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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은 혈액이 우리 몸을 순환한 뒤 신장에서 걸러진 결과물이다.
신장에서 걸러진 혈액 속의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이 요로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소변은 우리 몸 상태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 하루 소변량은 얼마나 될까?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대략 1.6L 정도이다. 방광은 보통 500mL 정도의 소변을 담아두고 한번에 200〜400mL씩 배출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5, 6회 소변을 보는 것이 정상이다. 배뇨 횟수뿐만 아니라 소변량도 중요한데 하루 소변량이 500mL 미만이면 소변 감소증에 속한다. 심한 탈수증, 오줌길 막힘,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신부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대로 하루 소변량이 3L 이상이면 다뇨증이다. 과도한 수분 섭취, 당뇨병, 요붕증(멀건 소변이 다량 배출되며 갈증 동반)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의 양은 체내 수분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하루에 몸에서 빠져나가는 수분은 총 3.1ℓ정도이며 소변으로 1.5ℓ, 대변으로 0.1ℓ, 땀 0.5ℓ, 호흡으로 0.5ℓ정도 소실된다. 이밖에도 눈물, 체액, 침 등 느끼지 못하는 수분 배출이 0.5ℓ나 된다. 이중 우리는 식사를 통해 약 1.5ℓ의 수분을 섭취하고, 체내에서 0.2ℓ를 재흡수한다. 따라서 최소 1.4ℓ 정도의 부족한 수분은 의식적으로 마셔줘야 체내의 적정 수분량이 유지될 수 있다. 물론 운동이나, 더위에 많이 노출되었을 경우,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 수분 소실량이 많아지면, 수분 보충량도 따라서 증가시켜야 균형이 유지된다.
● 소변의 색깔
정상적인 소변 색깔은 무색부터 진한 황갈색까지 다양하다.
소변 농도에 따라 ‘유로크롬’이라는 노란색 색소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탈수증으로 소변의 절대량이 적어지면 유로크롬의 농도가 높아져 소변 색깔이 진해진다.
수분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들을 하는데, 심한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나거나 구토 및 설사로 몸의 수분이 부족하거나 물 섭취를 적게 하면 소변이 농축돼 짙은 노란색을 띤다.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신장에서 수분의 재흡수가 많아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어 소변이 진하게 보이는 것이다. 간・담도 질환으로 황달이 심한 경우도 담즙이 소변으로 배설돼 진한 노란색(황갈색)을 띤다.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복용해도 소변이 노랗게 될 수 있다.
빨간 적색뇨가 나오면 일단 혈뇨를 의심해봐야 한다.
혈뇨는 콩팥에서 소변이 만들어져 요관, 방광, 요도를 거쳐 배설되는 과정 어딘가에서 피가 새어나오는 것으로서, 그 원인 질환은 방광염, 사구체신염, 요관결석, 신장암 등 수십종에 이른다. 소변색이 선홍색에 가까울 경우는 방광이나 요도 등의 문제일 가능성이 많고, 소변색이 적갈색이나 커피색과 비슷한 경우는 콩팥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소변 색깔이 빨갛다고 무조건 놀랄 일은 아니다. 혈뇨의 많고 적음이 원인 질환의 심각성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기를 심하게 앓고 난 뒤에, 심한 운동을 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적색뇨가 나오면 일단 정도에 관계없이 뇨검사 등을 통해 원인 질환을 파악하는 것이 좋으며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도록 한다.
적색뇨는 몇몇 약물이나 식품을 먹었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
결핵 치료제인 리팜핀을 복용한 뒤, 또는 '비트'라는 야채를 먹은 뒤에도 소변이 분홍색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비타민이나 진통제를 복용한 뒤에는 종종 청록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 소변이 탁하다!
정상적인 소변은 맑고 투명하다. 고기나 야채 등 인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소변이 일시적으로 혼탁해질 수 있지만 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통풍을 유발하는 요산이 많이 함유된 경우에도 소변색이 탁해질 수 있다.
또한 요로감염증 등 세균에 감염된 경우에도 소변이 뿌옇게 변할 수 있다.
신우신염과 방광염이 대표적이다. 신우신염일 경우 고열과 함께 옆구리가 아프며 급박뇨, 빈뇨, 배뇨통, 잔뇨감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방광염의 경우에는 고열이나 옆구리 통증등의 증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요로 감염이 의심될 경우는 즉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 거품뇨
정상인의 소변은 거품이 생기더라도 양이 많지 않다. 소량의 거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마치 비누를 풀어놓은 듯 거품이 많은 소변이 지속한다면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즉각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백뇨는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신호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도 심한 운동을 했거나, 고열이 지속됐거나, 탈수가 됐거나, 등심이나 삼겹살 등 육류를 많이 섭취한 경우 일시적으로 거품 소변이 나올 수 있다.
● 소변의 냄새
소변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만약 소변에서 코를 톡 쏘는 썩은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대장균 등에 의한 요로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세균에는 소변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만드는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케톤증후군일 경우에는 소변에서 은은한 과일향기가 나고, 흔하진 않지만 소아의 선천성 대사이상 증상의 하나인 페닐케톤뇨증은 쥐오줌 냄새가, 단풍밀뇨증은 이름 그대로 단풍냄새가 난다. 그리고 장과 방광 사이에 누공이 생기면 소변에서 역한 냄새가 날 수 있으며, 파슬리, 아스파라거스 등을 먹은 뒤에는 매운 냄새가 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