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갈대를 부여잡고(“부여 백마강 테마 파크”에서)
느지막하게 집을 나서 부여 백마강 테마파크를 간다. 테마파크에 도착하니 인적이 없다. 어렵게 찾아 들어간 주차장에는 캠핑카 몇 대가 있을 뿐이다. 한자리를 택하여 주차하고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 되는 갈대가 보이는 곳으로 걸어 들어가 본다. 한참을 걸어가니 이정표가 나오고 더 들어가니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이 보인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려는 강이다.
백마강을 뒤로하고 몇십 보 걸어 나와 오른쪽으로 더 가니 본격적으로 갈대밭이다. 내 키보다 큰 갈대밭 사잇길 곳곳에 흰색 글씨들이 세워져 있고, 전망 좋은 곳에는 사진 촬영지도 만들어 두었다.
늦가을 갈대밭 사이를 걷노라니 갈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는 사그락사그락 소리를 낸다.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며 흐느끼는 것인가?. 인적이 끊어진 갈대밭에서 한가롭고 평화롭게 지내던 고라니는 사람 발자국에 놀라 공중을 향해 펄쩍펄쩍 뛰어 저 멀리서 달아난다. 너도 놀라고 나도 놀란다.
대는 말라 누렇게 변하고, 순은 완전히 피어 흰색으로 바뀌었다.솜털 같은 흰색 순이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드넓은 갈대밭 상공 저 멀리 매 한 마리가 가을 하늘을 가마득히 높이 올라가 까만 점이 되었다가 선회하며 다가오면 새가 된다. 백발의 갈대밭은 아직도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나는 젊은 시절 한때 회식 자리에서 자주 부르던 노래가 “백마강”이였다. 애절한 마음과 결의를 표현한 가사(손로원)와 슬픈 곡조(한복남)가 마음에 들었기 떄문이다.
"백마강의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에 종소리가 들리어 오면
구국 간장 찢어지는 백제 꿈이 그립구나.
아 ~ 달빛 어린 낙화암의 그늘 속에서 불러보자.
삼천궁녀를 ~
백마강의 고요한 달밤아
철갑옷에 맺은 이별 목메어 울면
계백장군 삼척검은 임 사랑도 끓었구나.
아~ 오천 결사 피를 흘린 황산벌에서 불러보자.
삼천궁녀를 ~"
늦가을 따스한 햇볕 아래 고즈넉한 갈대밭 사이를 걸으며 불러보았다. -끝-
[백마강~허민 1954年] 韓國歌謠 kpop 가사지원
짝사랑 - 나훈아
첫댓글 저도 찜해둔곳인데
아직도 못가고 있네요
눈내리는 겨울 갈대숲길도
멋 있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