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이 8월 28일 한반도 서해상을 지나면서 남서부 지방 곳곳의 교회 철탑이 무너졌다. 바람에 날아간 철탑은 이웃을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했고, 사람 목숨까지 앗아 갔다.
▲ 태풍 볼라벤 영향으로 전국 곳곳의 철탑이 무너지는 사고가 속출했다. 제주에는 12m 높이의 철탑이 무너지면서 근처 전봇대를 덮쳐 사고 지점 주변 가구들이 정전되는 불편을 겪었다. (사진 출처 노컷뉴스)
사망 사고는 태풍 영향권에 들었던 광주에서 발생했다. 광주 ㅇ교회 종탑에 붙어 있는 벽돌이 강풍에 날아가 근처 가정집으로 떨어졌고, 집에 있던 89세 노인은 충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ㅇ교회 담임목사는 "종탑이 위험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종탑을 교회 건물과 일체형으로 지어 종탑만 철거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제주도에서는 12m 높이의 교회 철탑이 무너지면서 근처에 있던 전봇대를 덮쳤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지만, 사고 지점 주변 520가구가 40분간 정전되는 불편을 겪었다.
ㅇ교회 사고는 언론에서 주요 뉴스로 다뤘다. 특히 방송사들은 철탑이 무너지는 아찔한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 주었다. 뉴스를 확인한 누리꾼들은 "이제는 애꿎은 생명까지 빼앗느냐"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교회 철탑 붕괴 사례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잇따라 접수됐다. 트위터 아이디 22348*********는 청주 복대동 반월교회 철탑이 강풍에 쓰러진 모습을 올렸다. 이외에도 "우리 집 옆 교회 철탑 땅으로 꽂혔다"는 등의 내용으로 땅에 처박히거나, 표면 일부가 뜯겨 나간 철탑 사진들이 올라왔다.
▲ 양화진에 있는 서울시 지정 보호수도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가지가 꺾였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교회 철탑 무너지는 사고는 예전부터 지적하던 인재였다. 안양시의 경우는 지자체와 안양시기독교연합회가 협력해 올해 4월부터 사고 우려가 있는 교회 철탑 철거에 나섰다. 안양시기독교연합회는 3.5m 이하의 철탑으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을 교회에 지원했다. (관련 기사 : "십자가 철탑 보고 교회 오는 시대는 갔다") 또 일각에서는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 고딕 양식의 철탑 대신 아담한 팻말을 쓰자고 제안했다.
한편, 태풍은 선교사 묘역에도 상처를 남겼다. 양화진 선교사 묘원에 있는 서울시 지정 보호수는 바람을 이기지 못해 가지가 부러지는 수난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