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장 산
토요일2006년 11월 18일 날씨 : 흐림 시계불량
♣ 방장산 (742.8m) 전북 고창군과 정읍시, 전남 장성군의 경계를 이룬 방장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산세를 지녔음에도 바위산 못지않게 힘찬 기운과 뛰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다. 우두머리를 일컫는 '방장'을 이름으로 삼은 산답게 전남과 전북을 가르며 우뚝 솟구친 이 산은 북동 방향으로 주봉으로 삼는 봉수대와 734m봉을 거쳐 장성갈재(274.1m)로 산줄기를 뻗어나가고, 남서쪽으로는 벽오봉(약 640m)을 거쳐 양고살재로 이어지면서 거대한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그 사이 장성갈재와 노령으로 연결되는 입암산(626.1m)을 비롯한 내장산 국립공원 내의 산봉들과 멀리 담양호 주변의 추월산과 강천산이 바라보이고, 서쪽으로는 고창벌이 내려다보이는 등, 사방으로 멋진 조망을 조망한다. 호남고속도로변의 명산으로 이미 여러 해 전 자리를 구축한 고창 방장산(742.8m)은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찾는 이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주봉격인 봉수대는 현재 지형도 상이나 눈으로 보기에도 742.8m봉에 비해 낮지만, 암봉을 이루며 사방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어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 고창군청 직원의 말에 의하면, 이 봉수대가 742.8m봉에 비해 조금 높았으나 6.25때 폭격을 맞아 낮아졌다고 한다.
예로부터 산이 신령스럽고 산세가 깊어 도적이 많이 들끓었다는 방장산의 원래 이름은 방등산(方登山)이었다. 지금은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이나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나들목에서 10~20분이면 닿을 수 있지만, 73년 11월 호남고속도로 전주 - 순천 구간이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산이었다. 방장산에 등산인들의 발길이 사철 끊이지 않는 데에는 산세와 더불어 산기슭에 들어앉은 자연휴양림과 가까이 위치한 석정온천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방장산과 벽오봉을 잇는 고창고개 남쪽에 자리잡은 휴양림은 교통이 편리하고, 조망이 좋아 휴일이나 평일 할 것 없이 찾는 이가 많아 전국의 여러 휴양림 중에서도 이용률이 으뜸으로 꼽힐 정도다. 또한 석정온천은 방장산을 온천산행지로 자리잡게 해주었다. 방장산은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는 고창고개와 봉수대 사이의 742.8m봉이 가장 높게 표기돼 있지만, 고창 산악인들이 꼽는 정상은 742.8m봉 북동쪽으로 500m 거리를 둔 봉수대 흔적이 남아있는 약 715m봉이다. 또한 지형도에 방문산(方文山)이라 표기돼 있는 640m봉은 제작 도중 장(丈) 자를 잘못 인쇄한 것으로 보인다. 등산로 안내판에 모두 '벽오봉' 이라 표기하고 있다. 이밖에 서래봉(또는 써레봉), 연지봉 등의 지명을 표기해 놓은 지형도가 있으나 현지 등산인들도 이런 지명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흔적 : 장성갈재-성터-734봉-봉수대-방장산-고창고개-패러그라이딩활공장-벽오봉-갈미봉-양고살재 회원 중 사고가 있어 사고처리 및 휴식(1시간) 실 산행시간(3시간5분)
* 산행시간을 7시간이나 6시간으로 표기되어 있는 자료도 있으나 실제 4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강한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한 없이 약하기도 하다 여기저기 자꾸 부스러지는 몸들...
오늘 산행은 부득이한 이유로 회장, 총무가 불참했고 한 몸으로 세 몫을 감당해야 할 부담을 받아서인지 선두에서 리본을 달아가며 길 안내를 하던 산행대장이 내림길에서 박힌돌이 빠지면서 발목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고창고개까지 지팡이 두 개로 의지하고 결국은 고개마루에서 119신세를 지게 되었다
사람은 약하다 먼지 한톨만큼의 무게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자연 앞에서는...
흙으로 만들어진 나를 들여다본다 산을 향하여 오름의 낌새 만으로도 숨이 가쁘다 슬며시 기를 꺽는 길에서는 기본 자세 삼매경
흙처럼 부드러워지는 몸 덕분에 암릉사이 요리조리 곡예를 놀이 삼는다
"아이구 저 고개 쳐든 고스락 좀 봐 어떻게 저길 오르지?" "그것도 세 봉우리 연속이네@@@" 흙먼지처럼 파슬파슬한 몸으로 기어가 듯 오르다가 기어이 그 길 다 걸어내고야마는 기본기에 가장 충실한 흙으로 지어진 몸
근원은 바위도, 저 무지막지한 암릉도, 돌멩이도 아닌 흙 약하지만 부드럽다 큰 산이었든 암릉이, 바위가 되고, 그리고 돌멩이가 되고, 종내는 흙이 되는
흙에서 시작한 몸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흙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나는 흙으로 만들어진 산에 들 것이다 흙처럼 부드러운 연약함을 지닌채로.
