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토요일이 있는 주말 금요일은 항상 마음이 푸근해진다
뜨락 게시판에서도 온통 가을산행 또는 가을의 정취 이야기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어 마음도 자연스레 주말에 산행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있었는데,
금요일 아침에 작은딸이 주왕산에 가보고 싶단다
작은딸은 몇일전부터 밤에 열이 슬슬 오르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길래 감기인줄 알았는데
얼굴에 붉은점이 생기고 열은 점점 더 심해지고...
병원에 데려 갔더니 수두라고 판정한다
작은딸은 수두가 뭔지 궁금했는지 인터넷에서
수두를 검색해 보더니만, 지는 수두가 아닌 것 같다고 우긴다.
온몸이 열이 풀풀 나는데도
눈자위도 열 때문에 충혈이 되어 있는데도
하루에 한시간쯤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야하는 이넘이
주왕산엘 가자는거...이거 말리 재간이 없다
갔다와서 고생 실컷 할 각오를 하고
주왕산에 오를 준비를 혀서는
금요일 밤에 출발하려는데 큰딸은 안가겠단다
평생에 한번뿐인 대학1학년의 축제 마무리를
심심하게 가족과의 여행에 참여하면서 그렇게 끝낼수는 없다면서.....
멱아지를 잡아 끌고 갈수도 없어서 각시랑 작은딸 그리고 나
셋이서만 출발...
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군대 쫄병이
영덕에 살고 있으면서 게를 전문으로 파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길래
늦은 저녁이지만 그집에서 저녁 먹는것을 목표로
부지런히 달려갔지만 저녁 9시반이 넘어서야 도착했는데
6년만에 보는 이친구 정말 반갑게 맞아준다
두팀 남아있던 손님들도 가버리고
이젠 우리들만 남아 있는데 시간에 맞춰서 솥에 넣었던 게를
먹기좋게 손질하여 한상 그득 내어온다...
배도 출출하던차 안그래도 게살만 보믄 확 달려드는 작은딸인데
정말 맛나게 먹어치운다...ㅎㅎ
애들은 애들끼리 모여서 깨뜨득거리고
어른들은 6년만에 봤기에 반가워서 밤이 이슥하도록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안주삼아 술병을 비우고...
새벽한시가 가까워져 올 무렵
몇 번이나 사양하는데도 큰방을 내어주는 이친구 부부의
고집을 못꺽고 결국 우리 식구가 안방차지.....
우리집 식구들의 특징인 머리에 베게만 고이믄
삼분이내에 잠드는 잠버릇 덕분에 그렇게 늦게 자고도
아침 7시에 일어나서는 모두다 팔팔하다
작은딸은 머리에 열이 있는데도 전혀 아픈기색도 안한다
어제밤에 맛나게 먹은 게가 아직 다 소화되지도 않았을터인데
아침 차려논 것 보니 완전히 임금님 수랏상이다
주말에 게 먹으러 오는 손님이 몰릴터인데도
이친구와 이친구 각시는 내일까지 머물다 가란다.
이번 주말여행 목표가 주왕산이고 작은딸의 바램인걸
알고서는 더 붙잡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아이스박스 큰걸
두 개나 차 트렁크에 실어주는데......나중에 보니 물이든 비닐봉지
속에 게가 가득들어 있고 부산까지 와서도 살아 있는게....
에고 어찌나 고맙고 미안하던지....마음씀씀이가 완전히 떳다~별님이다.
그렇게 도착한 주왕산
토요일 아침 열시가 안되었는데도 사람들로 북쩍거린다
제1폭포까지 천천히 완사하믄서 오르니 왜 토요일 일찍부터
사람들이 북쩍거리는지 알만하다
지난해 다녀왔던 낙엽진 금강산보다
단풍으로 물들어 있는 주왕산이 훨씬 멋지다
제1폭포에 이르는 길이 상팔담 오르는 길에
비길만 하다믄 내보고 욕할랑가...그야말로 명경옥수던데
몇 번을 와 보았지만 정말 좋은 풍경이
이렇게 집중된 산은 언제봐도 멋지다
제2폭포를 거쳐 제3폭포에 이를 즈음
작은녀석이 지친모습을 보인다
진작부터 업어주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길 내내 업고
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오니
각시가 또 질투아닌 질투를 한다
"시방 널 업고가는 사람은 네 삼촌이제"
작은딸의 대답
"응 새엄마 난 삼촌이 뭔지 잘몰라"ㅎㅎ
괜스레 아픈거 참아내며 잘 견디는 딸을 건드린 죄
톡톡히 받는다.
그러면서 기념품 판매 가게앞에서는
외할머니드릴 안마기랑 외숙모 드릴 주걱이며
친언니, 외사촌 언니 동생들에게 줄 선물을
주루룩 읊어댄다. 이녀석은 정말 친언니와는 180도 다르다
고슴도치도 지새끼는 귀엽다고 한다지만
내새끼지만 정말 귀엽다
딸 키우는 재미....이런게 아닐까?
주왕산 폭포도 불타고 있을낀데.79년에 처음 오른 주왕산...2-3년에 한번은 오르는 산인디.그 때 만났던 경북에서 왔다던 아가씨들은 나처럼 추억할까. 강 한 복판에서 만났던 금낭화의 예쁜 모습이랑, 약수물로 한 밥이 녹두색으로 변해서 놀라며 먹던 기억이 나네. 대게를 2마리만 먹어도 정말 맛나게 기분 좋은디.
첫댓글 파도님요 올만임더..어드메 가셨나 했드만 영덕에서 게 시컷드시구 후배님 인심이 후덕하십니다..이쁜 따님하고 각시님이랑 주왕산에를 경치 쥐이지유??..울 뜨락식구들 게좀 멕일려믄 아마도 3 box 면 될랑가..요즘 게가 살이 올랐는지요?? 11월달에나 살이찬다고 하던데..으메이 먹고자픈거 후배가 주신거 다 드셨나요??.
십사오년전 단풍이 불타고 있을때의 주왕산 환상이었읍죠 그때 사진을 보면 집사람도 괜찮았는데.. 두번째는 이른봄에 가보구요 딸 있으신 분들 부럽습니다
작은넘 3 살 떄 주왕산에올랐었는데.. 가을단풍이 얼마나 좋았으면 지금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야시겉은 딸 , 눈에 넣어도 아푸지 않을 딸 얼--매나 이뿔까? 무슨 복이 그리 많아 딸이 둘이나 있을까? 에어성도.. 흑흑!
달기약수 드셨어요? 근데요...딸 자랑 조금만 하시면 안되나요? 약 올라죽겠어요~~
주왕산 폭포도 불타고 있을낀데.79년에 처음 오른 주왕산...2-3년에 한번은 오르는 산인디.그 때 만났던 경북에서 왔다던 아가씨들은 나처럼 추억할까. 강 한 복판에서 만났던 금낭화의 예쁜 모습이랑, 약수물로 한 밥이 녹두색으로 변해서 놀라며 먹던 기억이 나네. 대게를 2마리만 먹어도 정말 맛나게 기분 좋은디.
ㅋㅋ...그 아빠에 그딸이네여..?....허긴 파도님이랑 다님 삼촌?이 정답이지..뭐...^^...딸자랑에 나두 아들렘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