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5. 18)
텃밭 팻말 구상하기
전원 텃밭의 채소들이 많이 자랐습니다.
오가는 이들에게 전원어린이집의 텃밭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7세 아이들에게 텃밭의 팻말 제작을 제안했습니다.
본격적인 팻말 제작에 앞서 팻말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태언 :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거예요. 우리 마음숲 갈 때 있었던 것 처럼!
이진 : 우리꺼라고 알려줘야 해요. 다른 사람이 따 먹지 않게.
윤재 : 동생들은 잘 모를 수도 있으니까 동생들한테 알려줘야 해요.
시엘 : 맞아. 하엘이도 잘 모를 것 같아.
태언 : 그리고 주변에 할머니밭이 많아서 할머니 텃밭인 줄 알 수도 있어요.
아이들은 팻말에 그려넣고 싶은 이미지를 그리며 자유롭게 팻말에 대한 생각들을 나눕니다.
곧이어 팻말의 개수와 크기, 위치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됩니다.
시엘 : 밭이 크니까 표지판 한 개로는 부족해요.
이진 : 우리 일곱 살이 여섯 명이니까 6개 만들어요.
해신 : 하나씩 하면 너무 힘드니까 두 명씩 짝꿍해서 세 개 만들까?
머릿 속으로 그린 텃밭으로는 크기와 위치를 정하는데 무리가 있어 직접 텃밭으로 나가봅니다.
해신 : 내 다리 길이 만큼 길면 될 것 같아요.
유나 : 저보다 크게 만들어요.
이진 : (손으로 a4 용지 정도 크기의 네모를 만들며) 이 정도로 만들어요.
태언 : 그건 너무 작은 것 같애. (팔을 최대한 크게 벌리며) 이 정도는 돼야 해요.
태언 : 잘 보이는 곳에 해야 해요. 차도 지나갈 때 볼 수 있게.
시엘 : 여기에 해요. 여기가 넓으니까.
해신 : 여기 가운데에 해야 잘 보여. 가운데에 다 같이 크게 하나만 할까?
아이들 : 좋아. 다 같이 만들자~~.
텃밭을 보고 온 후, 아이들은 큰 팻말을 하나 만들고 채소별로 이름표를 만들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대략적인 위치와 크기를 정했으니 재료는 무엇으로 할 지 정해봐야겠습니다.
해신 : 종이랑 박스로 만들까요?
이진 : 종이로 만들면 좋겠어요.
교사 : 종이나 박스는 비가 오면 젖지 않을까?
이진 : 음.. 그럼 벽돌로 만들어요.
교사 : 벽돌은 어디서 구할 수 있지?
이진 : 할머니집에 이만한(8절 스케치북을 가리키며)벽돌 있어요.
해신 : 근데 벽돌은 잘 안 그려질 수도 있어.
시엘 : 벽돌은 너무 무거워서 못 가져올 것 같아.
교사 : 그럼 나무는 어떨까?
윤재 : 나무는 안돼요. 가시에 찔려요.
태언 : 가시없는 나무로 하면 돼. 우리 이모한테 나무판 있는데 이모가 안 쓴다고 하면 가져올게요.
(아뜰리에 창가에 놓여 있는 대통을 보고) 이걸로 만드는 건 어때요?
교사 : 이걸로 어떻게 만들고 싶어?
태언 : 음.... 이건 너무 작으니까 저기 숲에 있는 대나무 독수리 아저씨한테 잘라달라고 해서 써요.
아니면 이렇게 쌓아서 붙여서 해도 될 것 같은데..
시엘 : 나는 좋은 것 같아.
한참의 토론 끝에 가시가 없는 나무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견이 통일되었습니다.
팻말의 대략적인 위치와 크기, 재료를 정한 아이들은 팻말에 적을 문구를 고민하고 각자의 개성이 담긴 디자인을 마음껏 구상합니다.
아이들은 텃밭을 보고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을까요?
[팻말 디자인] 순서대로 이해신, 조유나, 양윤재, 김태언, 김이진, 김시엘
해신 : 전원채소텃밭
윤재 : 전원의 튼튼이파티, 전원튼튼이밭 (채소를 먹으면 튼튼해지니까)
유나 : 귀요미, 별 (귀엽고 예쁘니까)
태언 : 전원텃밭, 전원의 귀여운 구름 텃밭(구름은 항상 위에 있고 구름이 햇빛을 주니까)
이진 : 전원밭, 건강하게 먹자
시엘 : 냠냠밭
김시엘 <애호박 귀와 고추 머리띠를 한 블루베리 눈을 가진 토끼>, 이해신 <달팽이>, 김태언 <수박이와 수박>, 김시엘 <시엘이 새싹>, 조유나 <달팽이와 체리>, 김이진 <수박이>
시엘 : 애들이 다들 토끼을 좋아하니까 채소를 토끼 모양으로 그릴거예요.
해신 : 아까 달팽이를 봐서 달팽이도 그려주고 싶어요.
태언 : 표지판에 수박이를 그려주고 싶어요.
애기고양이 수박이도 있고 밭에는 채소 수박이도 있으니까요.
이진 : 나도 수박이 그리고 있는데.
해신 : 제가 종이접기한 걸 붙이고 싶어요.
교사 : 종이가 얇아서 약하지 않을까?
해신 : 뒤에 모양대로 박스 붙이면 되지 않을까요?
교사 : 비 오면 박스도 젖을텐데 그럼 어떻게 하지?
해신 : 젖으면 새로 접어서 붙이면 돼요.
태언 : 젖을 때마다 새로 만드는 건 너무 힘들어. 우리가 접은 걸 보고 그대로 나무에 그리면 되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디자인을 어떻게 팻말에 구현할 수 있을 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 봐야겠습니다.
첫댓글 확실히 큰형님반이라 서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가는 과정속의 생각과 말들에서 집단지성의 힘이 느껴지네요. 팻말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