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무들은 겨울눈조차 틔우지 않은 이른 봄, 바지런한 산수유나무는 노란 꽃으로 온 들판을 화사하게 장식한다. 잎이 나기도 전에 가지마다 작은 꽃이 20~30개씩 달리고 늦여름이면 빨간 열매가 맺힌다. 요즘 박달재휴양림 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아파트화단에도 산수유나무의 꽃이 지천이다. 산수유나무는 곧잘 생강나무와 혼동되기도 한다. 둘 다 잎이 돋기 전에 노란색 꽃이 피고 피는 시기가 비슷하지만, 서로 비교해보면 꽃이 피는 자리부터 다 다르기에 서로 비교해 보면 두 나무를 구별하지 못해 끙끙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숲에서 보는 노란색 꽃나무는 대부분 생강나무이다. 산수유나무는 인공적으로 심는 나무로 공원이나 정원에서 산수유나무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산이나 숲에서 저절로 자라는 산수유나무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생강나무는 생강과 같은 알싸한 꽃향기가 난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에 등장하는 노란색 동백나무는 생강나무를 이르는 동박나무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이에 비해 산수유나무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생강나무는 줄기가 깨끗한 반면, 산수유나무는 줄기가 벗겨져 거칠게 보인다. 이 두 나무의 꽃을 차로 우려 마셔보면 두 나무의 꽃에 따른 맛의 차이도 느껴진다. 꽃이 진 뒤 잎 모양을 보아도 두 나무의 모습은 다르다. 산수유나무 잎은 긴 세로줄 맥이 뚜렷하고 윤기가 나는 긴 타원형이지만, 생강나무 잎은 털이 약간 난 공룡 발바닥 모양이다. 꽃잎도 생강나무가 5장인데 산수유나무는 4장이다. 생강나무의 잎은 어느 산사에서 작설차로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잎으로 삼겹살 싸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그 맛을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오잉 또 옆길로 새고 있네. 시상에 어쩌면 좋을꼬........
산수유나무의 겨울눈은 왕관을 닮은 모습이다. 산수유나무의 줄기는 나무껍질은 벗겨지고 연한 갈색이다. 햇가지는 처음에 짧은 털이 있으나 떨어지며 색을 표현하라고 하면 참 애매하다. 산수유나무의 잎은 잎이 마주나며 알모양 또는 타원형으로 잎의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연녹색 또는 흰색을 띤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잎 뒤의 잎맥이 서로 만나는 곳에 털이 빽빽이 나있다. 잎자루는 길이 5-15mm이고 털이 있다. 노란색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3~4월에 가지 끝에 산형(傘形)꽃차례로 20~30송이씩 무리져 핀다. 꽃받침잎, 꽃잎, 수술은 4개이며, 암술은 1개이며 열매는 10월에 타원형의 장과로 붉게 익는다.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 매우 강한 듯 보인다. 열매에서 씨를 뺀 후 햇볕에 말린 것을 산수유라고 하며 한방에서 강장제, 수렴제, 해열제로 쓴다고 한다. 씨에는 독성이 있다하여 씨를 뺀 것을 약으로 쓰는데 이 씨 빼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씨 빼는 기계가 없는 이상 하나하나 손수 다 씨를 빼야한다. 예전에 산수유차 담는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며칠 팔이 아파 침을 맞으러 다닌 적도 있다. 그 생각을 하면 어깨너머로 배워온 씨 빼는 기술은 정말 신선노름일정도로 쉬워졌다. 산수유는 식은 땀을 자주 흘리거나 빈뇨시 열매를 술에 찐 뒤 달여 꿀에 버무려 매일 빈속에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우러나오는 차가 늘 인상적이다. 결국 내손으로 해마시는 차가 젤 맛이 있다고 자랑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
노란 꽃을 매달고 화단을 금빛물결로 출렁거리게 하는 산수유나무로부터 이미 봄은 내곁에 다가서있다. 아니 꽃망울 속에 피어나는 노란속살이 보일 때부터 봄은 이미 와있었는지도 모른다.(예전 충북생명의 숲소식지에 쓴글입니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에대해 궁금해하시는분들을 위해 올려봅니다)
첫댓글 제대로 배우고 가네요~~~~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아 그렇군요 끄덕끄덕 ~~
생깅나무잎에 싸먹는 삼겹살,,,어떤 맛일지 궁금해요~~~
자라 읽었습니다. 공부수준이였어요.ㅎㅎㅎ ^^*
멀리서 보면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어 있으면 구별하기가 어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