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8582칠자병차(厚紙8582七子餠茶)’는 윈난성 서쌍판납 지역의 큰 찻잎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대엽(大葉)청병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차는 순하고 강한 묘미와 감귤류를 생각하게 하는 상쾌한 향이 있는 1980년대의 걸작품이다. 1985년 2월에 윈난성의 유명다창(맹해다창, 곤명제일다창, 하관다창 등)에서 창고의 한쪽에 방치해 두었던 퇴적(堆積)찻잎을 정리하려고 하였다. 그때에 맹해다창의 창고 구석에서 방치되어 왔던 산차(散茶)가 발견되었다. 산차는 찻잎이 아직 성형되지 않은 상태의 것을 말한다. 녹차와 같이 산화발효를 멈춘 쇄청모차( 靑毛茶)를 창고에 쌓아두고서, 완만한 성분의 변화로 맛과 향이 순하게 될 때를 기다린다. 이것을 ‘진년(陳年)찻잎’이라 부른다. 진년 찻잎을 사용하여 고형차로 만드는 기술은 50년 이전의 민영 다창에서 차 만들기가 번영하던 무렵에 이미 활용하였던 기록이 있다. 또 50년대 인급(印級)의 차를 만들 때에도 진년 찻잎이 이용된 기록이 있다. 70년대는 진년 찻잎을 블랜딩한 명작 ‘7582대엽청병보이차’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85년 2월에 창고로부터 나온 그 찻잎은 야생의 것이라 생각될 정도로 큰 잎이지만 이것이 차나무의 잎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식물의 잎인지 분명하지가 않았다.
이에 맹해다창에서는 항주의 녹차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산다속(山茶屬: 춘속(椿屬))의 차나무인 것으로 밝혀져, 찻잎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홍콩의 무역상인 남천공사(南天公司)가 85년에 윈난의 맹해다창에 주문을 하여 이 진년 찻잎을 블랜딩한 병차로 성형을 하고 다호를 ‘8582’라 붙였다. 이때 남천공사는 조장(粗壯)의 찻잎으로 병차를 만들고 싶다고 원했지만, 다창은 조장(粗壯)과 조엽(粗葉)의 의미를 혼동하고서, ‘조엽’의 8급이나 9급의 찻잎을 사용했다. 게다가 조장이란 봄에 채취한 것이지만 두툼한 형태의 찻잎이다.
그리고 2년 후인 1987년에 홍콩으로 옮겨진 남천공사로부터 이것을 구매한 임기원(林奇苑) 등의 차 상인들의 창고를 거치고, 1993년에 대만의 영태다행(永泰茶行)을 거쳐서 2001년부터 대만의 다른 차 상인의 창고에 들어가고, 2004년 가을에 상하이에 도착했다. 1985년에 초대 ‘8582’라고 하는 다호의 차가 완성된 것처럼 들리지만, 오행도서출판사의 조사에 의하면 이 ‘8582’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75년경부터 만들어져 있던 ‘7582대엽청병보이차’의 것으로, 남천공사가 그것을 개명하여 판매한 것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 차는 대나무 껍질로 포장되어 있지만, 각 상품의 두께가 다르다. 늘어놓고 말린 유연성이 없는 진년 찻잎을 병차로 성형하고 있기 때문에 병차의 형태를 깨끗하게 하려면 무리가 따른다. 각각의 중량은 거의 같아도 형태가 찌그러지기도 하고, 두께가 각각 다르기도 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원료가 된 쇄청모차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병차로 성형된 것은 1985년이지만, 창고에서 산차 형태로 숙성된 것은 더 오래전일지도 모른다. 만약 ‘7582대엽청병’과 같다고 하면, 75년경에는 벌써 진년 찻잎으로 일정 기간 메이커의 창고에서 숙성된 원료가 있었다는 것이 된다. 그 무렵부터 맹해다창에서는 찻잎을 블랜딩하는 배방 기술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메이커의 창고에는 여러 가지 찻잎이 저장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1985년에는 수년이 경과한 진년 찻잎도 있었다는 것이 된다. 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