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가 없다
왕하15:23-31 120808 새벽기도
새 찬송: 373, 374
우리는 짧게 짧게 소개되는 이스라엘 왕들의 이야기를 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이란 많지가 않습니다. 그들 대부분의 삶은 한 두 마디, 마치 공식과 같은 평가로 기록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되는 브가히야도 다르지 않습니다. 역시 반역에 의해 왕좌를 차지했던 므나헴이 앗수르에게 공물을 바치면서까지 붙잡으려했던 권력은 10년을 겨우 채우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브가히야가 왕이 되었지만 불행히도 그는 2년 만에 베가의 반역에 의해 죽었습니다. 성경은 브가히야를 죽인 베가가 “그 장관”이라고 했습니다. 원어를 보면 베가의 직책은 왕의 호위를 담당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왕의 전차에서 왕이 전쟁중 떨어지거나 적의 공격에 상하지 않도록 옆에서 붙잡아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역시 반역에는 변함없는 공식이 있습니다. 가장 측근에 두었던 사람에게 시해를 당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반역때 마다 나타나는 공통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브가히야가 베가에게 죽은 곳은 25절에 보면 “사마리아 왕궁 호위소” 라고 되어있습니다. 사마리아 왕궁에 호위소라는 장소가 있었는지는 처음 언급되어있습니다. 왕을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장소가 왕궁 안에 있었던 이야기가 전에 나오지 않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브가히야의 아버지 므나헴은 왕을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쳐죽인 살룸을 쳐죽이고 왕좌를 빼앗았습니다. 므나헴은 이러한 반복된 반란과 왕의 시해 사건의 당사자였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신하들을 골라서 세웠을 것입니다. 자기 수족같은 자가 아니면 절대로 자신의 주변에 오지 않도록 했을 것입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에는 19명의 왕이 있었습니다만 남왕국이 다윗의 가문만이 왕이 되었던 것과는 달리 아홉 번이나 왕조가 바뀌었습니다. 아홉 번이나 반역에 의해 왕이 바뀌었지만, 북왕국의 각 왕조는 평균 2대에 한번씩 바뀐 것입니다. 이러한 나라가 제대로 섰을 리가 없습니다. 관료도 자꾸만 바뀌었을 것이고, 반역을 통해 왕이 되었으니 그때마다 전왕의 사람들을 모두 죽여 버려야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군권을 주고, 호위를 맡기는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게 했어도 늘 반역은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밑고 맡긴 사람의 손에 의해 늘 죽은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사람을 믿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 모릅니다. 자기 생명을 지켜달라고 맡겼으나 자기를 죽여버리는 것을 어쩌겠습니까? 므나헴이나 브가야는 이러한 반역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왕궁안에 호위소라는 특별한 장소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브가히야가 죽은 곳은 바로 자기가 만든 호위소라는 곳에서였습니다. 그와 함께 죽은 두 사람의 이름이 나옵니다. 베가가 반역하여 왕과 아르곱과 아리에를 죽이고 길르앗 사람 오십명을 함께 죽였다고 했습니다. 왕과 함께 죽은 이 오십이명의 사람들은 바로 호위소를 지키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베가가 그들을 죽일 수 있었다는 것은 베가가 그 호위소의 최고 책임자였음에 분명합니다.
왕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가를 만들고, 최 정예 부대를 배치했으며, 출중한 장수들을 곁에 두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의 가장 우두머리가 자기를 죽였습니다. 세상에 어떤 피난처를 만들고, 어떤 힘있는 자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방법이 있다고 믿었었다면 그는 자기의 헛된 믿음에 의해 죽은 것입니다. 이 땅에는 안전한 장소가 없습니다. 사람은 사람의 보호자가 아닙니다. 심지어 다윗도 자기 사촌형제인 요압을 군대장관으로 세웠으나 말년에 요압이 반역을 일으켰고, 사울도 사촌형제인 아브넬을 군대장관으로 삼았었습니다. 하지만 믿고 의지했던 혈육도 피난처가 되어주기는커녕 반역자가 되는 것이 세상입니다. 사2:22에는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 외에 안전한 피난처가 없음을 기억해야하겠습니다.
브가히야를 죽이고 왕이 된 베가가 사마리아에서 20년간 다스렸다고 27절에 말씀하시지만 그가 실제로 이스라엘 전체를 다스린 것은 8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가 다스리는 동안 앗수르가 이스라엘을 침략해서 서서히 땅을 빼앗아 가고 백성들을 이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왕이 아직 있고, 수도가 그대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앗수르는 국경부터 시작해서 성읍들을 정복하고 백성을 세상에 흩어버리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왕 베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는 앗수르에 대적하기 위해서 아람과 손을 잡았지만 앗수르를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베가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왕이 된 호세아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아프리카 초원의 맹수들은 초식 동물들을 공격하여 숨통을 끊은 후에 먹이로 삼습니다. 하지만 하이에나는 살아있는 동물을 그냥 물어뜯어 먹습니다. 아직 죽지도 않은 누우나 영양등의 배를 물어뜯어 내장을 쏟아지게 해서 먹는 것입니다. 하이에나는 적을 단번에 죽일만한 힘이 없어서 그런 것 보다는 숨통을 끊어 죽이는 일은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떼로 달려들어 산채로 먹기 시작해버리는 것입니다. 앗수르가 이스라엘을 먹어치울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손쉽게 국경부분부터 정복하고 해체해 버리는 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교활하기 그지 없는 하이에나같은 짓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책임진 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께 엎드려야하는 것입니다. 이 당시 왕이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선지자들의 예언활동이 활발했지만 반역으로 나라를 탈취한 왕들이 역시 힘으로 자기 백성을 탈취해가는 앗수르에게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베가가 앗수르를 막기 위해서 아람과 동맹을 맺어보았으나 쓸모없는 일이었습니다. 앞서 므나헴이 자신의 왕권을 강화해보고자 앗수르에게 백성을 수탈하여 공물을 바쳤던 일이 앗수르로 하여금 이스라엘을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먹잇감으로 알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자기를 위해 백성을 수탈하는 왕에게 백성을 보호할 힘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나라가 약해진 틈을 타서 자신이 권력을 잡으려는 자들로 채워진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이렇게 무너져 가고 있었습니다. 앗수르가 이스라엘 백성을 모두 죽이고 약탈해 간 것이 아니라 그 백성을 흩어 버리고 있었다는 것은 앗수르의 정복지를 쉽게 통치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목자가 없으면 양이 흩어지는 원리가 보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먹이지 못하는 삯군 목자로부터 자기 백성을 흩어 버리신 것입니다. 사실 이때부터 유대인들은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면,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무능한 베가왕을 호세아라는 자가 죽이고 왕의 자리를 빼앗습니다. 기울어가는 배에서 선장 싸움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치 앞을 못보는 자들이 왕의 자리를 노리는 것을 부러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안한다면 바로 우리가 깨어있어 기도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