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프르의 커피-(최금녀)
GNP는 어쨌거나 바나나 포식하고
물보다 질 좋은 커피 마시며
야자수 그늘에서
하루 8번,감사 기도나 바치며
행복이 뭐 별건가?
행복을 나눌 사람 없을 때
공기 무료,물 무료인 그곳에
방 한칸 구해
열잔 스므 잔 커피를 마시며
바나나 잎에 쏟아지는 빗방울 수나 세어볼까
행복이 뭐 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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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회 '최금녀'시인의 6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1-'큐피드의 독화살',
2-'저 분홍빛 손들'
3-'내 몸에 집을 짓는다'
4-'가 본적 없는 길에 서서'
5-'들꽃은 홀로 피어라'에 이어
6-길위에 시간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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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받아들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외출복도 갈아입지 않은채 단숨에 읽어벼렸다.
이번엔....?
궁긍증믈 참지 못하는 급한 성격이 어디 가랴?
'시'를 단숨에 읽는 다는게
'작가'와 '시'에 대한 예의가 아님을 왜 모를까 만...
일찍이 5권의 시집을 읽은 터라
이번엔 또 어떤 분위기의 시일까가 못내 긍금해서다.
전작 5권은 '디지털 풍'이라 한다면,
여섯번째,-길위에 사간을 몯다-는
'아날로그 풍'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진화"해 가는
이 시대를 역행했다고 하는게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숨에 읽고 난 소감? 느낌이 그렇다.
때로는 난해하고,때로는 각이 진것 같던 '전작'에 비해
'신작'은 '전편(全篇)' 모두 부드러운면서도
터프한 그녀 답게 코믹?하기까지 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
-시인의 말-
여기 시편(詩篇)들은 문득 문득 길을 떠나
지구촌을 둘러보면서 한 점씩 사 모은 기념품이다.
발길이 닿은 곳곳의 풍정이 애틋하게 배어 있다.
그동안 혼자 만져보고 쓰다듬다 시집으로 엮어내면서
마음이 놓이지 않아
'조선일보','이철원'기자의 '일러스트'로 간을 맞추었다.
모래바람 부는 사막지대에서
숨이 차오르는 산등성이에서
풍랑 잘 날 없는 바닷가에서,
삶은,신이 내린 은사(恩賜)이려니
영과 육으로 사르어 올리는
지구촌 사람들의 간절한 몸짓,
때로는 정겨웠고
때로는 하염없었다
다시 길 떠나는 꿈을 꾼다.
(2012년 8월,'연희동'에서 '최금녀)
-스위트 캘리포니아-
트랙터 위의 남자가
클러치를 당기고 풀 때마다
우박처럼 우두둑 쏟아지는 사과들
여자의 둔부 같은 사과나무 아래둥치에
겸자 닮은 기계를 대고
헬로-헬로-록 음악에 몸을 흔들며
당기고 풀며 당기고 풀며
사과를 따는 흰장갑의 남자
꺾일듯 무거웠던 사과나무들
만삭의 몸을 풀고
일열 종대로,횡대로
단잠에 빠지는,
내 청춘의 꿈 같은 사과향기
달콤하게 바람 결에 깔리는
캘리포니아 사과 농장
헬로-헬로-록 음악에 맞추어
클러치를 당기고 푸는
저 풋사과같은 흰 장갑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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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뒷걸음...?
시들어 가는 동갑내들과는 정 반대로
나날이 화려찬란해 지고,
활기차게 분주다사한 삶을 살고 있는.
그녀의 삶 또한 역행 중...?
나이가 믿기지 않게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강열한 시심.
노년을 청춘으로 열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Hope..
시인 '최금녀' ...Go.....Go....!!!
첫댓글 선배님이 잠적을?? 무슨 음악 속으로요??
오랫만의 선배님 글 읽으니 방가워요, 곧 뵈어야 할텐데, 제 건강이 시원치 못해서....
앗 영희 선배님 오랫만이네요!
시집을 단숨에 읽는다는게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저는 시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지만 언제 그 단숨에 읽히는 시집이 어떤건지 저도
보겠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선배님이십니다.
프린세스선배님 말씀데로
대게는 모든것을 접는 시기에
끝없는 시상이 분수처럼 솟아나시는 듯~
행복하신 선배님이십니다. 화이팅입니다^^