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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장,
이차 역시 송이는 수석합격자로 발표가 난다.
모든 매스컴에서는 송이의 사진을 싣고 수상 소감과 송이의 가정환경 그리고 공부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수많은 취재를 하지만 그저 평범한 가정이고 공부 또한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공부했다는 것이 매스컴에 실릴 수 있는 모든 것이다.
비로소 집안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인다.
학교 또한 커다란 현수막을 걸고 사법고시 수석합격자의 영광을 알린다.
송이는 각종 매스컴의 취재에 일일이 같은 대답을 한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대답이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무슨 특수한 교육을 따로 받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한다.
송이는 유명인사가 된다.
게다가 인물 또한 남에게 뒤지지 않는 송이로서는 남학생들이 동경의 대상이 되고 법학과의 신비로운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송이의 주변에는 내 노라 하는 집안의 아들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지만 그런 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이제는 생모의 생사를 확인하는 일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송이는 집에 있는 시간들을 생모의 일기와 모든 것들을 꼼꼼하게 읽어보며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시간을 투자한다.
연수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짐을 챙기면서도 생모의 흔적들이 될 만한 것들을 챙겨가지고 가려고 준비를 한다.
이제 송이의 모든 신경은 생모를 향해서 열려있다.
송이의 이름 앞에 천재와 수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지만 송이는 그런 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학교에서의 현수막을 늘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 민우성은 한송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수한다.
이제 아직은 일학년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는 민우성은 한송이의 천재적인 기질과 아름다운 외모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가 좋으면 외모가 엉망인 여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던 민우성은 의외로 송이의 아름다운 외모에 푹 빠져든다.
자신보다 삼년이나 연상인 여자다.
그러나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고 생각을 한다.
어떤 식으로든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민우성은 모든 면에서 자신 만만하다는 표정이다.
여자 마음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송이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입수하지만 별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평범한 집안의 맏딸이라는 것이다.
생존에 계시는 조부모님과 아직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부모님과 오빠 그리고 여동생이 있을 뿐이고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생각보다 가난한 집안이 아니라는데 있다.
아마 아무리 머리가 천재고 뛰어난 인물을 가졌다고 해도 가난한 집안이라고 하면 아버진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반대를 하실 것이다.
민우성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검사로 발령을 받을 것이다.
수석합격자답게 서울 본청에 검사실을 배정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기로 한다.
한송이의 곁에 제법 자신이 있는 선후배들이 진을 치고 있지만 민우성은 개의치 않고 있다.
한송이는 콧대가 높기로도 유명한 여학생이다.
절대로 쉽사리 그런 유혹에 넘어갈 사람이 아님을 나름대로 믿고 있는 민우성은 이제 다음 단계를 모색한다.
무턱대로 대쉬해 보아야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언가 철저한 전략을 세워서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늘 한송이의 주변을 살피곤 한다.
연수원에 들어가 있는 한송이가 언제 본청에 근무를 하게 될 것인가를 기다리며 나름대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계획을 한다.
민우성은 대기업 총수의 아들이다.
유학을 가라는 부모님의 말에 이곳에서 대학을 다니며 공부를 하면서 교우관계를 넓혀간다는 말씀을 드리고 허락을 받았다.
민우성 또한 성적이 대단히 우수한 사람이다.
명문대인 K대를 무난하게 합격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또한 방학이면 어학연수를 위해서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가서 어학공부를 해 왔던 민우성은 뛰어난 어학실력도 겸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회사의 운영을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철저하게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해 나가고 있다.
민우성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가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계획을 세우며 대학생활을 통해서 많은 친구들을 얻을 생각이다.
민우성은 재벌이세 답지 않게 때로는 성실함을 보이고 있는 성품이다.
지금까지 여자 친구하나 사귀지 못하고 공부만을 하면서 대학을 입학했다.
아버지 민회장은 아들이 여자 친구 조차 함부로 사귀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를 시키며 철저하게 반대를 한다.
아무나 함부로 여자를 사귀면 안 된다는 아버지만의 철칙이다.
기업을 위해서 준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늘 듣고 살아가고 있는 민우성은 때로는 반발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하곤 한다.
기업을 위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개인보다는 수많은 가족들이 딸린 기업이다.
자신만의 이익보다는 그런 가족들이 있는 전 직원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기업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삶이다.
민우성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거부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자신에게 태산 같은 존재이고 거부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민우성은 늘 아버지를 존경하며 아버지를 닮아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간다.
