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딸이 집에 오면 같이 넷플릭스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봅니다.
그 중의 하나가 TV드라마 시리즈 Drop Dead Diva인데
25살 짜리 늘씬한 패션모델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었다가
33살 짜리 뚱뚱한 여변호사 '제인'의 몸에서 깨어나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입니다.ㅎㅎ
물론 코메디이지요.
그런데 참
마음이 찡해지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이 있단 말입니다.
어제 본 에피소드에서는 이런 대사가 있데요.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자신이고
우리가 사는 곳이 우리 자신이라는 말이 있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는 그냥 우리 자신이다.
그것은 계속해서 변해가고 있고.
흠...
내 생각에는
모두가 맞지 않을까 싶다...
우리 몸은
확실하게
우리가 먹는 것으로 만들어지고
우리 사는 장소 또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고 보거든요.
집의
모양
크기
색깔
가구배치
정리된 모양
모든 것이 그곳에 사는 사람을 보여주다.
그러면서도
우리 자신은 또한
그것들과 동떨어진 다른 무엇이기도 하지요.
이번 삶에서 취한 갖가지 위장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무엇.
계속해서 변해가는 존재인 것도 맞구요.
몸의 세포도
죽어 없어지고 다시 생기고
마음도
생각도
변해가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나인가???
참
큰 질문이지요?
심각한 질문...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들이 있긴 합니다.
제인이 한 대사처럼
내 몸
내 사는 곳.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생각
내가 하는 행동
내가 하는 일 또한
나를 보여주지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나는 아니다.
나는
그런 모든 것들을 넘어서는
무엇인 것.
Seth는 자기 자신을
'더 이상 몸에 촛점을 맞추지 않는 에너지 에센스'라고 표현하데요.
우리는? ...몸에 촛점을 맞추는 에너지 에센스?
에너지 에센스...에너지 정수...의식을 가진 에너지 본질...결코 사라지지 않는 존재
지금
이 몸을 사용하고 있고
몸에 촛점을 맞추고
이 3차원 공간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의식을 가진 에너지
몸을 벗으면?
더 이상 몸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다른 차원에 촛점을 맞추는 의식을 가진 에너지...가 바로 나다...
왜 나는 이 몸을 갖고
이 공간에 존재하는가?
바로 변화를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에너지의 변화
의식의 변화.
그것을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른 모든 것에 일어나는 변화는
우리가 잘 인식하고 기대하기까지 하는군요.
계절이 변하고
밤낮이 변하고
풍경이 변하고
헐벗은 나무에서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우리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떤가???
겉모습의 변화는 그래도 눈치를 채네요.
내부의 변화는 어떤가?
변화를 느끼는가? 인식하는가?
어릴 때의 나와
청소년 때의 나
장년의 나
노년의 나
얼마나 달라졌는가?
고개가 흔들어집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변한 것을 발견하는 것이 더 쉬울 겁니다.
나 자신이 변한 것보다 말이지요.
나는 똑같은 것같고
남만 변한 것같다...???
어제 딸과 같이 본 다른 영화 Heatstroke에서
아빠가
떨어져 살고 있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열 세살짜리 딸과 만났을 때 이런 대화를 합니다.
엄마에게 돌아오지 않을 건가요?
아니.
엄마와 나는 정말 사랑했었어.
하지만 지금은 서로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거든.
한 마디로
변했다는 거지요.
오래 전에는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이
똑같든지
적어도 비슷했지만
이제는 그 차이가 너무 커져
함께 할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다...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함께 하다.
요즘은 그 게 왜 어려운 것일까?
아하!...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변화가 정말 빨라져서 그런가보다...이런 생각.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온갖 기계들, 기술들이
전혀 없던 시절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난 장소에서
죽을 때까지 살던 시절
그 예전에는
모든 것이 느렸지요.
한 번 배운 것을
평생 써먹을 수 있었을 만큼 말입니다.
변화가 없던 시절
있어도 느려터지던 시절...
그러니 사람도 변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게다.
죽을 때까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요즘?
무엇이 오래 버티는가?
매일같이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
변화의 속도에
눈이 돌아가고
머리가 어지러운 세상
그만큼 우리 내부의 변화도 빠른 세상
그래서 똑같은 사람이 만나도
빠른 변화 속도 때문에
오래 함께하기 힘든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이 차원, 이 공간에서의 모든 변화는
결국 인간 내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
누구나 변하고 있다.
나도 변하고 있고.
변화의 속도는 물론
개인마다 다르지요.
이렇게 핑핑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변화를 멀리하는 이도 있고
변화의 물살에 올라타는 이도 있고.
그 결정도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내가 하는 것.
나는
내 삶을
계획하고
감독하고
연기하는
고유한
의식 에너지 정수.
돌아보면
짧지 않은 기간을 살아왔습니다.
얼마나
내 각본을 잘 따라왔을까?
해야할 어떤 역할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어떤 변화를 이뤄왔을까?
어떤 변화가 더 남았고?
답은
내 상황에 있다지요.
내가 처한 상황
내가 해내야할 역할
내가 해내야할 일들.
고개를 흔들게 됩니다.
혼자 조용히 웃어보구요.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갈 데까지 가보자...되어야 할 내가 될 때까지...
후우...달리 별 도리도 없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