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어야 핀다는 매화생각때문일까..? 따뜻한 온기가 그립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커피의 향으로 마음을 데워본다
나에게 의미가 깊은 첫 산행지였던 매화산<매봉산>을 향한다
칠선휴계소를 지나 자 빈 논을 가로 질려간다
온통 얼어버린 것 같은 넓은 들판이 어느새 봄 기운이 돋는다
파릇파릇한 엷은 연두빛으로 태동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내 유년의 기억속에의 저 들판은 넓은 마당이었다
하단 승학산 자락에 자리한 외가집...!
굳이 약속을 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가면 동무들이 신명나게 뛰어 놀던 곳
그러다 지치면 양지 바른 곳에 둔 짚단옆에서
서로 무릎맞대며 쪼그리고 앉아 깔깔대던 곳인데..
대자연의 품속에서 마음껏 호연지기를키우며 밝고 아름다움만 알았던 것은
들판의 여유로움과 푸근함때문이리라!
그래서일까..세월이 흘려 지금도 자연을 떠나 살수 없기에 이렇듯
산자락을 찾아 헤매며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2시간30분을 달려 목적지에 다달았다
입구에는 합천의 찬바람이 거들먹거리며 마중을 나왔다
어디선가 불어줄 매화향기를 찾아 산길로 접어든다
사람은 걸어 다닐때 머리속이 가장 맑다고 한다
그래서 산행하는 거리만큼 나만의 명상시간을 가질수 있다
겨울 끝의 산길은 녹은 눈으로 메마르고 척박한 길을 후줄근히 적셔주고 있다
때로는 미끄러워 꾹꾹 눌려 걸음을 걸어본다
아무리 완만한 경사길이라도 경박함과 멍청함을 용서치 않는다
그래서 아이젠으로 재무장하고 남산 제1봉으로 향한다
눈을 들자 산마루에서 힘들게 넘어오는 산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입석바위들!
마을을 지키는 장승처럼 매화산을 둘러싼 돌솟대는 마치 당산지주처럼 당당하다
기암괴석이 늘어선 적벽마다 뿌리를 박은 나무는 마치 제비집처럼 터를 잡고 있다
지리산에는 고사목이 정상을 앞둔 사람들을 앞도하듯
매화산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바위들이 침묵의 충언과 준엄한 꾸짖엄으로
마음을 다잡아 주는듯 하다
드디어 남산 제1봉에 올랐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매화산!
비울것 다 비우고 지금은 氷花를 그린 한폭의 수묵 담채화로 겨울을 피워내고 있다
미처 매화를 피우지 못한 자책감일까.?
마치 응석을 부리는 듯 거친 숨결을 토닥토닥 잠재워 주는것 같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단지봉<1028m>으로 향한다
음지속에 갇힌 단지봉으로 가는 길이 온통 눈밭이다
미끌어 지듯 단지속으로 빨려 들어 가는 것 같다
단지봉은 어떻게 생겼을까..?
웬지 소중한 그 무엇이 있을것 같은 호기심으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오로지 무채색의 향기 로 가득한 길..
폭신한 그 길을 무아지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우리에겐 기다림의 미덕이 있다
기다림의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기다림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언젠가 이 산에서 애기매화 를 볼 수 있다면..그런 바램으로
또다시 매화산을 찾을 것이며 만약 볼 수 없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하산끝에 만난 인정언니는 이름모를 새를 측근에서 봤다며
사춘기 소녀처럼 눈빛이 반짝였다
이처럼 산은 우리 곁에서 잃어버린 감성을 불어주고 깨우쳐 주기도 한다
그래서 자고 나면 또다시 그 곁에 머물고 싶어
가슴앓이가 시작된다
너무도 고맙게..!
|
첫댓글 역쉬 들꽃여인 이로소이다.
잘보고 갑니다 항상 가슴에 와 닸네요
언제부턴가 뒷풀이는 하산끝의 즐거움이 되었다 최고의 안주가 무슨 소용!.사람만큼 좋은 안주가 없으니..그래서 항상 분위기에 취한다 일행을 위해 준비하시는 대장님과 뒷전에서 수고하시는 분에게도 감사드리며...꾸벅!
누야 시집은 언제 나오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