민우성이 K대를 합격했을 때 세상 누구보다 기뻐해주고 축하해 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민우성 또한 가슴이 뿌듯해짐을 느낀다.
천재나 수재들만이 모인다는 대학이다.
아들의 성적이 상위권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합격을 하고 나니 민회장의 기쁨은 그 무엇보다 크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민회장은 남매를 두고 있다.
우성이 밑으로 딸이 하나 있는 귀하고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다.
민우성은 이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한송이가 드디어 서울 본청에 검사실을 배정받았다는 것을 알아낸다.
민우성은 고급스러운 화분을 보낸다.
송이는 민우성이라는 리본이 붙어 있는 고급화분을 보며 의아해 한다.
알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
송이는 아마 선배거나 자신을 따라다니는 남자들 중에 한 명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지나쳐 버린다.
처음으로 출근을 하는 송이는 정신없이 바쁘다.
윗분들에게 인사를 다녀야 하고 선배검사들에게도 깍듯이 인사를 해야 하는 절차가 많다.
매일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송이다.
민우성은 그런 송이의 스케줄을 잘 꿰고 있다.
신입검사가 통과를 거쳐야 하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느긋하게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
송이는 거의 매일 있는 회식자리에서도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윗사람들이 송이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송이로서는 술을 입에 대면서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싫기도 하고 술을 잘 마실 줄을 모르는 아버지의 체질을 닮아서 그런지 술 자체가 싫다.
자신의 생부는 아니라 해도 어머니의 오빠이기에 핏줄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름이는 그런 언니를 보고 더욱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한다.
언니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한다고 해도 뒤처지기는 싫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은 아름이의 야망이다.
아름이는 학점도 생각보다 올라가고 있다.
이제는 공부하는 것에 재미를 붙인 아름이다.
언니도 오빠도 모두 제 갈 길에서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에서 아름이 또한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언니의 의젓하고 멋진 모습이 부럽다.
대단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언니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그에 비해서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스스로의 다짐을 한다.
아름이 역시 이제 졸업반은 눈앞에 두고 있다.
오빠나 언니처럼 졸업 전에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취업준비를 해나가고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방송국 아나운서가 생각처럼 만만하고 호락호락한 직업이 아니다.
쟁쟁한 상대들이 수두룩한 곳이다.
넘어야 할 벽이 단단하고 두껍다.
실력은 물론이고 어학과 미모도 겸비해야 하는 곳이다.
아름이는 나름대로 자신의 미모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과 같은 미모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물론 성형을 통해서 가꾸어진 미모들도 있겠지만 그것을 따지고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몸매를 가꾸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아름이는 몸매를 위해서 소식을 한다.
살이 쪄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운동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다.
조금만 마음 놓고 음식을 먹으면 곧 살이 찌는 아름이의 체질이다.
송이는 살이 찌지 않는 체질에 비해서 아름이는 신경을 쓰지 않으면 금방 통통한 몸매로 변하고 만다.
어려서 늘 할머니께 돼지 같다고 구박을 받은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려서는 철이 없어 먹을 것이라면 무조건 다 먹어치우는 버릇으로 인해서 늘 통통한 아름이의 모습이었다.
내일 모래가 송이의 생일이다.
김윤희는 송이의 생일을 특별하게 챙겨주고 싶다.
검사님의 생일인 것이다.
“어미야!
우리 검사님 생일상을 신경을 쓰도록 해라!“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윤희는 송이가 검사로 발령을 받고 나서 이름을 부르지 않고 꼭 검사님이라는 호칭으로 송이를 대우해주고 있다.
문정숙 역시 그런 송이가 커 보이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위엄을 느낀다.
“오늘 시장엘 다녀오너라!”
김윤희는 송이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한 돈을 준다.
이제는 마음 놓고 기뻐하고 웃음을 웃어도 되는 것이다.
집안은 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고 있다.
무엇을 해도 기쁜 마음이 들어가고 있으니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마음이 기쁘기만 하다.
마음이
문정숙은 송이를 위한 선물을 사기로 하면서 무엇을 사야 할지 생각을 한다.
필요한 것이 없을 정도로 어머님께서는 송이에게 무엇이나 다 해주고 계시기에 자신이 사 주어야 할
것이 없을 정도이다.
문정숙은 송이를 위해서 핸드백을 준비한다.
여자들에게 핸드백이란 여러 개가 있어도 좋은 것이다.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것으로 선택을 한다.
사회에서 초년생이기는 하지만 높디높은 검사님이시기에 품격 있고 품질이 좋은 핸드백을 고른다.
