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yilbo.com/372329
기록적 폭염에 시민·산업현장·농촌까지 비상
온열질환 증가·열대야 장기화…대응체계 점검해야
30일 울산의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치솟으며 올여름 가장 강력한 폭염이 도시를 덮쳤다. 밤사이 기온도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폭염특보는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일상은 물론 산업현장과 농업, 지역경제 전반이 극한의 더위와 싸우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시민 건강이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지난 29일까지 7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도 환자가 1,640명에달하고 사망 사례도 이어지는 등 폭염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폭염의 직격탄을 맞는 곳은 야외 산업현장이다.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이 밀집한 울산은 수많은 근로자가 고온 환경에서 작업한다. 건설현장과 항만, 물류시설은 물론 제철·조선업 생산현장에서는 작업시간 조정과 충분한 휴식, 냉방장비 운영이 필수가 됐다. 고용노동부도 폭염 대응지침을 통해 물·그늘·휴식 제공 등 사업장 안전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농촌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논과 밭은 메말라 가고 있으며, 과수와 밭작물의 생육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염은 도시의 소비 패턴도 바꾸고 있다. 낮 시간대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상권은 저녁 시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냉방용품과 생수, 보냉제품 판매는 늘어난 반면, 야외시장과 전통시장 이용객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은 양산과 냉감의류, 휴대용 선풍기 등으로 더위에 대응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한낮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산 사용이 체온 상승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활용이 늘고 있다.
울산시도 폭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는 5개 구·군과 함께 폭염대응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무더위쉼터 1,252곳을 개방하고, 도심 곳곳에 그늘막 656개를 설치했다. 주요 도로에는 살수차를 집중 투입해 지열을 낮추고 있으며,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안부 확인과 현장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폭염을 더 이상 계절 현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최근 여름철 폭염은 기간이 길어지고 강도도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열대야까지 장기화하면서 시민 건강과 산업 생산성, 에너지 수급, 농업 피해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재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폭염은 예방 가능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도시의 안전과 경제를 좌우하는 새로운 재난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