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그리고 황제 | 카카오웹툰 (kakao.com)
2017년에 첫 연재를 시작해서 2021년 2월에 끝났으니
연재도 오래되었고 끝나기도 최근에 끝나서 시즌1부터 끝까지 지켜봤기에 논란 심할 때는 여론도 보고 작가가 왜 그랬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문뜩 아! 저런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어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보기로 했다.
원래 감상은 주관적이니까..
작품의 내용
대한제국이 망하고 그 모든것을 한탄하던 고종이 태종과 몸이 바뀌었고 태종은 반대로 고종 재위 초기로 몸이 바뀌면서
역사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내용이다. 후반에 가까워가면 고종 본인이 미래를 아는 상황에서 대처하는 내용이 나오면서
몸이 태종과 바뀜+과거로 회기 라는 엄청난 장점을 가진 치트에 가까운 상황에서 독자의 기대는 커져갔다.
(게다가 당시 대체역사를 다루는 웹툰이 흔치 않기도 했다)
독자의 기대요소
이 작품은 다양한 곳에서 리뷰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서 주간경향에서는
[[만화로 본 세상]정이리이리 작가의 <왕 그리고 황제>]
라는 칼럼에서
민족주의적인 내용으로 가는게 아닐까 경계했었고(글 작성자는 <남벌>이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예로 들었고 그 서적 역시 나름 국뽕요소가 가득한 서적이라서 2018년에 생각한 독자들의 결말 예측은 저러했다는걸 알 수 있다)
역사 그대로 흘러갈지 바뀐 역사가 어떤 나비효과를 만들어낼지 당시 댓글도 그렇고 많은 곳에서 긍정과 우려(민족주의, 국뽕 관련 우려)가 존재했다.
물론 지금 와서는 그 우려 자체가 좀 피씩하는 느낌이 들지만 당시 댓글속에서 왕 그리고 황제의 다음 내용이 나올때마다 현실 역사, 현대사, 일본에 대한 분노 등등이 섞여서 혼파망 그 자체였던걸로 기억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극화체도 아니고 정이리작가 특유의 단순한 그림체이다.
스토리텔링의 우수성이나 대사에서 전달되는 인물의 감정 자체가 독자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이게 만들었다.
그 논란의 결말 파트
칼럼 썼던 이들이나 해당 작품을 추천하던 블로거나 다음 인기글에서 추천하던 여러 대형 카페 회원들도 이런 결말은 예상 못했을거라고 생각한다.
당시 대한제국의 현실 상 무기가 바뀌고, 병력이 다소 늘어난다고 해도 일본을 이기는게 어려울 수 있다는거야 전개를 보면 독자들은 '아 어렵겠구나'하는걸 납득하긴 했었다.
문제는 이 작품의 고종은 태종의 빙의+스스로 회기해서 2회차 플레이어라는 장점을 갖고도 결론이 일제에게 나라가 망한다는 결말로 간다는 것이었다.
김옥균이나 고종이나 의병, 관군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나라는 결국 망했다는 내용이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크게 논란이 생겼다.
수정 전 결말에서는 고종이 자결한 이후 일본이 100만대군을 이끌고 조선백성들은 분열하다 나라가 망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하고(정작 나는 유료분을 본적이 없기에 수정된 내용만 알고 있다)
이에 대체역사갤러리 등에서 독자들의 분노를 작가 또한 모니터링한 탓인지
작가 본인이 올린 글들에서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456205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459470
완결에 대한 감상과 사과문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결국 수정된 결말에서 두 황제의 죽음으로 백성들은 저항했음을 암시하며 끝났고 완결 후기에 나오는 내용을 통해서 작가의 심리를 유추할 수 있었다.