장성갈재는 방장산 북동단의 고갯마루로, 서울과 부산을 잇는 1번 국도가 지나고 있지만, 호남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로는 지방도 수준으로 통행량이 격감해 늘 한갓진 곳이다. 곡선구간이 많은 도로이므로 정읍 나들목보다는 백양사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1번 국도를 타고 접근하는 게 좋다. 고갯마루 동쪽으로 차를 세워놓을 공간이 있다.
10;35
산행은 고갯마루에서 버스를 벗어나자마자 건너 편 고샅에 리본이 달려 있다 산에 든지 20분후에 안부를 지나고 2분 후엔 성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지난다
11:19 44분만에 고흥 유씨묘를 만난다 묘지 오른쪽 위로 조망이 열리는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 버리고 오르던 길 직진으로 또 다시 오름이다
11:27 52분 만에 734봉에 오르니 암릉 사이에 스텐으로 된 표지석이 있다 넘어 갈라꼬예?? -잘 부스러지는 몸 조심하이소-
734봉에서 내장산군을 마주한다 능선, 파도의 일렁임이 잔잔해 역동적인 느낌이 적다
수도제와 죽청제가 내려다 보이고 벽오봉, 갈미봉 능선의 허리를 파고 든 임도는 고창고개로 이어진다
봉수대와 방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뚝하다 734봉에서 봉수대 가는 길은 체력 안배를 잘 해야한다 무작정 내지르면 헉헉헉@@@
단체산행에서 즐기는 나름대로의 방법
* 내 맘대로 산행수칙 *
*오름엔 폐활량 남들보다 약해 호흡에 맞게
*편안한 능선에선 속보로
*풍광 앞에서 주저없이 쥐었던 시간의 고무줄을 놓아버리고
*내림 안전한 길에서 다소 빠르게 *위험한 길엔 몸이 하자는대로 더듬거리고 산악회 특성상 시간과의 약속을 맞추기 위한 방법이다
정상으로 가까워질수록 암릉이 자주 출현한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은 고개를 떨구다 치켜 세우다를 반복하며 제법 인내와 체력을 요구한다
벼랑에서의 만남
12:02 지나 온 734봉 되돌아 본다
오르고 내리고 방장의 봉우리는 작은 봉우리까지 모두 10개의 봉우리로 이어진다
12:16 봉수대 오르기 전 옆 모습이 잘 생겼다
12:19 봉수대는 헬리포트를 겸하고 있다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고스락
봉수대의 모습을 돌아본다 역시 역동적으로 잘 생겼다
12:30 장성갈재에서 방장산 고스락까지 1시간 55분 소요
오른쪽 734봉부터 봉수대(왼쪽) 있는 지나 온 능선들
장성군 방향 산군들
영혼을 깨우는 바람소리 한 점 묻어온다 일망무제(一望無際) 한눈에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다 했던가?
일망무제를 핑계로 누웠던 솜털까지 일어선다 목구멍에선 급히 삼킨 선경에 사래 들린 기침소리
시간의 집에서 나무들의 집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집에서
죽은 것들조차 회생하는 삶의 집에서 내가 꾸는 꿈도 더욱 팔팔하게 살아난다
산그리메에 취해 있는 동안이었나보다 외롭게 선두에서 진행하던 산행대장이 다리를 다쳤다
산문에 들어서자마자 서두르던 걸음을 조금 제지했더라면 좋았을것을... 혼자 진 세 몫의 짐을 나누어 졌더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안전이라는 그릇에 정중히 담겨있던 무사고가 한 순간에 엎어지고 그렇게 강하게 뵈던 대장은 주저앉아 극에 달하는 아픔을 참고 있었다
" 대장님! 식사하셨어요?? 근데 왜 여기에??" "예, 좀 다쳤어요"
어디를?? 어떻게?? 살펴보는 순간에도 괴로운 표정이 그 온화하던 표정을 모조리 지우고 있었다 아! 다리를 다쳤구나 얼음있어요?? 다행히 일행 중 얼음을 얼려 온 사람이 있었다 물통속에 있는 얼음을 깨트리고 손수건에 싸서 다친 부위에 얼음찜질을 하고 뼈 부상시 먹는 약 2알 복용하고 응급처치를 하는데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 김대장 자꾸 미안해한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응급처치 후 다섯 명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 열심히 먹는 일에 집중하자 하면서도 정작 다친 대장은 농담을 맛있는 반찬 삼으며 여유를 잦아 올리는데 내 맘속은 부상에 대한 걱정으로 먹는 재미마저 뭉갠다
아무래도 단순히 삔 것같지 않다 발목뼈에 금이 갔을 것같다(혼자 생각)
넉넉히 시간을 가지고 식사후 대장은 휴양림쪽으로 혼자 내려가겠다고 우리를 벽오봉으로 가라하는데 이건 아니지 절대!!
