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2년 1월1일,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운영을 담은 2012년 신년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자신의 뜻을 밝혔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힘차게 비상하는 용의 해를 맞아 희망이 샘솟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해외동포와 북한동포 여러분께도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새해 첫날 아침을 국립현충원 참배로 시작합니다.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애국선열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며 우리 국무위원 모두 함께 새로운 결의를 다집니다.
작년 한해 물가, 일자리 문제로 참으로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진심으로 위로를 드립니다.
올 한해도 세계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한반도 정세도 유동적입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뜻에서 올해 사자성어는 세종대왕께서 인용하신 임사이구(臨事而懼)로 삼고자 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큰일에 임하여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뜻입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면 언제나 지혜와 힘을 모았듯이 올해도 다시 한 번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나라를 굳건히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 출처:SBS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임진년 화두로 “臨事而懼 (임사이구)”를 내놓았습니다. 이 말은 세종실록에 나온 말입니다.
해석:“옛 사람들은 큰 일을 당하게 되면, 반드시 일에 임하는데 있어 두려움과 같은 엄중한 마음을 지니고 동시에 지모(지혜)를 내어 일을 성사시키라 하였다. 일에 임하는데 두려움을 갖는다는 것은 일을 함에 있어 두려움이 없을 수가 없다는 것을 말함이요, 지모를 내어 성사시킨다는 것은 두려워 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함이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인기를 얻었던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 세종의 저 말이 마치 한글 창제를 두고 어려움을 겪었던 그의 삶을 대변하는 명언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한다고 해서 국민에게 먹혀들어갈까요?
우선 '나라가 어려울 때면 언제나 지혜와 힘을 모았듯이 올해도 다시 한 번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라는 대목을 보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어려운 이유가 국민 때문일까요?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일까요?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나라를 굳건히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라고 말을 하면서 2012년 국정 키워드로 물가와 일자리를 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의 신뢰를 찾기 위해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보겠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2003년 3.5%, 2004년 3.6%, 2005년 2.8%, 2006년 2.2%, 2007년 2.5%로 5년 동안 평균 2.9%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서는 2008년 4.7%, 2009년 2.8%, 2010년 2.9%로 3년 동안 평균 3.5%를 기록했습니다.
심각한 것은 2011년 들어 물가상승률이 2011년 1월 이후 4월까지 넉 달 연속 4%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난 1월엔 식품물가 상승률이 11.6%에 달해 OECD 회원국(평균 식품물가 상승률 2.6%)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어느 정도 물가상승률의 변동폭은 있을 수 있지만, 경제대통령을 외쳤던 사람이, 경제를 파탄시켰다고 조중동이 입을 모아 외쳤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보다 어떻게 더 최악일 수 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화두는 매년 자신의 치적을 강조하기 바빴습니다. 또한, 마치 그가 신년화두를 통해 했던 말을 지켰다고 청와대는 말하고 있습니다.
임기 첫해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화두는 '時和年豊 (시화연풍)' 이었습니다.'화평한 시대를 열고 해마다 풍년이 들도록 함'이라는 뜻이었지만 그때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2.9%였고 금융위기로 대한민국은 엄청난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화평과 풍년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매년 반복되었습니다. 一勞永逸 (일로영일) '지금의 노고를 통해 이후 오랫동안 안락을 누림'이라고 말하며, G20 정상회의 개최로 수십조 원의 효과를 본다고 홍보했지만, 도대체 그때 벌었던 돈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지금 대한민국의 가계부채가 1000조가 넘습니다. 도대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경제 성장과 풍요로운 국민의 삶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2012년 첫날부터 그렇게 기분 좋은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글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새해 첫날 너무나 기쁜 일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3개월 전부터 나왔던 퇴임시계의 저 지겨운 날짜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즉 2012년 올해만 버티면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법정이든 망명길이든 어디로든 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臨事而懼 (임사이구)”의 뜻을 다르게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독재자와 폭군이 나라를 망치면 언제나 국민이 지혜와 힘을 모아 그들을 몰아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망친 주범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합시다. 조금만 참으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2012년은 국민이 승리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기틀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