작가의 결말 의도
완결 후기 中
.....고종과 태종의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기본 이야기 줄거리를 구성했습니다. 최초의 설정은 이런 식으로 굉장한 승리의 역사로 가는 그런 만화였습니다만 만화 최초의 독자로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승리의 결말, 후련한 결말로 이야기를 끝맺었지만 (뭐 이때는 짧은 시놉시스 였습니다만) 깊은 허무감이 들었습니다. 이 허무함의 이유도 확실히 찾지 못한 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비극의 결말을 가진 채 만화는 시작되었습니다 |
작가가 후기에서 스스로 밝힌바로는
○ 초기 시놉시스에서는 고종과 태종이 영혼을 바뀌고 역사를 바뀌어서 승리의 역사로 바뀜
○ 어느순간 현타를 느낌
○ 이 허무함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로 맺음하려고 함
작가의 리뷰나 후기에서 느끼는 심리는
a라는 사건을 바꾸기 위해서 현실 결말은 바꾸어버리면
그 당시 애를 썼던 여러 인물들의 행동을 모욕하거나 비난을 하는게 아닐까?
라는 느낌으로 보이는데
이 지점에서 작가가 스스로 느끼는 복잡한 느낌의 허무함(개화파, 동학, 유림 등등이 실제 역사와 행적은 달라졌으나 바뀐 역사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부분이나 실존 인물에 대한 죄책감이 포함된 복합 의식) 때문에 독자들이 기대하는 결말과 크게 달라졌지 않나 싶다.
있을 법한 허무함
작가가 말하는 작품 쓰면서 느끼는 허무함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지점이 있다.
게임 하다가 치트 써서 이겨버리거나 땅따먹기류 게임에 재화나 무기 관련 치트를 쓴다거나 하는 경험에서 처음에는 압도적인 느낌에 재미를 느꼈지만 반복하다보니 어떠한 스릴도, 몰입도, 흥미도 느껴지지 않았고 게임을 오래할 이유도 찾아지지 않았다.
어떤 게임은 하다보면 도끼자루 썩는다고들 하는데 나 역시도 그런 게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현실의 나 자신을 인지하고 그 게임 플레이를 중단한 경험이 있었다.
이유야 당시 대학생이라서 현실의 방값, 전기요금, 교통비, 식비, 등록금, 생활비 마련 등등의 현실을 인지해야 했기에 더욱 그랬고 이게 대체역사소설에서 초반에 압도적인 강함을 묘사한 뒤에 많은 작품에서 질질 끄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 스스로 느끼는 허무함('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을 독자 또한 느낀다 하더라도 해당 작품이 시즌 4까지 만들었고 2017~2021까지 쓰면서 그 결말을 작가를 제외하면 어떤 독자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 동학은 왕이 정식종교로 인정하였고
- 최익현은 왕의 뜻을 따르는데다 상투까지 잘랐고
- 김옥균은 끝까지 생존하여 일본 내에서 반전여론을 일으켰다는 것
이런 변화 자체가 실제 역사와 차이가 없는 결말을 이끄는 것에 대해 독자는 더한 허무함을 느꼈을 것이고 작가는 작품에서 그 허무함으로 갈 복선이나 납득시킬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였고 그렇기에 바뀐 결말 이후에도 그런 아쉬움이 남지 않나 싶다.
뭐 그래도 대체역사 작품은 엄청 많으니까 별별 희얀한 고종이 튀어나오는거 아닌가 싶다.
삼한일통이라는 사람은 아예 고종 본인이 아닌 우주에서 온 싸이코 외계인이 고종으로 생활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첫댓글 100만이면 러일을 넘어서 중일전쟁 급이군여...
그것과는 별개로 대역이 역사의 큰 줄기를 따라갔기에 사과문 썼다고 이해하는 되는 부분이려나요
저는 마음에 드는 결론이었습니다. 소위 사이다 못 마신 사람들은 갑갑하겠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조선이 기를 쓰고 발악을 해도 열강이 식민지 삼으려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요.
히로부미 최면세뇌 스마트폰
저는 기본적으로 해피엔딩이라 해야되나.... 억지로 해피엔딩을 만들기위해 개연성을 포기하는걸 상당히 싫어하는편이고 또 그러한 상황이 자주나오는 이유는 독자들이 결말이나 전개가 맘에안든다고 작가에게 욕을 퍼붙는 상황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그러나 왕 그리고 황제를 정말 재밋게 봣던 입장에서 납득안가는 결말이긴햇습니다.
