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더운 날씨에 성당 지을 자리에 눈이 하얗게 내려
로마의 귀족인 조반니(요한) 부부는 평화롭고 원만한 가정을 이루었으나 아이가 없었다. 아이를 주시기를 하느님께 끊임없이 청했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이를 주시지 않으셨고 이들은 더 이상 아이를 갖기 어려운 나이가 되어 이제는 자신들의 막대한 재산을 성모님께 바치기로 하고 그 방법을 알려 주시기를 청했다. 그러던 어느 날 8월4일 밤 성모님께서 그 부부의 꿈에 나타나 “에스퀼리노 언덕에 나를 위한 성당을 세우라. 그 장소에는 눈이 하얗게 내려 있을 것이니 즉시 알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352년 8월5일 한여름 아침이 되어 부부는 서로 똑같은 꿈을 꾼 것을 알고 신기해하며 그 언덕으로 가보니 역시 성모님 말씀대로 에스퀼리노 언덕 꼭대기에 8월의 더운 날씨에 성당을 지을 자리에 눈이 하얗게 내려있었다. 이에 즉시 이들 부부는 교황님께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고 교황도 똑같은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리베리오 교황(352~366)은 사제들을 대동하고 현장에 달려갔다. 에스퀼리노 언덕에는 한여름 백설이 온천지를 하얗게 만들고 있었다. ‘거룩한 성모님의 순결’을 떠올린 리베리오 교황은 찬미를 드렸다.
이에 리베리오 교황은 360년경에 에스퀼리노 언덕 꼭대기에 대성당을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런 기적을 바탕으로 352년에 지어진 성당은 처음엔 교황 이름을 따서 ‘리베리오 성당’이라 불렸고 그 후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가 누웠던 그 말구유의 일부가 안치되었다고 해서 ‘말구유의 성모성당’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교황 식스토 3세는 천주의 모친을 기리기 위하여 이 성당을 개축하고 ‘산타 마리아 마죠레 대성당’ (Basilica of Santa Maria Maggiore)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는 8월에 내린 눈의 기적 때문에 한자로 ‘성모설지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매년 축일 미사때면 천장에서 하얀 장미꽃잎들을 떨어뜨리며 그날의 기적을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