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넘보는 사이버 스타
네트즌의 폭발적인 관심 모아 가수로 활동… 디지탈 기술로 문화 흐름 주도할 수도
“전 정말 누나에게 매료되어 버린 것 같아요. 누나의 모든 것이 궁금해지기 시작해요.”
“안녕. 난 고3 여학생인데, 너에게 편지 보내는 이유는 너랑 친구하고 싶어서야.”
“초등학교 5학년이에요. 오빠는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나같은 뚱뚱한 아이도 좋아할까. 만약 읽어본다면 꼭 답장을 써주셔야 돼요.”
“달콤한 목소리. 오빠 사랑해요∼.”
이 정도로 팬들을 매료시키는 스타라면 언뜻 H.O.T 같은 인기가수나 장동건, 차인표 같은 연예인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좋아하는 스타는 실존인물이 아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공간 속의 스타다. 사이버가수 ‘아담’과 ‘류시아’가 바로 팬레터의 주인공이다. 이제 컴퓨터 그래픽이 창조한 가상인간을 보고 10대 팬들이 손뼉을 치며 비명을 지르는 시대가 온 것이다.
광고모델로 등장, H.O.T도 안 부럽다
올해 1월 (주)아담소프트에서 개발한 아담은 현실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인간처럼 탄생에 얽힌 이야기까지 갖고 있다. 인스턴트식품처럼 가상공간에서 속성으로 자라난 그는 ‘인간을 사랑하지 말라’는 네트워크세계의 절대 금기를 어겼다. 그 죄로 사이버세계에서 소멸될 뻔한 아담은 가까스로 인간이 사는 현실세계로 탈출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현실세계로 내려 오자마자 록발라드풍의 데뷔곡 <세상엔 없는 사랑> 등 11곡이 담긴 음반을 내놓았다. 지금은 음료회사의 광고모델로도 활동하고 있고 6월께는 현실세계에서 느낀 감정들을 글로 담아 에세이 형식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현실 속의 인기연예인을 능가하는 정력적인 활동이다.
지난 3월 현대인포메이션(주)이 내놓은 사이버가수 2호이자 최초의 사이버 ‘여가수’ 류시아. ‘그녀’ 역시 조만간 첫 앨범을 선보이며 정식 데뷔를 할 예정이다. 본업은 가수지만 한 국내의류업체와 전속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아담보다 한발 앞서 시집 <지상으로의 잠적>을 출판하기도 했다.
사이버인물들은 네티즌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아담은 누적 조회수가 24만5천여회에 근접하고 있고, 류시아의 웹사이트도 조회수가 8만회를 넘어섰다. 검색 사이트나 성인용 사이트가 아닌 일반 사이트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수치다. 또한 아담은 하루 2백여통, 류시아는 1백30여통씩 인터넷 팬레터를 받고 있다고 제작사쪽은 밝히고 있다. 새로운 창조물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심리 때문이다.
사이버스타들은 도시풍의 세련되고 완벽한 외모, 쾌활하고 구김살없는 성격, 허스키하면서도 애수에 찬 목소리로 10대들을 열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 사이버스타들에 대해 ‘누나’ ‘친구’ ‘사랑’ 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성적이나 친구관계 같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까지 한다. 사람이 입력한 명령대로 움직이는 ‘가짜’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한 네티즌이 ‘성경을 모독하는 장난’이라고 격분할 만큼 사이버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당혹스런 일이다.
사실, 사이버가수의 이면에는 잘 계산된 상업적 전략이 숨어 있다(이런 상업적 전략이 나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아담이나 류시아의 캐릭터는 귀공자 또는 예쁘장한 귀공주 스타일이다. ‘박리다매’보다는 상품의 고급화 전략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사이버 캐릭터가 ‘할머니’나 ‘아기’가 아닌 것도 똑같은 이유 때문이다. 상품구매력이 왕성한 10대를 겨냥한 모델이기 때문에 아담의 나이는 스무살이고, 류시아의 나이는 10대를 연상시킨다(류시아의 나이는 사람 나이로 환산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외모나 차림새, 노래 따위로 추측이 가능하다).
10대의 완벽한 이상형… 상업적 전략의 산물
아담이나 류시아의 직업이 가수인 것도 음반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음반시장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크다. 게다가 제작비도 저렴한 편이다. 예를 들어 사이버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지만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어간다. 시장이 넓고 제작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음반시장은 사이버인물 제작사들의 최초 공략 대상이 됐다. 문구나 완구쪽으로 진출할 수도 있지만 실패 확률도 높고 들어오는 수익도 대개는 ‘푼돈’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상업적 대차대조표가 아담과 류시아에 대한 팬들의 인간적인 감정을 반감시키지는 못한다.
