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과 '심비'
성경에 쓰인 말 가운데 그 의미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 말들이 상당히 있는데 그 중에서 ‘의문’과 ‘심비’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의문’이 들어 있는 성경구절을 몇 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이제는 우리가 얽매었던 것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율법에서 벗어났으니 이러므로 우리가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의문의 묵은 것으로 아니할지니라’(롬7:6) ‘저가 또 우리로 새 언약의 일꾼 되기에 만족케 하셨으니 의문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영으로 함이니 의문은 죽이는 것이요 영은 살리는 갓임이니라’(고후3:6) ‘의문’은 이 밖에도 롬2:27,29 고후3:7 엡2:15 골2:14 등에도 나오고 있다.
이 의문은 한글과 한자를 혼용한 성경을 보면 한자로는 儀文으로 되어 있다. 이 말의 사전적 풀이는 ‘의식(儀式)의 표(標)를 이르는 말’(표준국어사전) ‘의식의 표장’(우리말큰사전)으로 알쏭달쏭하게 풀이가 되어 있다. 다만 성음사(省音社) 대한한사전에서는 ‘儀禮的 文章 (中)公用文’으로 다소 이해할 수 있게 풀이를 해 놓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 쓰인 ‘의문’을 이해하는 데는 역시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앞에서 예시한 성경 말씀 중 맨 처음 것을 성경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자면 ‘의문의 묵은 것’에 대하여 아가페 큰글성경 각주에서는 ‘의문은 율법을 가리키며 묵은 것이란 율법 아래서의 삶을 뜻함’으로 풀이해 놓고 있다. 또한 라이프성경 각주에서는 ‘의문’을 ‘낡은 법조문. 여기서 의문은 율법을 가리킨다’라고 했다. 또한 관주 톰슨성경에서는 ‘의문이란 율법의 조문으로 바울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모세의 율법을 가리킨다’라고 ‘의문’을 비교적 쉽게 풀이해 놓고 있다.
개역성경에서의 이 ‘의문(의 묵은 것으로)’을 요즈음 새로 번역한 성경들은 ‘낡은 법조문’(공동번역성서) ‘문자를 따르는 낡은 정신으로’(표준새번역 성경) ‘율법에 의한 낡은 방법’(현대인의 성경) ‘정해진 규칙’(현대어 성경) ‘율법조문’(개역개정판 성경)등으로 바꾸었다. 결국 성경에 쓰인 ‘의문’은 국어사전에서 밝힌 의미로 풀기보다는 직접 ‘율법’으로 바꾸어도 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성경에는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말인 ‘심비’가 한 군데 쓰이고 있다.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한 것이며 또 돌비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심비에 한 것이라’(고후3:3) 이 말은 한자로는 心碑로 표기되어 있는데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마음비석이란 의미가 된다. 이 말을 아가페 큰글성경 각주에서는 ‘사람의 마음’으로 풀이해 놓고 있으며 라이프성경 각주에서는 ‘심령 속’으로 풀이해 놓았다. 요즈음 새로 번역된 성경에서는 ‘마음속’(공동번역성서), ‘(사람의)마음’(표준새번역성경), ‘마음 판’(개역개정판 성경) 등으로 다시 번역해 놓고 있다. 우리말에 ‘마음에 새겨 둔다’라는 말을 연상하면 ‘심비’가 ‘마음 속’ 또는 ‘마음 판’으로 쉽게 이해가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