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갱년기에 운다
40대 이상 중년 남성 10명 가운데 9명이 평상시 각종 갱년기 증상을 느끼고 있으며, 3명중 한 명꼴인 28.4%는 실제로 남성갱년기 치료가 시급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부산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박남철 교수팀이 지난 7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부산대병원을 찾은 40대 이상 남성 57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밝혀졌다.
남성갱년기는 남성들이 30세를 넘기면서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해마다 1%씩 줄어들면서 성욕감소, 무기력감 상승, 근육량 및 근력 감소, 복부비만 등 각종 갱년기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골다공증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교수팀은 미국 세인트루이스 의과대학이 10개 항목으로 개발한 남성갱년기(ADAM) 질문지를 이용했다. 조사 결과 40대 이상 중년 남성들의 78.8%가 ‘성욕 감퇴’를 호소했고 ‘발기가 예전보다 덜 강하다’(82.8%)는 등 각종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9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갱년기 장애가 의심되는 남성 가운데 282명을 대상으로 혈중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한 결과 28.4%의 남성들이 350ng/dl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호르몬 보충요법 등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교수는 “남성갱년기는 인체내 모든 장기의 기능을 저하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지만 아직 국내에선 인식이 덜 돼 있다”며 “남성갱년기 증상이 있고, 검사를 통해 호르몬 감소가 확인된 경우라면 적극적인 호르몬 보충요법을 통해 중년 이후 삶의 질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