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紫霞 申緯 誕生 250周年記念 書畵展;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紫霞 申緯 誕生 250주년을 기념하는 書畵展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명: 자하 신위 탄생 250주년 기념 서화전: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전시장소; 상설전시관 2층 書畵室
-전시기간; 2019.11.05(화)~2020.03.08(일)
詩·書·畵 三絶이라고 일컫는 申緯(1769~1845)의 雅號인 ‘紫霞’는 神仙의 세계를 물들이는
‘자줏빛 노을’을 뜻한다. 神仙처럼 高潔한 삶을 꿈꾸었던 紫霞 申緯의 藝術이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중앙박물관 2층 書畵室에서 펼쳐진다.
(*緯: 씨 위 *紫: 자줏빛 자 *霞: 노을 하 *潔: 깨끗할 결)
옛 文人들은 詩와 글씨와 그림이 모두 作者의 內面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으로 보았으며,
세 가지에 모두 뛰어난 인물을 ‘三絶’이라고 일컬었다. 紫霞 申緯는 19세기 前半 文化界를
대표하는 三絶이었다. 生前에 그의 詩를 옮겨 쓴 수많은 筆寫本이 유통될 정도로 紫霞 申緯는
최고의 詩人으로 추앙 받았으며, 대나무 그림에도 뛰어나 朝鮮時代 3대 墨竹畵家의
한 사람으로 꼽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朝鮮後期 藝壇의 總帥였던
豹菴 姜世晃(1713~1791)에게서 指導 받고, 뒤 世代인 秋史 金正喜(1786~1856)에 앞서
朝鮮의 文藝를 集大成하였다. (*墨: 먹 묵 *豹: 표범 표 *菴: 암자 암 *晃: 밝을 황)
-첫 공개되는 申緯의 書畵를 만나다
이번 전시는 詩와 글씨, 그림이 어우러진 申緯의 藝術世界를 조명한다.
<붉은 여뀌를 노래한 詩>는 情景을 눈에 보이듯 묘사한 詩句와 활달한 글씨가 調和를 이룬
晩年의 傑作이며, <墨竹圖> 對聯에서는 그의 대나무 그림 솜씨를 감상할 수 있다.
紫霞 申緯는 題畵詩를 지어 書畵를 평론하기도 했다. [長壽를 祝願하는 마고(麻姑獻壽圖)]는
淸나라 文人畵家 博明(?~1789)이 朝鮮 使臣에게 그려준 그림으로, 약 100년이 지난 뒤 紫霞가
그림의 뜻과 세월의 無常함을 읊은 시를 餘白에 써 넣었다.
展示에는 先親에 이어 書畵로 이름을 날린 長男 申命準(1803~1842)과
次男 申命衍(1809~1886)의 그림도 출품되어 申緯 三父子의 書畵世界를 엿볼 수 있다.
-올곧게 추구한 古典의 가치
紫霞 申緯는 변하지 않는 古典의 精髓를 탐구했으며, 紫霞에게 古典의 價値는 옛 文人들이
올곧게 지켜낸 정신이었다. ‘蘇軾을 탐구하여 杜甫의 境地에 들어간다(由蘇入杜).’라는 그의
藝術論은 동아시아의 古典的 黃金期를 이 땅에서 이룩하려는 노력의 産物이었다.
紫霞는 地方官으로 在職할 때 罷職을 무릅쓰고 百姓을 위해 土豪의 橫暴에 맞섰다.
端雅한 紫霞 申緯의 글씨와 그림은 逆說的으로 치열한 삶 속에서 피워낸 것이었으며, 紫霞의
書畵를 鑑賞하며 그가 平生 다가가려 했던 理想的 人間의 모습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髓: 뼛골 수 *軾: 수레 앞턱 가로 댄 나무 식 *杜: 막을 두 *豪: 호걸 호 *
*對聯: 詩文 등에서 對가 되는 聯.
*신위[申緯(1769~1845)]
本貫 平山, 字 漢叟, 號 紫霞·警脩堂이며 神童으로 소문 나 14세 때 正祖가 宮中에 불러들여
칭찬하였다. 正祖 23년(1769) 文科에 及第, 都承旨를 거쳐 吏曹·兵曹·戶曹 參判에 머물렀으나,
朝鮮後期의 文臣 겸 詩人, 書畵家로 당시 詩·書·畵의 三絶이라고 불렸으며, 後世의 詩人들도
그의 作詩法을 본받았다. 筆法·畵風도 神境에 이르렀으며, 아들 命衍이 父親의 遺稿를 거두어
文集을 엮었다. 著書는 <警脩堂全藁>, <焚餘錄>, <申紫霞詩集> 등이 있다.
