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담이는 어느날 제게 뚝 떨어진 아이입니다.
지인의 요청으로 아이를 임보하게되었고,
1차진료한 병원에서는 교통사고로 의심되는 청담이를
탈장/골절진단으로 한달여간 잘 먹여 바닥인 체력을 보강하여
탈장수술만 마치면 아가는 건강히 입양 갈 수 있을거라 했습니다.
골절부분은 이미 사고나고 시간이 흘러 그대로 살면 된다고...
탈장만 치료하면 건강히 입양 갈 수 있다니, 임보가 어려운 일도 아니었지요.
그러나, 데려와 삼일이 되도록 아가는 먹지 않았고,
급기야 설사 구토 시작.
응급실로 들고 뛰어가 범백 및 피검, 염증수치가 정상범위중 높은 편.
지사제, 항구토제, 구충, 귀진드기 처방
구충후 아가는 구토와 설사때마다 어마어마한 회충을 쏟아냈습니다.
구충만 잘되면 아가는 괜찮겠구나..
것도 잠시, 먹지 않는 아이..
병원처방은 피하수액+지사제+항구토제.
체력이 조금이라도 돌아오면 먹을거라고.
병원처치가 수액뿐이라면, 추운 길바닥에서 살다 사고당하고 힘든 아가를
따듯한 집에서 보살피고 싶어 통원치료.
온갖 종류 캔은 다 따고 하다못해 생고등어를 삶아 보고..
먹어봐야 티스푼 하나양.
큰일 나겠다 싶어 다시 다른 병원.
아가는 피검결과 염증수치가 높는 편 지난번 검사때보다 아주 미묘하게.
하지만 워낙에 체력이 약한 아이가 견디긴 힘든 수준이었을 거라는.
탈장, 탈골 그리고 골절
아이 몸은 이미 처절한 전쟁터.
그대로 방치하였다가는 염증으로 인한 식욕부진,
탈장염증 혹은 결국 탈골/골절로 인해 거대결장 등 배변문제로
아가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다행이 아가는 입원후 먹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그나마 간단하다는 탈장수술진행 (수술횟수를 줄이기 위해 중성화동시진행)
그리고 탈골, 골절 수술
이미 사고후 시간이 지난터라 골절부위의 근육 지방 다 긁어내고 다시 조립해야
하는 쉽지 않은 수술.
무엇보다 체력이 바닥인 아이.
뼈가 모질라 플레프(철심)도 2종류로 3개나 장착,
3시간여의 수술이 이루어졌고 마취에서 다행이 깨어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신경이 이어진 뼈를 통해 무사히 돌아와
아가가 움직이는 것.
그리고 무사히 체력회복하는 것.
저를 움직이게 한 것은 아이의 눈빛이었습니다.
아픈 와중에 또렷한 아이의 눈빛.
저 아이를 외면할 수도 놓을 수도 없습니다.
이미 제 어린 고양이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면회를 가면 알아보고 눈을 마주쳐주고,
돌아오는 길엔 등돌려 눕습니다.
날 다시 버리고 가는 게냐...
치료기간은 앞으로도 두달 이상입니다.
하지만 돌아올 따듯한 집이 있으니 아이가 힘을 내주겠죠!
청담이가 힘을 내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