어떻게 10대 팬들이 사이버스타에게 인간적 매력까지 느끼게 될까. 그것은 사이버스타가 ‘사이버’라는 표현에 담겨 있는 어감과 달리 ‘철저한 허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는 “사이버스타는 다소 허무맹랑하지만 실제로는 팬들이 현실에서 얻고 싶어하는 욕망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예를 들어 아담은 탤런트 송승헌씨를 빼닮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거쳐 10대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남, 미녀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아담이 70년대에 태어났다면 남궁원씨와 비슷했을 것이고 80년대에 태어났다면 최수종씨와 빼닮은 모습을 했을 것이다. 사이버스타들은 결국 대중이 ‘현재’ 원하고 갈망하는 ‘이미지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한 외모나 성격, 가창력 따위의 허구는 대중이 현실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을 대리 충족시켜주면서 오히려 장점으로 떠오른다.
이런 점은 현실세계의 영화배우나 가수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중은 개인적 교류나 인간적 접촉을 통해 스타에 대해 애정을 느끼는 게 아니다. 단지 화면에 비쳐진, 대중이 원하는 대로 잘 가공된 이미지 덩어리만을 보고 좋아하는 감정을 품는 것이다. 사이버스타와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화면 속에서는 실제의 인간적 면모보다 훨씬 과장되게 포장된다. 김 교수는 “팬이 스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가상에 가깝고 일종의 정신적인 유희이다. 따라서 사이버스타와 현실세계 속의 스타를 좋아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사이버 인물이 현실 주도할 건가
사이버스타는 오히려 현실스타보다 대중과 ‘인간적으로’ 친밀해질 수 있는 요소들을 더 많이 갖고 있다. 기술적으로 팬들과 무한한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실세계에서는 스타에게 아무리 팬레터 공세를 펼쳐도 답장 한번 오지 않지만 사이버스타들은 일일이 답장을 보내준다. 물론 제작사에서 ‘조작’하는 것이지만 이런 상호작용이 반복되면 사이버인물의 배후는 자연스레 ‘망각’한다. 팬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나만의 스타’라는 배타적 소유욕을 충족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현실세계에서는 스타들의 다양한 스캔들로 대중이 커다란 심리적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사이버스타에게는 대중이 이런 심리적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또한 현실 속의 스타들은 캐릭터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이미지를 파생시키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이버스타는 대중의 변하는 욕구에 따라 언제나 새로운 이미지를 추가할 수 있다.
그래도 뭔가 꺼림직한 게 남는다. 사이버스타는 ‘생물학’적으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허구’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한려대 이동연 교수는 이에 대해 “사이버공간과 실물공간은 차원이 다른 두개의 ‘실재하는’ 공간이다. 실물세계가 인간의 ‘욕망’을 실현하는 공간인 것처럼 사이버공간도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대등한 공간이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미래에는 사이버인물들이 창조주인 인간을 뒷전으로 몰아내고 현실세계의 주연이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사이버 공간은 또 하나의 현실 공간이다.
이용인 기자
한겨레21 1998년 05월 21일 제208호
고질방에서 아담 얘기가 나와서 찾아봤는데 나온ㅋㅋㅋ
1998년 5월 21일에 올라온 신선한 기사^^
아담, 류시아 기억하시는분?
아 혹시
이것도 연예관련글이라서 강등될까요? ...
아담 ㅋㅋㅋㅋ 음료수 진짜 좋아했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담 다이어리 속지... 추억이다, 정말ㅋㅋㅋ 슬프게도 바이러스 걸려서 죽었어.. 흐흑...ㅠㅋ
엄마 부업할때 아담다이어리,스티커같은 거 해서 널렸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억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이다도 있었는데 ㅋㅋㅋ
레모니아 생각난다.ㅋㅋ 그거 진자 완전 좋아했는데 왜 안나오는건지ㅠ 레모니아 너무 좋아해서 작은이모 결혼식떄 혼자 10캔이나 먹어버려서 큰이모부가 -.,- 이런 표정으로 날 보셨는데.ㅋㅋㅋㅋ
아담 생각나요 ㅋㅋㅋㅋㅋ
98년도 꺄아... 엣날생각나네요 H.O.T.시대 ㅋㅋㅋㅋ 저 초딩3때 팬이아니였는데도 얼마나 열기가 대단한지 좋아라 했었던
아담 요요 진짜 고가에 잘도 팔렸었는데... 그 때 4000원 이면 아담 야광 요요 하나 샀다구요~~!!!!!
아담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인가?? 거기서 나온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