(*叟: 늙은이 수 *脩: 포 수 *稿: 원고 고)
紫霞 申緯 誕生 250周年記念 書畵展을 2회로 나누어 올린다.
2020.01.02 孤 山 朴 春 慶
紫霞 申緯 誕生 250周年記念 書畵展;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2-1)
(01)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상설전시관 2층 書畵室
紫霞 申緯 誕生 250周年記念 書畵展
(02) 紫霞 申緯 誕生 250周年記念 書畵展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03) 紫霞 申緯의 三絶에 대한 金祖淳의 評
申緯는 同時代 文人들에게 詩·書·畵 三絶로 尊敬 받았다.
楓皐 金祖淳(1765~ 1832)은 申緯의 詩가 한국 역사상 최고의 境地이며,
그림 또한 中國을 대표하는 文人畵家인 倪瓚(1301~1374)·沈周(1427~1509)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평가하였다. (*楓: 단풍 풍 *皐: 언덕 고 *倪: 끝 예 *瓚: 옥잔 찬)
나의 오랜 벗 紫霞는 열살 남짓부터 이미 三絶에 이르러서 古今에 그 敵手가 없으니,
하늘이 그 재주를 내신 것이 아닌가? 紫霞는 詩法에서 鴨綠江 동쪽에서 처음으로 묘한
境地를 창조하였으니 누구나 엿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 또한 奇妙하고 빼어나게 맑으니 雲林 倪瓚이나 石田 沈周같은 사람이 아니면 모두
그 相對가 될 수 없다. 다만 書藝만은 情趣가 지극하지만 詩와 그림만은 못하다.
그러나 이는 申緯 自身의 三絶 중에 論한 것이지, 만약 同時代의 다른 人物들과
비교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越等하게 뛰어나다. 겨울 밤에 우연히 紫霞의 墨竹을 보다가
그림으로 因해 글씨가 생각나고, 글씨로 인해 그림이 생각나서 이와 같이 頭緖없이 썼다.
모르겠다! 나의 意見 말고 또 다른 定論이 따로 있는지를! 紫霞를 論함에 나는 스스로
이 時代에 특별한 識見을 가졌다고 自負하노니, 만약 잘 모르는 이가 妄靈되다 말한다면,
나는 구태여 辯論하지 않을 것이다. (*緖: 실마리 서)
-丁亥年(1827) 南至 小晦 새벽 등불 아래에서 楓皐老人 金祖淳이 쓰다.-
-金祖淳 <楓皐集> 卷十六 [雜錄] 중에서-
*南至: 태양이 南回歸線 위에 이른다는 뜻으로, 冬至를 이르는 말.
*小晦: 그믐의 하루 전날. (*楓: 단풍 풍 *皐: 언덕 고 *晦: 그믐 회)
(04) 경수당 전고(警修堂 全藁) -申緯 -조선 19세기 -종이에 먹 -2006년 入手
紫霞 申緯의 文集 <警修堂 全藁>의 일부(卷 14~18)를 筆寫한 책이다.
申緯의 次男 申命衍(1809~1886)이 4,500餘 首의 詩를 年代順으로 정리하여 여러 편으로
엮고 優雅한 篇名을 각각 붙였다. 이 책은 卷次를 제대로 표기하고, 原文을 信賴할 수 있는
비교적 이른 時期의 筆寫本이다. 紫霞 申緯의 詩는 널리 愛用되어 生前에도 많은 필사본이
流通되었다. 이 詩는 申緯가 春川府使로 在職할 때 申命衍의 詩句를 따서 쓴 것이다.
어린 아들의 詩를 칭찬하는 仔詳한 아버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藁: 짚 고 *仔: 자세할 자)
(05) 경수당 전고(警修堂 全藁) [*(04)사진 왼쪽 페이지 중간의 글]
戱取 小垓子元庚 詠雪二句曰 ‘一邊來雪 一邊消’
(희취 소해자원경 영설이구왈 ‘일변래설 일변소’), (*戱: 희롱할 희 *詠: 읊을 영)
曰 ‘春雪春雨 同靄靄’ 爲首尾, 足成一篇(왈 ‘춘설춘우 동애애’ 위수미, 족성일편).
