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같은 사람과 멀리하라. 그대가 장수하고 싶으면 말이다. 이 말은 어느 철학자의 말도 엄청난 학식을 지닌 대학자의 말도 아닌 올해 115세로 세계 최고령자인 마리아 브리냐스 모레라 할머니의 조언이다. 지금까지 장수한 사람들은 대부분 소식하라, 꾸준히 움직여라, 낙천적으로 생각하라 등의 말을 남겼다면 마리아 할머니는 상당히 직선적인 표현으로 인간이 살아갈 때 조심해야 할 인간상을 지적했다. 독과 같은 사람이란 상대방에게 심한 악을 끼치는 부류의 인간들을 통칭해서 한 말이라고 판단이 된다. 아마도 이 할머니는 독과 같은 인간들로 인해 여러 피해를 보았거나 주변에 그런 인간들로 하여금 피해를 본 사람을 알기에 한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그 누군가에게 독같은 인간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이 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면서 득이 되는 사람이 되지 못할 망정 독이 되는 사람으로 평가받아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15세 할머니는 편안한 마음을 장수 비결로 꼽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스트레스를 주는 '나쁜 사람' 즉 독같은 사람을 멀리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말한다. 인간의 스트레스 가운데 무엇보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심하다. 거짓말을 예사로 하고 인화를 해치며 금전 관계, 성격에 문제가 많다면 그는 ‘독’과 같은 사람이다. 멀리 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고 마음의 안정, 육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할머니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은 자꾸 생각에 빠져드는 버릇이 있다면서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하면 삶의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나간 것은 그냥 흘려 보내버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지나간 것에 억매이면 앞날을 바라 볼 수가 없어지고 그러면 자연히 과거에 묶여 현재와 미래를 상실해 버리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고 강조한다.
최고령 할머니는 또 걱정, 근심을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할머니의 115년 동안의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생각이다. 걱정한다고 일이 해결되면 이 세상에 정말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말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할머니는 이미 멀리 떠난 기차를 보면서 ”멈추라“고 달려가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를 깨끗이 잊고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장수인들의 대부분은 걱정, 근심이 적은 낙천적 성격을 갖고 있다.
기네스 공인 세계 최고령자(115세) 마리아 브리냐스 모레라. [사진= 모레라 SNS]
현재 기네스 공인 세계 최고령자인 마리아 브리냐스 모레라 할머니는 1907년 3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스페인 카탈루냐의 한 요양원에서 22년째 지내고 있다. 그는 40년 전 사별한 남편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뒀다. 막내딸이 78세다. 손자는 11명, 증손자는 13명이다. 종전 최고령이었던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가 지난 1월 17일 118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마리아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 타이틀을 이어 받았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따르면 역대 세계 최장수 기록은 1875년 2월에 태어나 1997년 122세로 사망한 프랑스인 잔 루이즈 칼망이다.
115세 마리아 할머니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루 7~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 세끼 식사시간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몸을 자주 움직이는 등 신체활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 편하다고 누워만 있으면 병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식사도 영양을 생각해 섭취한다. 달걀, 콩 등 단백질 음식 섭취를 빠뜨리지 않아 115세 나이에도 상당한 근력을 유지하고 있다. 몸 움직임을 계속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니 근육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 할머니는 요양원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혼자 있는 것만큼 심신을 괴롭히는 것은 없다. 혼자 있게 되면 자연히 잡념이 많이 생기고 게을러지게 마련이다. 손녀가 자주 놀러와 말벗도 되고 할머니의 일상을 SNS에 올려주고 있다. 가족들과 친구와의 따뜻한 교류가 할머니의 정신적 안정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리아 할머니가 더욱 편안하고 건강하게 여생을 보내시기를 기원해 본다.
2023년 2월 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