정성을 다해서 생일상을 준비하는 문정숙이다.
다른 해보다 더욱 성대한 생일상이다.
송이는 아침부터 생일상을 받고는 행복해 한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가 잘 풀리는 것이다.
어서 많이 먹고 오늘도 우리 검사님의 하루가 순조롭기를 바라고 있는 할미의 마음을 알지?“
“할머니, 그리고 엄마!
고맙습니다.“
“아침이지만 선물을 주어야겠다.
늘 늦게 들어오는 검사님이시니 생일날도 쉬지 못하고 출근을 하니 아침이 아니고서는 기회가 없
다.“
문정숙은 곱게 포장을 한 핸드백을 준다.
“고맙습니다.”
송이는 그 자리에서 포장을 풀어 확인을 한다.
참으로 마음에 드는 핸드백이다.
“엄마, 너무 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든다니까 나도 정말 좋다.”
가족들은 저마다 준비한 각자의 선물을 준다.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생일상과 선물이 푸짐하다.
송이는 기분 좋게 출근을 한다.
참으로 기분 좋은 아침이고 세상에 태어나기는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잠시 생모에 대한 생각을 한다.
생모의 일기에 나와 있는 모든 것들이 약자인 영문이니셜로 모든 것이 표기가 되어 있어 알기가 힘이
든다.
자신의 생부라는 사람의 이름 또한 영문이니셜로 표기가 되어 있고 생부의 집안에서 하고 있는 사업
체 역시 그렇게 표기가 되어있다.
현제의 수많은 기업체들 중에서 영문이니셜이 같은 기업체가 많다.
송이는 시간이 나는 대로 생모의 일기를 보고 또 본다
조그만 단서라도 되는 듯한 것들은 모두 암기를 할 정도다.
그러나 송이는 포기하지 않고 시간만 나면보고 또 본다.
늘 그렇듯 출근을 제일 먼저 하는 송이다.
아직은 신참 검사에 불과한 송이로서는 선배들보다 먼저 출근을 하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커다란 축하 꽃다발이 눈에 뜨인다.
“저것은 뭐죠?”
여직원에게 묻는다.
“조금 전에 배달된 것입니다.
검사님의 생일축하 꽃다발입니다.“
“누가?
내 생일을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구지?“
송이는 꽃다발 속에 꽃힌 작은 메모를 본다.
“민우성?
민우성이 누구지?“
의아해 하면서 메모지를 펼쳐본다.
“선배님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가 누구인지 모르시겠죠?
선배님 학교의 후배입니다.
기회가 있으면 선배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작은 메모에 남겨진 글이다.
“후배?”
그러나 생각이 나는 후배가 없다.
자신을 알고 있고 더구나 자신의 생일을 알고 있는 후배가 누구인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송이다.
그저 학교의 후배려니 하고 생각을 접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래도록 생각할 시간도 없다.
송이는 재판서류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검토하고 비교해 가면서 판결을 내려야 한
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다.
늘 사건과 마주하고 그 사건을 판결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기에 개인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하루 종일 사건의 서류들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일의 맡은 사건을 판결하기 위해서 늦은 시간까지 퇴근을 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때로는 저녁을 먹는 것조차 잊을 때가 많다.
사무실 직원들조차 그런 날은 함께 끼니를 먹지 못하고 검사님의 지시를 기다리곤 하는 것이다.
그런 날 어떻게 알았는지 한검사님과 직원들의 저녁식사가 배달이 된다.
“검사님!
저녁식사가 배달이 되었습니다.“
“그래요?
누가 배달을 시켰던가요?“
“아닙니다.
검사님의 이름으로 배달이 도착된 것입니다.“
송이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본다.
벌써 저녁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있다.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누가 보낸 것인지는 나중에 알기로 하고 우선들 먹읍시다.“
송이는 직원들이 배가 고플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한다.
아무런 말도 없이 그렇게 정확하게 인원수까지 헤아려 배달이 된 식사다.
송이는 그저 그런 것인가 보다 하며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검토를 해야 할 서류들이 산더미다.
밤을 새운다고 해도 다 하지 못할 분량들이다.
송이는 빠르게 식사를 끝내고 나서 다시 서류들을 검토한다.
여직원이 차를 가져다 놓지만 눈은 여전히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송이의 검사실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민우성이다.
자신이 보낸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일을 하고 있는 한송이 검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조금씩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머릿속에 채워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머지않아서 자신은 기억하게 되리라고 믿는 민우성이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즐~~~감!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