一邊來雪 一邊消, 春陽奪地 那由韜.(일변래설 일변소, 춘양탈지 나유도.)
小兒天機 活如許, 同一奪陽 誰能禦.(소아천기 활여허, 동일탈양 수능어.)
諸郞賞雪 碧梧軒, 謝女鹽絮 皆陳言.(제랑상설 벽오헌, 사녀염서 개진언.)
我欲借詩 評詩態, 春雪春雨 同靄靄.(아욕차시 평시태, 춘설춘우 동애애.)
(*靄: 아지랑이 애 *韜: 감출 도 *軒: 집 헌 *鹽: 소금 염 *絮: 솜 서)
*東晉의 宰相 謝安이 눈 내리는 풍경을 묘사해 보라고 하니, 큰조카가 “소금을 하늘에
뿌리는 것 같다.”고 하자, 조카딸인 謝道韞이 “버들개지가 바람에 날리는 것 같다.”라는
표현이 더 낫다고 했다는 逸話이다. (出典: 世說新語) (*韞: 감출 온)
*申命衍의 號 ‘靄春(애춘)’은 先親이 칭찬한 이 詩句에서 由來되었다.
*靄春 申命衍(1808~1886)은 紫霞 申緯의 둘째 아들로, 武科에 及第하여 여러 벼슬을
거쳐 府使까지 지냈다. 詩·書·畵에 능했으며, 그림은 山水·花卉·墨竹 등을 즐겨 그렸는데
山水畵는 전형적인 南宗畵法을 벗어나 오히려 北宗畵的인 성격을 띠었으며,
墨竹은 父親의 畵風을 따랐다. 주요작품은 <山水花卉圖帖>·<花鳥圖>·<牧丹畵> 등이 있다.
(*卉: 풀 훼)
*題跋이나 詩句 등 漢文은 音을 表記하고, 낯설고 어려운 漢字는 訓과 音을 달았으며,
漢文의 飜譯文은 사진을 참조하기 바람. (*跋: 밟을 발)
*사진에 있는 說明文을 보기 쉽게 하고, 헷갈리는 용어를 漢字로 쓰고 설명을 조금
보태느라고 說明文을 글씨로 썼다.
(06) 녹사 김경조를 기리는 비석의 탑본(錄事碑銘搨本帖)
-申緯 -조선 1824년 -탑본(搨本) -2005년 구입
開城 善竹橋 옆에 세운 金慶祚(?~1392)의 紀實碑 搨本으로, 金慶祚는 高麗 末期에 記錄을
맡은 下級官員인 錄事였다. 圃隱 鄭夢周(1337~1392)가 被殺될 때 圃隱을 감싸고 함께 죽어
忠義之士로 알려졌다. 金慶祚의 忠義를 기린 碑石이 두 차례 건립되었는데,
純祖 24년(1824)에 세운 비석은 開城留守 李龍秀가 글을 짓고, 紫霞 申緯가 端正하고
힘있는 行書體로 쓴 것이다. (*搨: 베낄 탑 *圃: 채마 밭 포)
(07) 녹사 김경조를 기리는 비석의 탑본(錄事碑銘搨本帖) 내용
高麗侍中 圃隱先生 錄事 珍島金公 慶祚紀實碑(고려시중 포은선생 녹사 진도김공 경조기실비)
古昔忠臣志士, 處危難而無官守者(고석충신지사, 처위난이무관수자),
欲自靖其身, 或隱於漁樵(욕자정기신, 혹은어어초),
或託於賈傭, 鏟跡匿名以沒世(혹탁어가용 산적익명이몰세),
則誰善於掌巧者, 無得以徵焉(칙수선어장교자, 무득이징언).
若官無崇卑而一朝能慷慨殺身者(약관무숭비이일조능강개살신자),
其名豈終泯乎哉(기명기종민호재). (*靖: 편안할 정 *樵: 나무할 초 *賈: 값 가 *鏟: 깎을 산
*巧: 공교할 교 *焉: 어찌 언 *慷: 슬플 강 *豈: 어찌 기)
(08) 황공망과 미실을 재해석한 그림(黃不黃米 不米法圖)
-申緯 -조선 1837년 -종이에 먹 -1909년 구입
北宋의 米芾(1051~1107)과 元末의 黃公望(1269~1354)의 畵法을 바탕으로 그린 山水畵로,
옛 大家의 法을 따르되 自由 自在한 정신을 表出한 작품이다. 빈 배는 東晉의
王徽之(王羲之의 五男·338~386)가 눈 내린 겨울날, 밤새 배를 타고 친구인 文人畵家 戴逵를
찾아갔다가 정작 집 앞에 도착해서는 興이 다해 만나지 않고 돌아왔다는 故事를 暗示하고 있다.
