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가도, 천천히 익어가는 인생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시작된 길은
로텐부르크와 딩켈스뷜을 지나
알프스가 바라보이는 퓌센까지 이어집니다.
화려한 궁전과 오래된 성벽,
세월을 견딘 붉은 지붕의 집들을 바라보며
사람도 도시처럼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젊은 날에는 남보다 빨리 도착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살아보니 얼마나 빨리 왔는가보다
어떤 모습으로 여기까지 왔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로텐부르크의 골목을 천천히 걷다가
작은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십니다.
서두른다고 빵이 빨리 익지 않듯
사람의 삶도 기다림 속에서 깊어집니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나고
따뜻한 사람은 따뜻한 사람을 만납니다.
오랜 세월이 사람을 낡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살아왔는지가
그 사람의 얼굴과 향기를 결정합니다.
딩켈스뷜의 고요한 성벽길에서는
남의 걸음보다 내 걸음을 바라봅니다.
나를 과소평가하지도, 과대평가하지도 않으며
지금껏 걸어온 나 자신을 다정하게 안아줍니다.
그리고 퓌센의 호수와 알프스를 마주하면 알게 됩니다.
인생에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도 있지만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미소 지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로맨틱 가도는 사랑을 찾아가는 길이 아니라
오랜 세월 잊고 살았던
나 자신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길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미소를 잃지 않고,
한 번 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며,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길이라면
인생의 남은 계절도 충분히 아름다울 테니까요.
첫댓글
여행은 많은 것을 가져가는 일이 아니라
마음속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낯선 길을 걸으며 걱정 하나를 비우고,
좋은 풍경과 따뜻한 미소만 가슴에 담아
돌아올 때는 한결 가벼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