작가가 그간 준비해온 모든것 (김옥균의 반전시위, 일본의 경제상황에 대한 묘사, 조선과 일본의 치열한 눈치싸움, 변해가는 고종과 그 고종을 보면서 변해가는 관료들과 그 관료들을 보면서 변해가는 백성들의 대한 묘사 등등)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엿거든요. 애초에 처음이 변경된 결말처럼 우리는 결국 패배하고 삼켜졋지만 그동안의 고종의 노력과 순종의 결단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을 부를지도 모르는다 정도면 저는 매우 만족스러운 기분이엿을텐데 그런거 다쓸모없고 100만드랍 우린패배 다 부질없어로 나오니 이럴꺼면 일본상황에 대해서도 외교상황에 대해서도 왜그리 심도깊게 묘사햇나 싶은거죠. 여러모로 아쉽긴햇지만 그럼에도 매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이나 의문이 삼한일통님 글보면서 조금은 이해되는거 같네요
노오력했는데 결국 다 망하는 결말 내도 상관 없는데, 김옥균이라던지 "왕은 죽어도 백성은 죽지 않는다"라던지 떡밥이나 복선은 있는대로 던져놓고 회수도 안한 건 좀 그랬습니다. 그런 결말을 미리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어느 정도 기별을 줬어야 자연스럽지, 이건 뭐 깜빡이 안키고 드리프트 하는 격이라 다들 벙찔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요 ㅋㅋㅋ
ㅇㅇ떡밥회수가..좀..그랬죠..
진짜 계속 왕은 죽어도 백성은 죽지않는다로 꾸준히 강조해놓고 왕이 죽자마자 나라도 끝나는건 대체 뭔가 싶엇죠
차라리 그런 고종의 생각이 틀렷다고 작중에서 계속 강조햇으면 좀더 반응이 달랏겟죠
@잠수리벌레 고종의 생각이 틀렸다고 묘사했다면 더 불타올랐을지도 모릅니다. ㄷㄷ
태종이 빙의함+과거회기의 결과로 이룬 빠른 근대화, 인재 등용, 동학 승인, 유림 포섭 정도로 민심을 얻은 황제의 행동이 "전부 의미없는 발버둥이다"는 걸로 끝나면 누구도 납득 못했을겁니다.
@삼한일통 의미없는 발버둥이다 라고 끝난다는것을 말하는것이 아닌 황제가 무너져도 백성은 무너지지않는다 이 말에 대한것이 틀렷다는 상황을 이야기하는거에요
이를테면 그정도로 위대한 황제엿기 때문에 백성들은 그를 중심으로 뭉쳐있었고 관료들도 그를 중심으로 뭉쳐있다. 그러니 그가 무너지면 국가도 개혁도 저항도 모두 끝이다 라는걸 지속적으로 보여줫다면 괜찮은 상황이엿을겁니다.
그러나 왕황제는 지속적으로 고종이 쌓아놓은 일덕분에 관료들은 우수하여 먼저움직이고 실역사에서 평이안좋은 자들도 유능하게 움직이고 심지어는 공화정까지 준비하며 황태자도 국가의 얼굴마담이 될수있음을 강조하고 개혁의 의지는 지식인층에 쌓여가고 역사는 분명히 변해가고 외교관계는 지속적으로 달라지고있다는걸 묘사해놓고 갑자기 응 부질없어~로 드랍해버리니 불탓던거지요.
적어도 현재 모든 일들이 고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것은 맞지만 고종이 없으면 다끝난다는 묘사는 절대 아니였다는거죠
@잠수리벌레 결국 제가 생각한
작가는 연재하던 어느시점에서 현타를 느낌->비극으로 묘사하고자 함->그래도 혹시나 스스로 생각 바꿀걸 대비해서 조선이 이기거나 바꿀 복선도 같이 준비함->어떤 심적 이유로 급발진->독자에게 욕먹는걸 보고 결말 수정
이렇게 보고 있긴 합니다만 여러모로 아쉽긴 하죠.
여기 댓글 보니 아쉬움 느낀 독자가 저 혼자만은 아닌걸 보니 더더욱 그렇고요..
@삼한일통 예 정말 아쉽다고 생각해요
다만 전 정이리이리작가님이 그전부터 스토리텔링이 상당히 좋으신분이엿기 때문에
차기작에선 교훈으로 삼으시고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리라 기대하는게 최선이라고 결론내린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