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2호선 수필을 적어 봤습니다. - ♣14.09.10
본 칼럼 803호(*2014.4.9)에서 언급했듯이, 어머님이 대구경북대병원에 이어,
대구남산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어서 자주 간병(看病)을 가게 됩니다. 병원주차
문제도 복잡하고, 경북대병원과 남산병원이 대구지하철 2호선 인근에 있어서,
지하철도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수필 한편을 적었습니다.
(수필은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장르입니다.)
그저께 추석 명절에도 어머님은 남산재활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습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박태원 작) *박태원- 경북 군위,
계성중.고, 계명대 졸업, 목사, 한국문인 신인문학상(수필) 등단
의성군 금성면 금성산 자락 산운 외갓집에서 태어나, 산 넘어 군위군 우보면
산골 선동에서 자랐다. 우보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중학생도 되어야지 하는 꿈
을 키웠다. 당시 우보면에는 중학교가 없어서 금성면 금성중학교 합격을 목표
로 하다가, 꿈을 더 크게 해서 의성읍 의성중학교 합격을 목표로 설레는 마음
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 공부 덕에 대구 계성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대구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을 마쳤고, 군 입대를 하면서 대구
를 떠났다. 제대를 하고 구미여상 교사로 발령을 받으면서, 구미에 삶의 터전
을 잡고 30년 넘게 살고 있다. 그래도 대구는 같은 생활권이라 볼 일이 있어
자주 들어오게 되었다. 대구는 구미보다 더 도시이고 변화가 많이 되어, 길치
인 나는 주차 문제, 차 정체, 신호등 관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다가 대구도시철도에 관심을 갖는 중 문양역을 생각했다. 그래서 구미에
서 문양역으로 가기 위해, 왜관읍 낙동강 변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렸다. 4대강
개발과 함께 보(洑)들이 완공되어, 낙동강에 강물이 가득해서 좋았다. 이렇게
좋은 낙동강 변 길을 달려야할 원인을 제공한 문양역이 고마웠다.
문양역 넓은 주차장에 여유 있게 주차를 하고 시내로 들어가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열차에 몸을 맡기니 긴장이 풀려지고 심신이 편안했다.
시간을 다투는 일은 아니지만, 시내에서 나름대로 힘든 일을 다 보고 귀가 길
에도 대구도시철도 2호선에 몸을 맡기니 여유 있는 마음이 되었다.
신남역을 지날 때 역 인근 계성중고등학교가 연상되었다. 농촌에서 대구로 진
학해서 고학으로 중고등학교 6년을 공부하며 꿈을 키운 학교이었다.
내당역을 지날 때 역 인근 한 골목길이 연상되었다. 그 골목에 대학생 때 죽
도록 짝사랑했던 여대생 집이 있었다. 당시 나는 사춘기이었으나 맹호부대원
에게 생포된 베트콩처럼 괴죄죄한 몰골의 모습이었다. 긴 세월이 흘렀고 진작
결혼을 해서 곱게 늙었을, 그녀의 현재 모습이 언감생심 보고 싶었다.
용산역을 지날 때는 대학 3, 4학년 무더운 여름방학 때 50사단에서 학군단 병
영훈련을 받던 일들이 연상되었다. 군대(軍隊)는 군대(軍大)이었고 군대(軍隊,
軍大)도 또 하나의 대학이었다. 그때 훈련을 생각하니 지금의 모든 것이 감사
했다. 50사단이 이전되고 재개발되어 흔적이 없어졌지만, 수급불유월(水急不
流月)의 달(月)같이, 그 정신은 영영히 갖고 싶다. 과거의 일이지만, 차 거울(
Back Mirror)로 뒤를 봐야 전진운전을 잘 할 수 있음을 생각했다.
계명대역을 지날 때는 비록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에서 공부 했지만, 모교 이
름의 역이니 가슴이 설렜다. 가르쳐 주신 스승님들 모습이 어른거렸다.
내 인생의 백미였던 대구 학창시절 10년과 그 교훈들을 되새김질 해 본다.
다사역을 지나서 잠시 후면, 아름다운 저녁놀에 물든 문양리 넓은 들판이 보
인다. 저녁놀은 아침놀보다 더 길다. 곱게 늙을 것을 다짐하게 된다.
삶에는 보이는 부문보다 안 보이는 부문, 마음과 정신이 더 중요하다.
비만해진 마음 때문에 불행을 자초할 때가 많았는데, 대구도시철도 2호선을
타면 겸손해지고 마음이 날씬해지니 더불어 행복해진다.
시나브로 문양역과 대구도시철도 2호선, 나아가 대구에 정이 들고 있다. 대구
에 올 때마다 피곤함을 안고 갔는데, 이제는 대구도시철도를 이용함으로 스트
레스를 날려버리고 마음을 재정립하고 새 힘을 얻어서 간다.
“죽도록 그리우면 기차를 타라”는 간이역 시집(박해수) 제목을 생각하며, 대구
학창시절을 그리워하며 대구도시철도 2호선 기차를 탄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
니 시골 철로를 달리는 기차와 같고, 물 만난 물고기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가며오며 안내방송을 듣는다. “여기는 신남역입니다.” “여기는 내당역입니다.”
“여기는 용산역입니다.” “여기는 계명대역입니다.”
뜬 구름을 따라 방황하다가 인생 끝물에 허한 가슴을 안고 지냈는데, 대구도
시철도 2호선이 꿈과 희망을 듬뿍 채워 주었다. 먹고 살기 위해서 걷다가 이
제는 건강을 위해 걷듯이, 먹고 살기 위해 대구를 찾다가 이제는 대구도시철
도와 함께 마음의 건강을 위해 대구를 찾는다.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태복음.7:14)
◆.사진- 기하성 대구지방회 목회자부부 여름수련회를 가졌다.(2014.8.25.26)
①~⑩.첫날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관광하고, 해수욕장 옆에 위치한
숙소(경남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리 에바다 팬션)에서 즐거운 하룻
밤을 보냈다. 나는 도착 예배에서 설교를 했다.
♣칼럼 다음 호에, 거제도수련회 둘째 날 관광사진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