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개나리를 보러 남편과 함께 응봉산엘 다녀왔다.
해발 100미터가 채 안 되는 야트막한 봉우리이지만,
응봉역에서 나와 주택가 사이로 올라가는 길목도 경사가 급했고 팔각정까지 올라가는 계단도 갯수가 꽤 많아서,
남편은 식은 죽 먹기로 올라갔으나 내 기준으로는 아주 어렵지는 않아도 결코 쉽지도 않더라.
그래도 정상의 팔각정까지 열심히 올라갔더니 중랑천 하류와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장쾌했다.
응봉산 전체를 접수한 개나리의 노란 물결 또한, 거의 만개한 타이밍이라서 정말 곱고 예뻤다.
꽃구경은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
재작년 10월 초에 선운사 꽃무릇을 딱! 만개 시점에 가서 보며 상당한 만족감을 느꼈었는데,
그저께의 응봉산 개나리는 그때의 타이밍에 비교하자면 90퍼센트 정도?
이 정도면 성공이지, 하면서 흐뭇한 마음으로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 속에서 행복했다.
그리고, 응봉산 정상 팔각정 앞에서 그 분을 봤다..
그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었는데,
우측 편마비를 겪고 있는 재활 환자였다.
그는 가족 단위 친지 단위로 올라와 봄날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 틈에서,
지팡이도 짚지 않고 한 손에 조그마한 실리콘? 재질의 컴퓨터 마우스 같은 것을 쥔 채로 힘겹게 혼자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의 절뚝이는 걸음걸이는 어설펐으나 혼자서 충분히 중심을 잡으며 사람들을 피해가면서 이동을 했다.
지켜보는 나로 하여금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느끼지 않게 할 정도로, 어설프지만 잘 걸었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있는 얼굴의 표정 또한 찌들거나 슬퍼보이지 않았고 의연하고도 결의에 찬 듯하여,
장하다, 멋지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저만큼이라도 걷게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을까?
정말 굳센 사람이야.
본인은 물론 가족도 힘들겠지.
하지만 저분은 꼭 완치될 거야.
의지가 굳어 보이잖아.
이름도 성도 모르는 그분을 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힘든 재활 과정에서 그분이 꼭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분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열심히 응원하였다.
내가 작년 2월에 뇌출혈로 죽을 뻔한 뒤로는,
가끔 길에서 마주치는 편마비 환자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 동네 중랑천변을 힘겹게 산책하는 그런 분들을 보노라면,
오지랖 넓게 말을 걸진 않아도 기도하는 마음이 되어 그분들을 응원하게 된다.
힘 내세요! 극복하실 수 있어요! 어렵지만 이겨내세요!
마음 속으로만 이렇게 말을 건네며 짧은 기도라도 하면서 지나가게 된다.
사망율이 50퍼센트에 육박하고 완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지주막하 출혈에서 기적적으로 깨끗이 나은 뒤 맞이한 두 번 째 봄.
멀쩡히 내 발로 걸어서 퇴원한 뒤에 맞이한 작년의 봄은 감동과 감격의 도가니로 끓어 올랐었는데,
여름 가고 가을 지나 겨울을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당연한 듯 여기게 되면서 그 감사는 시나브로 사그러 들었었다.
이제 긴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꽃을 보게 되니,
하나님께서 주신 이 축복, 이 행운에 감읍하는 감사의 마음이 되살아나 감개가 무량하다.
매일 아침 건강하게 눈 떠서 별 일 없이 별 재미 없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음이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지 결코 잊지 않으려 애써야 하겠다.
중환자실 침상에 누워서 아직은 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 좀 더 살게 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던 그때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응봉산 개나리 축제는 오늘과 내일 이틀이랍니다.
지금 딱 만개했을 거예요.
축제 기간은 혼잡할 테고, 다음 주 중반까지는 풍성한 개나리 잔치를 충분히 누리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경의중앙선 응봉역 1번 출구로 나가셔서 표지판 따라서 20분 내지 30분만 올라 가시면 응봉산 정상입니다.
우리 귀하신 님들, 이 봄에도 행복하시어요. ^^
네, 정말 무서운 병이었는데 하나님 은혜로 말끔히 나아서 퇴원했습니다.
제가 아팠던 만큼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쓰이지요.
여름날, 님의 닉네임을 접하니 뜨거운 태양이 연상됩니다.
댓글로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샛노랑 개나리천국이네요
개나리 열매는 한약재료로
쓰인다고
따서 말려서 팔지요
봄도 활짝
달님도 활짝
넘 좋아요
부군과함께 건강과 행복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입니다
둥근해님 반갑습니다. ^^
개나리 열매가 한약재로도 쓰이는군요.
개나리도 나름 유실수네요. ㅎㅎ
온갖 좋은 것들을 다 내어주는 자연의 혜택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둥근해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주말 되시어요. ^^
응봉산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나리 군락과 울달쌤 차암 잘 어울리십니다.
우리네 사람들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는 온갖 꽃들이 지천에서 피어나기 시작하니 요즘 무한 행복합니다. ^^*
다정하신 수피 언니 오늘도 따뜻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 봄날, 대인 관계 원만하신 우리 수피 언니는 오라는 곳도 많으시고 가실 곳도 많으실 거예요.
봄꽃처럼 화사한 모습으로 이 좋은 날들을 누리시기 바래요. ^^
따스한 봄날에 개나리 활짝 핀 화사한
소식 볼수있게 해 줘서 정말 감사해요
건강한 모습 마음이 포근해지는 달님의 봄이
활짝 폈네요
우리 이나이되면 건강한 사람도
이 화사한 봄날을 몇번이나 더 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이쁜소식 감사해요^^~
네 그렇지요.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
반환점을 돈 것이 확실한 60대 이후엔 그런 생각들을 하며 살지요.
그저 사는 날 동안 보행의 자유만 누릴 수 있다면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요요님 이 봄날에 좋은 일 많으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우리 달항아리님, 봄처녀같은 다사롬한 포근함이
봄의 기운과 맞물려 참 우아하기 그지 없는듯요.
고로, 엄지척~!!, 이뻐요~~, 하하
댓글인사 치고 무릇 아부성이라 할지언정, 요즘같은
따스한 희망의 계절 봄기운에 절로 가슴이 뿌듯해오니
조금은 앞서 나가고 싶은 마음도 불쑥 들기도 하네요, 하하
응봉산 정상은 우리 어릴때는 팔각정이라는 정자가 없었는 듯
그냥 낮은 동네 동산같은 느낌이라 개구쟁이들 뛰어다니며
숨바꼭질 했던 기억이 나기도 하네요.
봄기운 맞으려 바깥양반과 함께 하심이 건강하시다는 느낌을
받는지라, 제가 다 고마운 마음에 모니터 앞에서 박수쳐 본답니다.
고맙습니다, 달항아리님...
진심으로 오래오래 두분 모두 만수무강(萬壽無疆)하시라고
힘차게 4번째로 추천(推薦) 올려 드립니다., ^&^
반갑고 또 반가운 삼족오님!
달항아리가 존경하는 삼족오님!
언제나처럼 추천과 덕담을 남겨주심 감사드립니다. ^^
제가 지난 2주 동안 거의 매일 가까이로 멀리로 나가 다니고 친구들 만나고 그랬더니
무릎에 그만 과부하가 걸려서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금주엔 꼼짝 마라 하고 집콕을 하려 합니다.
그저 사는 날 동안 남편이나 저나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을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길 바랄 따름이지요.
삼족오님의 따뜻하심과 자상하심을 늘 닮고픈 1인입니다.
이 좋은 봄날에 평강을 누리시길 바라며 거듭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