그림에 쓴 題畵詩는 申緯의 詩文集 <警修堂全藁>에도 收錄되었는데, 첫눈이 내린 밤 누군가를
찾아 훌쩍 떠나고 싶은 高揚된 興趣를 느낄 수 있다. 이 그림을 실은 <蘆舫書畵帖>에는
紫霞 申緯가 絳雪齋 南秉哲(1817~1863)을 위해 쓴 글씨와 그린 그림이 여러 폭 실려있다.
(*芾: 우거질 불 *徽: 아름다울 휘 *羲: 복희씨 희 *戴: 일 대 *逵: 길거리 규 *藁: 짚 고
*絳: 진홍 강
*題畫詩: 東洋畵에서, 그림의 題目과 관련된 詩를 지어 畵面에 적어 놓은 글.
(09) 황공망과 미실을 재해석한 그림(黃不黃米 不米法圖)의 題畵詩
日脚凝氷風怒呼, 樓陰山黛合糢糊. (일각응빙풍노호, 누음산대합모호).
夢回酒氣全消席, 人靜香烟尙在罏. (몽회주기전소석, 인정향연상재로).
一點斜飛融腝硯, 乾聲驟至變寒蘆. (일점사비융부연, 건성취지변한로).
偶然水墨參黃米, 驀地神遊訪戴圖. (우연수묵참황미, 맥지신유방대도)
(*凝: 엉길 응 *黛: 눈썹 먹 대 *糢: 본뜰 모 *糊: 풀칠할 호 *罏: 술독 로
*腝: 삶을 이 *驟: 다릴 취 *蘆: 갈대 로 *驀: 말 탈 맥 *戴: 일 대)
-初雪酒後, 自題黃不黃米不米法. (초설주후, 자제황불황미불미법).-
-印文: 紫霞(자하)
(10) 대나무와 바위(竹石圖) -申緯 -조선 18세기 後半 -종이에 먹 -1916년 입수
紫霞 申緯(1769~1845)는 열네 살에 豹菴 姜世晃(1713~1791)의 門下에 들어갔다.
훗날 “어릴 때 竹石 한 가지만 배운 것이 지금까지도 恨이 된다.”고 할 만큼 豹菴에게서 主로
대나무그림을 指導 받았다. 豹菴 姜世晃이 明末 書畵家 胡正言이 刊行한 <十竹齋書畵譜>를
비롯하여 中國畵譜를 참고했듯이, 紫霞 申緯도 그런 畵譜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畵帖 가장자리에 써 놓은 ‘申徽’는 申緯의 初名이다.
‘紫霞’라는 落款 아래에 찍은 印章도 ‘申徽之印’인 것으로 보아 이 그림이 申緯가 아직 初名을
쓰던 젊은 시절에 그린 것을 알 수 있다. 솜씨는 조금 서툴지만 먹의 濃淡을 조절하고 붓을
부드럽게 쓰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徽: 아름다울 휘)
(11) 행서 [천하에 몇 사람이 두보를 배웠나](行書 天下幾人學杜甫)
-申緯 -19세기 前半 -종이에 먹 -1917년 구입
東坡 蘇軾(1036~1101)의 詩에서 두 句節을 뽑아 쓴 것으로, ‘天下에 몇 사람이 杜甫를
배웠나(天下幾人學杜甫)’와 ‘당시 세상에 蘇轍 한 사람뿐이었네(當時四海 一子由).’이다.
각각 [공의보집을 보고 옛사람의 句節에 次韻하여 준다(次韻 公毅甫集 古人句節贈)]와
[미숙을 보내며(送美叔)]라는 詩에서 拔萃하여 蘇軾·蘇轍 형제가 杜甫를 繼承했음을 보여준다.
紫霞 申緯는 ‘蘇軾을 거쳐 杜甫의 境地에 들어선다(由蘇入杜).’라는 詩論을 闡明했다.
