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떠나서 용인과 영흥도를 오가며 몹시 피곤하게 보낸 일주일이었지만 무사히 완도항에 입도하여 승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은 자정을 향해가고 있고 배 출발시간은 2시 30분입니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길다면 긴 시간인데 다시 만난 준이는 집에만 내내 있었을 것인데 표정은 밝고 안정되어 보입니다. 집에만 있으면서 휴대폰 보기만 했으니 확실히 눈가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보이기는 합니다. 너른 공간 노출은 사실 매일 몇시간씩해도 부족할 판이라서 집이란 한정된 공간에만 있었으니 눈뜨기도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긴 합니다.
준이를 비롯하여 눈문제 비중이 큰 아이들은 연령이 올라가도 개선의 기미가 참 많이 약해보입니다. 눈이라는 것이 한 사람을 지배하는 영향력이 너무 큰지라 일반인도 그럴진대 우리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할까 싶습니다. 거의 정상에 가까운 청각능력조차 의미있게 써먹지 못하게 만드는 안구가동의 문제! 이해조차 받기 어려우니 이 특별하고도 난해한 문제를 어찌하리오... 제주도 가거들랑 그저 또다시 달려보는 수 밖에요.
태균이는 제주도사람 다 된양 영흥도집에서 당연시 여기던 국사봉 등반도 외면하고 그저 제주도 돌아갈 날만 꼽는 듯 합니다. 언제가나 하는 마음으로 엄마의 통보만 기다리는 듯,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서의 시간에 애써 할 일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제주도에 가서 하지 뭐... 이런 태도입니다. 제주도살이에 대한 인식이 이제 공고해졌다고나 할까요.
미세먼지도 너무 심한데다 도시의 환경들로 인한 복잡다단 모습들이 점점 적응하기 싫은 부분들로 부각됩니다. 굳이 이런 환경 속에 있지 않아도 되는 생활의 묘미를 터득하고 난 자의 편애적 선별이 점점 삶의 중심으로 가고 있네요. 영흥도만 와도 '바다다!'라고 환호하고 좋아하는 도시사람들이 대부분이건만 새로 선택한 삶의 질은 이미 영흥도 차원은 아닌 듯 합니다.
배에 오르고나니 너무 반가운 얼굴, 김명희직원! 오늘 근무일이었나 봅니다. 얼른 우리만의 방을 하나 내어주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간만에 완도행이었는지 한 명은 어디갔느냐고 묻습니다. 완이이야기입니다.
완이녀석... 학교 안가려고 용쓰고 있답니다. 지루하고 재미없고 할 일이 거의 없다 느껴지는 학교생활인 듯 도망갈 궁리만 하는 모양입니다. 비행기타도 아무렇지 않게 해놓았건만 다시 쭈뼛대고 거부하며 불안에 휩쌓인 행동을 자주 보인다고 합니다. 예전 모습으로의 복귀인 듯,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지만 절반 이상은 또 부모의 방치결과인 듯합니다.
여름방학 때 제주도보낸다고 좋아하는 엄마를 보니 완이녀석 진전보다 퇴보 쪽으로 간 듯 합니다. 진전은 어렵지만 퇴보는 너무 쉽습니다. 안타깝고 또 안타깝습니다. 여름방학 때 다시 만나거든 다시 달궈야 할 듯 합니다.
첫댓글 나아져도 고착화가 힘들고 다시 퇴보 하는 우리 아이들이 슬픕니다.
여름 방학은 이래저래 바쁘시겠습니다.
건강하고 보람된 날들이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