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봉사 단체에서 구세군 자선냄비를 들고 대형마트나
길거리에서 기부할 사람을 기다린다.
마치 시즌을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매년 같은 풍경을 만든다.
기부는 누가 해야 할까?
큰 사업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번 사람?
아니면 몇 개의 사업을 하면서 돈 좀 벌려고 준비하는 사람이
나중에 벌어들일 것을 생각하고 미리?
기부나 좋은 일은
신발 가게 주인도 피자 가게 주인도 옷 가게 주인도 화장품 가게 주인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다못해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사람도
할 수 있다. 만 원을 번 것에서 십분의 일을 못 한다고 할 수 없다.
어쩌다가 5천 원, 만 원을 불우이웃 돕기에 내는 일은 나도 했다.
그러나 그 한 번이 계속해야 하는 일로 둔갑해서 강제로 뜯어야 한다면
이 나라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그들은 가게가 작아서 기부금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사업을 하려고 돈을 마련하려 동분서주 하는 사람은
돈이 있어서 끌려다니며 자선냄비에 넣어야 한다고 했을까.
말에 어폐가 있고 모순적인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기부를 해야 할 사람들이다. 그동안 가게를 하면서 이익을 남기고
마진을 남긴 사람들이야말로 사회에서 돈을 번 사람들이기에
마땅히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