紫霞는 蘇軾의 藝術論에 영향을 받아, 作者의 精神이 자연스럽게 表出된 것이 詩·書·畵라고
보았다. 이 書畵帖에는 紫霞 申緯의 그림과 글씨, 彛齋 權敦仁(1783~ 1859)의 七言詩 등이
함께 실려있다. (*軾: 수레 앞턱 가로 댄 나무 식 *轍: 바퀴자국 철 *韻: 운 운 *毅: 굳셀 의
*萃: 모을 췌 *闡: 밝힐 천 * 彛: 떳떳할 이)
(12) 붉은 여뀌를 노래한 시(紅蔘) -申緯 -조선 1832년 이후 -비단에 먹 -1915년 구입
紫霞 申緯가 1832년에 지은 <庭園 속 가을꽃 열네 首(園中秋畵 十四詠)> 중에서
‘붉은 여뀌(紅蔘)>’를 읊은 詩이다. 붉은 비단 바탕에는 꽃과 나비 文樣을 붓으로 그렸으며,
이 詩에는 배를 집 삼아 自然과 벗하는 悠悠自適한 風流가 담겨있다.
南山에 있던 申緯의 집 ‘碧蘆舫’은 ‘푸른 갈대밭 가에 매어둔 배’라는 뜻으로, 南宋의 詩人
放翁 陸游(1125~1210) 이래 江湖에 隱居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종종 집을 배에 比喩한
낱말도 붙여서 썼다. 이 詩는 내용과 글씨, 媒體가 調和를 이룬 秀作으로, 筆致가 豁達하고
글씨와 劃에 자연스러운 變化가 흐르고 있어 老年의 申緯가 到達한 圓熟한 境地를
느낄 수 있다. 紫霞 申緯는 여뀌 꽃을 좋아해서 젊은 시절 ‘葒田’이라는 號를 쓰기도 했다.
(*蘆: 갈대 로 *舫: 방주 방 *游: 헤엄칠 유 *喩: 깨우칠 유 *豁: 뚫린 골짜기 활 *葒: 개여뀌 홍)
(13) 김유근의 글씨[綠意軒](왼쪽)-신위의 글씨[綠意吟詩]-곽의소의 題畵詩(맨 오른쪽 별지)
-申緯, 金逌根, 郭儀霄 -조선 1836년 이전 -종ㅇ이에 먹 -1913년 구입
紫霞 申緯와 黃山 金逌根이 彛齋 權敦仁(1783~1859)을 위해 쓴 合作品이다.
權敦仁은 金逌根이 지어준 詩에서 ‘산 빛은 해맑게 집안에 가득하고, 나무의 정취 푸르게
문을 가리네(山光晴滿屋, 樹意綠遮門).’라는 句節을 마음에 들어 했다.
이에 金逌根이 ‘綠意軒’이라는 글씨를 써서 보내주자 權敦仁은 이를 자신의 堂號로 삼았다.
이를 기념하여 申緯의 아들 少霞 申命準은 權敦仁에게 <綠意吟詩圖>를 그려주었으며,
申緯가 題目을 쓰면서 詩 3首를 지었다. 彛齋 權敦仁은 이들을 합친 두루마리를 北京에
가지고 가서 淸나라 文人 羽可 郭儀宵에게 보여주고 題畵詩를 받았는데, 오른쪽의 작은
글씨가 郭儀宵의 題畵詩이다. 뒤쪽에 이어진 申緯의 詩와 申命準의 그림은 지금은 없으나,
申緯의 詩는 <警修堂全藁>의 [祝聖二藁]에 전하고 있다. 紫霞 申緯와 당시 文人들은 書畵를
媒介로 國際的인 交流가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逌: 웃을 유 *彛: 떳떳할 이 *宵: 밤 소 *藁: 짚 고)
(14) 郭儀霄(곽의소)의 題畵詩(제화시) (맨 오른쪽 별지)
畵出淸凉宇(화출청량우)/서늘한 집 그림으로 그려내니,
森沈綠樹村(삼심록수촌)/울창하게 푸른 나무로 우거진 마을.
溪居塵氣淨(계거진기정)/사는 곳은 시냇가라 속기는 맑아지고,
老屋道心尊(노옥도심존)/집은 낡았어도 道心은 높아간다.
幽客瘦於竹(유객수어죽)/호젓하게 사는 이는 대나무보다 야위었는데,
野山靑入門(야산청입문)/야산의 푸르름은 문 안으로 들어온다.
