔는데...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것이다... 우리 식구들이 개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날... 그곳 사장님의 배려로... 우린 개란찜뚝배기를 3그릇이나 먹었당. ^^;
거기다 사이다도 한병써비스 받고... 나중에 후식으로 커피도 갔다 주셨다.
아~ 난정말... 인복 만큼이나 먹을복도 많다... *^^*
그 만큼 우리 가족 모습이 사장님 눈에 보기 좋으셨나보다.
나는 정말 엄마께 불만이 있다... -.-;;;
엄마께선 항상 음식을 드실때... 맛없는 것들만 골라 드신다는 거다..
하물며... 고기를 먹어도... 항상 타거나 맛없는 부위는 엄마께서 드시고...
잘 익은건 우리를 위해 남겨주신다.
그건 우리 부모님뿐만아니라.. 나이 드신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모습들이었을것이다.
이젠 정말 바뀌어야 한다...
우린 그렇게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한듯 먹어 버리면 안된다...
그날 나는 바짝 타거나 맛이 없어 보이는 고기들은 재빨리 젓가락로
내 입에 쏙쏙~ 넣어 먹었다!
타버린 고기임에도... 정말 맛이 있었다.
어머니... 제가 이나이 되도록 이전에 엄마 속을 태웠던 마음들을...
속제 하는 의미에서... 이젠 탄 고기는 제가 다 먹겠습니다.
엄마는 이제... 탄 고기 드시지마세요...
이젠 제가 대신 엄마의 힘들었던 맘을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정말로요... T.T
식사를 다 한뒤... 장흥에 바름쐬러 드라이브를 떠났다.
큰오빠는 장흥입구에 들어설때... 엄마께...
"엄마 이곳이 불륜의 장소인 장흥이랍니다... "라고 짖꿋은 농담을 했다. ^^;
낮임에도... 정말...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연인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정말 분륜의 장소이란 말인가??? ^^;;
하루종일 안하던 운전을 했더니 허리도 아프고...
근처 풍경좋은 곳에 잠시 차를 세워 부모님께 맑은 공기와 풍경을 보여드렸다.
"엄마... 저기 풍경 이쁘죠??? ^^"
서울에서 그리 떨어진 곳이 아님에도... 나무들이 많아서 그런지..
정말 공기가 남달랐다.
부모님 핑계로 온곳이지만... 나또한 이곳을 구경한적이 거이 없기에...
부모님 못지않게 정말 나도 신났다~
안그래도 요즘 답답한 일들이 많았는데... 어찌나 기분이 탁 트이던지...
아픈 몸도 이젠 다 나을것만 같았다.
다시 차를 몰고 주변을 돌다가 차한잔 하고 가자는 큰오빠의 제한에
갓길에 잠시 차를 세웠다.
몸이 불편한 아빠이기에 혹시나 위험할수도 있기에 나혼자 직접 건널목을
건너 칡차를 파는 곳에 갔더랬다.
칡차 가격을 물어보니... 한잔에 1500원이란다.
그래서 두잔을 사들고 차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두잔을 넷이서 나눠마시는 기분은 정말 쥑인다.
나는 사실 취향에 안 맞아 맛만 보았다...^^;
아빠도 처음에는 맛없다고 안 드신다는거...
"아빠... 이건요...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 몸 좋아지시라고 드시는 거예요~
그러니깐 남기지 마시고 다 드세요~"라고 했더니 남김없이 다 드시고 빈컵을 주셨다. ^^
집으로 돌아오니 다들 지쳤는지 모두 넉다운...^^;;
으메... 저도 운전하느라고 피곤했다고요...
그러나... 희야가 젤 젊으니깐... 아직도 불끈 불끈~! ^^
아빠는 딸이 너무나 운전을 잘해서 좋으셨단다....힛~
암튼 그날 우리가 쓴돈은... 극장에서 부모님 콜라 2캔 3000원
고기집에서 35000원 칡차 3000원 영화보느라고 주차장이용료 9000원이 전부다.
한마디로 장흥에가서 분위기 좋은데서 차한잔 마시는 금액으로
우린 그렇게 알뜰이 최대한을 즐기고 온 것이다. ^^;;
집에 도착해 보니 오늘의 왕따식구 둘째오빠가 집에 와 있었다.
같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게 무지 아쉬웠는지 부모님댁으로 와 있었던 것이다.
(둘째오빠는 결혼한 오빠이다...^^)
다른 식구들을 기다리면서 둘째오빠는... 오빠가 좋아하는 디아블로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나의 이쁜 소서도 찍어줘라고 외쳤다!" -.-;;;
같은 시간을 못보내고 온것을 무지 아쉬워 하는 둘째오빠를 위해 큰오빠가
요모조모 술집에서 술한잔을 쐈당~! ^^
요건 첫번째 시켰던 햄말이야채튀김이란 안주... ^^
요 모습을 보면... 큰오빠와 작은오빠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줄 아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사실 둘은 1살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원체 부모님께서 윗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는걸 가르친 데다가...
큰오빠는 장손이니깐... 항상 친하게 지내지만...
공경하고 지내는 우리 두 남매...^^;;
둘째오빠의 아쉬움을 호프집에서 술한잔과 대화로 풀었고...
나는 알바생 교대시간이 늦은 관계로 부랴 부랴 또 매장으로 뛰어 나왔다. ^^;
그리고 그날 밤... 샵에서 논만큼 실컷 일을 하고 아침을 맞이했다. ^^;
정말 희야는 최력이 짱이당...
역시... 난 20대였던 것이다... ^^;;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온 희야가~
휘리릭~~~~
<못다한말...>
간혹... 내 사진일기를 보는 이들에게... 종종 듣는 말중...
"참 효녀네요..."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그말을 들을때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기가 힘들다.
보모님은 내가 태어나 지금까지 항상 하는 일을...
나는 가끔 시간날때 요정도 밖에 못하는걸 효녀라고 하다니...
그럼 부모님은 우리에게 맨날 효도하는걸까???
앞으로는 그런말 말고... 정말... 따뜻한 인사말을 남기고 싶다면..
이런 말은 어떨까요??
"와~ 부모님을 사랑하고 계시는군요..."라고... ^^;;
비록 엄마의 사랑에 100분의 1정도만을 돌려드리고 있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행복해 하시니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밤은 집에 들어가시면 부모님 손을 꼭 잡아 드리는건 어떨까요?
사랑이 별건가요?
손잡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 되는 거랍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
오늘도 지루한 글 애정어린 시선으로 꼼꼼히 읽어주신 분들께
많은 감사를 보내며...
행복한 희야의 집 뉴스를 마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하자면... 이 모든 시간들의 계기를 만들어 주신
조정림씨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말을 드립니다. ^______________^
첫댓글 *^^*
앗 살 빼야 겠당~! 얼굴이 보름달이넹....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