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승강장, 내가 늘 서서 타는 그 자리 입구에 휠체어를 탄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신 듯 할머니는 휠체어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천천히 돌리고 계셨다.
하필 그 자리가 내가 지나가야 하는 길목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비켜 지나가려 했다.
그런데 내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할머니도 오른쪽으로 돌고, 왼쪽으로 가면 또 그쪽으로 방향을 바꾸셨다. 몇 번이나 그렇게 엇갈렸다. 마치 서로의 길을 잠깐씩 막아서는 것처럼.
나는 잠깐 멈춘 뒤 속도를 조금 바꿔 조심스럽게 한쪽으로 비껴 지나갔다.
그 모습을 옆에 서 있던 할아버지가 보고 계셨다.
"가만히 좀 있지, 왜 자꾸 움직여. 사람들이 지나가질 못하잖아."
말이 끝나자 할머니가 나를 바라보셨다. 할아버지의 시선도 함께 내 얼굴로 왔다.
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표정을 가만히 풀었다. 괜찮다는 듯, 별일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서 있었다.
할머니의 얼굴에서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할아버지의 표정도 더는 날카롭지 않았다.
그 짧은 표정 하나로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처음처럼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나 역시 괜히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때 전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첫댓글 훼방을 놓는 상대방에 대한 차분한 배려가
대인의 풍모에 다르지 않습니다.
새삼 베리꽃님 인품의 향기를 느낍니다.
잠시동안의 짧은 영상이 눈 앞에 바로 펼쳐집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감상 잘 했습니다.
그리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에 느꼈지요.
표정 하나가 아주 큰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는 사실을요.
나이가 준 선물같습니다.
많은 배려심으로ᆢ
바라 보았 던
베리꽃님의
마음이 ᆢ
너무 고운 마음으로
다가 옵니다ᆢ
가뜩이나 불편하신 몸으로 전철타러 나오신 할머니가 한 소리 까지 들으셔야 되겠나 싶어서 얼른 표정을 풀었더니 역시나 였습니다.
울베리꽃님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는 건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새삼 눈물이 핑돌 정도로 감동입니다. ^^*
귀한 글과 댓글에 저도 감동입니다.
부드러운 말 한 마디.
아주 쉬운 듯 어렵지만 그래도 늘 새겨봅니다.
잘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나무라지 않았어도 정미씨는 기다렸다가
살짝 비켜 가셨을 겁니다 지난 겨울 작품집 내시느라 욕 봤지요?
제 생각엔 이번 작품을 기회로 분명 내년이나 후년에 2탄이 나올 거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ㅎ ~
저는 안방 일기쓰는 중이고 운선님은 수 년째 글공부 중이시니 작품집 내실 분은 운선작가님이십니다.
늘 건필을 빌어드립니다.
베리꽃님!!
작품 끝내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삐지셔가지고 사고 칠 뻔 하신겁니까 ?
다행히 선한분이라 결정적 순간에 자제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안 참으셨으면 손녀 얼굴 어찌 보실뻔 했습니까.
마음 푸시고
편안한 휴일 보내십시요~ ㅎ
그날 제 표정은 좋았는데 글표현력이 미숙했나봅니다.
꽃피기 좋은 날씨네요.
편안하고 화사한 주일되세요
@베리꽃
녜 ~ 고생 많으셨습니다. ^^
어디 가는중 이셨나 ?
일 주일에 세 번 딸네 집요.
아직은 역할이 남아 있네요.
적토마님은 정년퇴직
아직 까마득하지요?
@베리꽃
이 몸은 정년퇴직을 하고싶어도 여유가 없어
성냥개비 하나 들 수 있는 힘이 있을때까지
일해야한다오.
@적토마 그 성냥개비 하나에 또 불붙여 이번엔 성냥팔이 젊은 소년으로.ㅎ
@베리꽃
알프스 소녀 하이디같은 베리꽃 소녀와 함께...ㅎ
어떤분은 그래요 .집구석에 가만있을것이지 하기도~~
그냥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괜찮다고 가만히 있어주기만해도 큰 도움이지요. 어차피 우리 모두 시한부 소모품 불편해지는 목숨인것을ㅡ타고난 배려와 친절의 베리꽃님~^^
제가 한 것이라곤
제 표정을 부드럽게 한 게 전부.
이것도 배려더군요.
그리고 새삼 깨달았어요.
배려가 거창한 게 아니라는 것을요.
그렇게 살아가야겠습니다.
늘평화님은 이미 그렇게 살아가고 계시지요?
네~~일상입니다. 소중한 생입니다
자연님의 삶도 늘 너그러우실 것 같아요.
척 보면 압니다.
저도 다음주엔
주말샘이 일이 있어
소이가 놀러온데요.
그새 많이 컸어요.^^
자주 못 보니 더 보고 싶으시지요?
가능하면 어릴 때
흠뻑 할머니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게 좋겠더군요.
지금 크니 할머니가 최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