退公無一事(퇴공무일사)/朝廷에서 돌아와서 딱히 할일 없는지라,
詩思滿層軒(시사만층헌)/詩想만은 누각에 가득히 차오르네.
-道光 四月二十八日. 彛齋節使屬(도광 4월 28일 이재절사속),
題於京師之 紫薇別墅 江右 羽可 郭儀霄(제어경사지 자미별서 강우 우가 곽의소)
/道光 丙申年(1836) 4월 28일. 朝鮮에서 使臣으로 온 彛齋(權敦仁)가 글을
부탁하므로, 燕京의 자미별서(紫薇別墅)에서 쓰다. -
-江右 羽可 郭儀霄(강우 우가 곽의소)-
-印文: 儀霄之印(의소지인), 羽可(우가)
(*霄: 하늘 소 *塵: 티끌 진 *瘦: 여윌 수 *軒: 집 헌 *彛: 떳떳할 이 *薇: 장미 미
*墅: 농막 서)
(15) 綠意吟詩(녹의음시) -紫霞 申緯의 글씨
綠意吟詩(녹의음시). -爲彛齋書(위이재서). 紫霞(자하)-
/ ’푸른 정취(綠意)’를 노래한 詩. -이재(權敦仁)을 위해 쓰다. 자하.-
-印文: 墨緣(묵연), 申緯之印(신위지인)
(16) 綠意軒(녹의헌) -黃山 金逌根의 글씨
綠意軒(녹의헌). 黃山(황산)
-印文: 大雅(대아), 黃山(황산), 金逌根印(김유근인)
(17) 詩舲圖(시령도) -申緯·申命準·申命衍 合作 -조선 1834년 -종이에 먹 -1981년 이홍근 寄贈
詩舲 李學懋를 東坡 蘇軾(1036~1101)에 빗대어 <後赤壁賦>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제목을
‘詩舲圖(詩 짓는 배 그림)’라고 붙인 작품이다. 제목은 紫霞 申緯가 쓰고, 그림과 跋文은
申緯의 長男 申命準(1803~1842)이, 또 다른 跋文은 次男 申命衍(1809~1886)이 남겼다.
紫霞 申緯는 東坡 蘇軾에 대한 尊敬을 담아 弟子 李學懋에게 ‘詩舲’과 ‘景蘇’라는 字를
지어주고 두 아들과 함께 作品을 완성했다. 그림 속의 스산한 달밤의 경치와 홀로 날아가는
鶴의 모습은 <後赤壁賦>의 悽然한 心狀을 잘 표현했다.
(*舲: 작은 배 령 *懋: 무성할 무 *悽: 슬퍼할 처)
(18) 詩舲圖(시령도) -紫霞 申緯가 쓴 題目
詩舲圖(시령도). -老霞爲 景蘇書(노하위경소서)-
/시령도. -노하가 景蘇(李學懋)를 위해 쓰다. -
-印文: 翰墨緣(한묵연), 紫霞(자하), 石墨書樓(석묵서루)
(19) 申命準이 쓴 跋文(오른쪽)-申命衍이 쓴 발문(왼ㅉ쪼쪽쪽)
=詩舲圖(시령도). 申命準이 쓴 跋文
李詩舲年纔弱冠, 出語不俗, 拈筆如神.(이시령연재약관, 출어부속, 염필여신.)
/이시령의 나이는 스물에 지나지 않으나, 하는 말이 속되지 않고, 붓을 들면 神靈이
깃든 것 같았다. (*纔: 재주 재 *拈: 집을 염)
家大人愛其才, 而錫佳名曰學懋, 字曰景蘇, 又其別字曰詩舲,
(가대인애기재, 이석가명왈학무, 자왈경소, 우기별자왈시령,)
/나의 아버지(申緯)께서 그 재주를 사랑하여 아름다운 이름을 주었으니, 이름은
‘學懋(학무)’, 字는 景蘇, 또 다른 字는 ‘詩舲’이라고 했다.
以勉其詩髓之必在由蘇也.(이면기시수지필재유소야.)
/詩의 精髓는 반드시 蘇東坡를 거쳐야 함을 勸한 것이다.
故余乃繪爲此圖,且告以劉商禮部琉璃詩境.(고여내회위차도,차고이유상례부류리시경.)
/그러므로 내가 이 그림을 그리고, 또 禮部郎中 劉商(유상·8세기 후반)의
琉璃詩境(유리시경)을 일러준다.
