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별
가로등 하나 없는 적막한 시골집
문득 느껴지는 소란스러움에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지
창문 열고 내다 본 하늘은 별들의 수다장
다섯 꼭지 별빛들이
깨진 얼음조각 가시되어
장대처럼 내리꽂고 있었어
맑고 찬 은빛 가시에 찔린 나는
숨이 막힐 것 같았지
얼마나 많은 죄 지었기에
한밤 중 몰래 내려와 내 가슴을
그토록 찔렀던 것일까
계절 따라 피고 지고 날리는 꽃잎처럼
많은 시간 흐른 지금
알게 모르게 지은 업 얼마나 될까
오로라처럼 신비로웠던 그 가시별에
다시금 찔려보고 싶다
상심의 거리에서
되돌아보는 내 시간의 묵시록.
busy
비지찌개를 끓였다
두부 만들고 남은 콩의 찌꺼기
거칠지만 고소하고 맛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말하지 마라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마지막까지 온몸으로 보시하고 있다
어린 자식들에게 다 먹이고
껍질만 남은 엄마의 젖가슴 같이
이것저것 다 받아내고 막아내며
종내 콩비지처럼 헌신하는 엄마의 busy
붐비던 한 생애가 지나갔다.
김양화
경기도 광명시 양지로 16. 103-904호
e-mail: kyhst@hanmail.net
시인, 수필가, 동화구연가, 독서지도사, NIE지도사, 시낭송가, 광명지역문화해설사, 은빛독서나눔이교사.
광명문인협회원, 예사랑여성문학회원, 문학동인 글마루회원, 미래시학작가회 사무국장,
하안도서관 빛누리독서회원, 민화연구반 대표
시집: 『사진관집 딸 』
수필집: 『마야 빠야 화야랑 살자 』
『시의 끈을 풀다 』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