조○ ○ 님이 119에 연락해서 고창고개에 차를 오게하고 대장을 앞 뒤에서 옹호를 하며 천천히 아주 오랜만에 느린 걸음 걷는다 그 와중에 배낭을 부상자 본인이 지고 가겠다니@@@ 철저하게 남을 배려하며 살던 대장의 성품이 드러난다
지팡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던 대장 쌍 지팡이 짚으니 많이 힘든가보다 몇 발짝의 걸음에 얼굴에선 땀이 비오 듯 흐른다
보호하는 사람이 너무 많음도 옳지 않은 것 같아 세 사람에게 안전한 이동을 부탁하고 벽오봉을 향해 간다 큰 부상이 아니길 기도하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올라서니 119 가 도착했는지 신호소리가 울린다
발걸음은 가벼운데 마음에 무거운 짐 매달린다
편백나무를 옆구리에 끼고 고창고개로 이어지는 수렛길
하늘과 구름이 마음의 끈을 잡아 당긴다
14:04 넓적바위가 있는 활공장 활강장과 활공장 헷갈려 활강장은 스키활강장 활공장은 패러그라이딩
고창읍 쪽을 내려다본다
망자는 산천이 그리워 가끔 저 문을 열고 나서는가 삶이 아무리 고달프다해도 그래도 이승인가보다 영혼을 일으켜 산천을 바라보다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야 할 망자 이승을 잃어 버린 그래서 망자인가?
이 길의 유혹에 잠시 발길 멈추었다 다시 오른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14:10 벽오봉은 활공장 바로 옆이다
내장산국립공원 산군들이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14:24 갈미봉을 지난다
14:31 암벽에 걸린 방장사를 만난다 사 라기보다 암이 맞을 듯 계곡이 멀어서인지 절의 무게보다 엄청 큰 물통이 있고 많이 어수선하다
방장사를 내려서면 길게 이어지는 나무 계단이 양고살재까지 이어진다
둥근이질풀
쑥부쟁이
14:40
시간이 남아 이리저리 살피다가 양고살재 표지석을 만난다 표지석은 숨어 있어서 살피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방장산 그저 그럴거라고 시무룩 준비했던 마음 미안하다 산은 이름답게 앞장서며 넓어 풍성했다 산행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길은 비록 짧았지만 육산과 암산이 적당하게 어울려 길을 걷는 맛이 좋았다
515봉에서 뚝 떨어진 몸 734봉으로 다시 끌어올리느라 혀 빼물고 겨우 끌어 올린 몸 다시 세 구비 자맥질끝에 봉수대에 섰으니...
일망무제는 산을 오른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살아있는 느낌이 스멀스멀 머리속을 유영하다 튀쳐나오면 탄성이 되고
안타까워서 안개인가 서해바다 곰소만 보여주지 않아도 단풍 멋들어진 길 아니었어도 방장이란 이름 헛된 것 아니었음을...
호사다마
회장사모가 끓여주는 떡국을 먹고 있는데 대장이 반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예상대로 발목뼈에 금이갔단다
이 사고로 인해 그러지 않아도 아주 감성과 지성이 풍부한 대장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오히려 감사하다는 멋진 멘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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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나 강해보였던 분께서 그런 어처구니 없는 부상을 당하셨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습니까? 오히려 악산이었으면 적당한 긴장을 주어 그럴리 없을터인데 잠시 방심을 하셨나봅니다. 누님께서도 이젠 속도를 조금 줄이시죠. 에~휴... 제 눈에는 거의 날아다니시는 수준입디다. 우야든둥 산행대장님의 조속한 쾌유를 빌어드립니다.
이 쪽 지방의 산은 도무지 모르니 산에 대해서는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고요 한을...님의 글을 보니 부상을 당하셨다니 제가 다아 아찔 합니다. 빠른 쾌유를 기원 합니다. 쾌유는 좀 더디드라도 마음이나 편하게 잡수시기 바랍니다. 산은 언제나 그곳에 머물러 님을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 빠른 캐유를 다시 한번 빕니다.
올망 졸망한 고스락이 산타는 재미가 솔솔찮겠슴니다. 빠른쾌유와 무사 산행을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