甲午中元節, 少霞學人寫因題於聽秋室中.(갑오중원절, 소하학인사인제어청추실중.)
/ 甲午年(1834) 음력 7월 15일, 少霞學人(소하학인)이 聽秋室(청추실)에 서 그리고 쓴다.
(*琉: 유리 류 *璃: 유리 리)
-印文: 寶蘇(보소), 命準之印(명준지인), 正平(정평), 小霞(소하)
=申命衍이 쓴 跋文
詩舲玉彭之從子也.(시령옥팽지종자야). /詩舲은 玉彭의 조카이다.
詩書淵源不出門庭, 已有此師資.(시서연원불출문정, 이유차사자.)
/詩와 書의 연원이 家門을 벗어나지 않고도 이미 이처럼 스승으로 삼고 의지할만한 분이 있다.
近年又登吾家大人門, 日受金針之訓, 才思頓進, 悟徹妙境.
(근년우등오가대인문, 일수금침지훈, 재사돈진, 오철묘경.)
/近年에 나의 아버지(申緯) 門下에 들어와 날마다 좋은 가르침을 받아 재주와 생각이 갑자기 進步하여 妙境을 깨닫게 되었다.
詩品書法如珠如玉, 人亦如之. (시품서법여주여옥, 인역여지.)
/詩品과 書法이 珠玉과 같고 사람됨 역시 그러하다.
家兄爲作詩舲圖而贈之, 圖中山高月小孤鶴西飛, 皆所以證成蘇學也.
(가형위작시령도이증지, 도중산고월소고학서비, 개소이증성소학야.)
/兄(申命準)이 <詩舲圖>를 그려 주었는데 그림 속의 산은 높고 달은 작으며 외로운 鶴이 서쪽으로 날아가니, 모두 蘇軾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惟知者辦之.(유지자판지). /오직 아는 者만이 분별할 수 있으리라.
命衍觀因題.(명연관인제.) /命衍이 그림을 보고 글을 짓는다.
-印文: 靄春(애춘), 命衍私印(명연사인), 十七虎榜(십칠호방)
(*頓: 조아릴 돈 *悟: 깨달을 오 *辦: 힘들일 판)
(20) 대나무[墨竹圖] -申緯 -朝鮮 19세기 前半 -종이에 먹 -1908년 구입
대나무를 그린 10폭의 畵帖이나, 원래 머릿병풍[枕屛]으로 粧䌙되어 있었다.
各 幅에는 두세 그루의 대나무를 간략한 筆致로 표현했다. 바람에 날리는 대가지, 안개
자욱한 대숲, 돋아나는 竹筍, 비에 젖어 처진 댓잎 등 대나무의 生態가 多樣하게 펼쳐진다.
제3폭에는 난초, 제4폭에는 菊花를 함께 그렸다. 이 작품에는 梅花가 빠졌으나 四君子를
先驅的으로 결합한 事例로, 紫霞 申緯가 淸나라 畵壇의 動向을 빠르게 理解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枕: 베개 침 *屛: 병풍 병 *䌙: 동일 황 *驅: 몰 구)
-落款: 紫霞 -印文: [紫霞]
*粧䌙/裝潢: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를 발라서 책이나 畫帖, 족자 따위를 꾸며 만듦
또는 그런 것. (*粧: 단장할 장 *裝: 꾸밀 장 *潢: 웅덩이 황)
*落款: 글씨나 그림 따위에 작가가 자신의 이름이나 號를 쓰고 도장을 찍는 일.
또는 그 도장이나 그 도장이 찍힌 것. ≒印記 (*款: 항목 관)
(21) 대나무[墨竹圖] 제1~3폭 -申緯
(22) 대나무[墨竹圖] 제4~6폭 -申緯
(23) 대나무[墨竹圖] 제7~10폭 -申緯
(24) 대나무[墨竹圖] -申緯 -朝鮮 19세기 前半 -종이에 먹 -1917년 구입
절벽 위아래로 뻗은 대나무 그림으로, 筆致가 彈力이 있고 輕快하며 濃淡의 변화도
能熟한 솜씨를 보이고 있다. 이 그림에는 19세기 東아시아 文人들이 가장 欽慕하던
文人 北宋의 東坡 蘇軾(1036~1101)을 기린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蘇軾은 錦江道人 文同(1018~1079)과 더불어 墨竹을 文人畵의 核心主題로
끌어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림 왼쪽 위의 ‘벼랑에 쌓인 수많은 돌로 그 節槪를
밝힌다(厓石 犖确, 以致其節).’는 글은 蘇軾의 <墨君堂記>에서 따온 句節이다.
[蘇齋墨緣]은 淸 中期의 覃溪 翁方綱(1733~1818)의 印章을 模刻한 것인데,
翁方綱의 ‘寶蘇齋’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書齋를 ‘蘇齋’라고 이름 붙인 因緣을
기념한 것이다. 紫霞 申緯는 蘇軾의 生日인 음력 12월 19일에 東坡 蘇軾의 肖像畵
여러 本을 書齋에 걸고 拜禮했다고 전한다. 蘇軾에 대한 尊敬의 表出은
秋史 金正喜(1786~1856) 등 19세기 知識人들이 共有한 一種의 文化儀式이었다.
(*濃: 짙을 농 *淡: 맑을 담 *欽: 공경할 흠 *軾: 수레 앞턱 가로 댄 나무 식
*厓: 언덕 애 *犖: 얼룩소 낙 *覃: 깊을 담 *翁: 늙은이 옹 *确: 자갈 땅 학)
宋宗迺裕工墨竹 喜作長竿挂屛, 枝梢旁出, 如簷底乍見, 濃墨獵獵, 頗具掀舞之態出
(송종내유공묵죽 희작장간괘병, 지초방출, 여첨저사견, 농묵엽엽, 파구흔무지태출)
-[圖繪寶鑑](도회보감)-
/宋나라 宗室 조내유(趙迺裕)는 묵죽을 잘 그렸다. 괘병에 키 큰 대나무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가지가 옆으로 나와서 마치 치마아래에서 살짝 보이는 듯하고, 짙은
먹으로 그린 가지가 흔들흔들하여 자못 날아서 춤추는 자태가 갖추어졌다.
[도화보감]에 나온다.
-印文: 翰墨緣(한묵연), 紫霞(자하), 申緯(신위), 蘇齋墨緣(소재묵연)
(*竿: 낚싯대 간 *挂: 걸 괘 *梢: 나뭇가지 끝 초 *旁: 곁 방 *簷: 처마 첨 *乍: 잠깐 사
*獵: 사냥 엽/렵 *迺: 이에 내)
(25) 대나무[墨竹圖] -申緯 -朝鮮 19세기 前半 -종이에 먹 -1996년 구입
紫霞 申緯 대나무그림의 典型을 엿볼 수 있는 墨竹圖이다. 가느다란 줄기,
過하지 않게 달린 댓잎, 약간의 濃淡 표현은 理智的이고 高雅한 인상을 풍긴다.
畵面 下端의 題跋에서 두 명의 唐나라 詩人의 詩句를 引用하여 대나무의 香氣를
노래했다.
竹亦有香, 老杜詩 ‘風吹細細香’, 昌谷詩 ‘竹香滿凄寂’.
(죽역유향, 노두시 ‘풍취세세향’, 창곡시 ‘죽향만처적)’.
/대나무에도 향이 있는데 두보(杜甫) 詩 ‘바람 부니 향기가 올올이 전해지네.’라 했고,
이하(李賀) 詩에서는 ‘대나무 향이 쓸쓸함 속에 가득하다.’라고 했다.
(*凄: 쓸쓸할 처 *寂: 고요할 적)*賀: 하례할 하)
-印文: 紫霞(자하)
(26) 대나무[墨竹圖] -申緯 -朝鮮 19세기 前半 -1912년 구입
端雅하게 뻗어 오른 두 줄기 대나무그림이다. 두세 그루의 대나무가 上下의
斜線으로 뻗어가게 한 構圖, 餘裕로운 畵面의 운용과 댓잎을 그린 후 왼쪽으로
치우치게 붓을 떼는 手法 등은 豹菴 姜世晃 墨竹圖의 영향으로 보인다. (*晃: 밝을 황)
-落款: 紫霞(자하) -印文: 紫霞(자하)
-紫霞 申緯 誕生 250周年記念 書畵展;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 (2-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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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孤山 수고 덕분에 앉아서 주요 전시회를 해설 곁들여 편히 잘 보고갑니다
그런데서예,그림이나 시에 대해 조예 깊지 않어 그게 그거같네요
蛇足
造詣:문득 예전 고교시절 국어시간에 누가"조지"라고 읽었던 생각이 나고 채 도깨비라고 부르던 국어선생님 생각도 나는 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